죽음본능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석>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죽음본능>에서도 열광 할 수밖에 없다. 제드 러벤펠드는 <살인의 해석>으로 독자들 뿐만 아니라 언론까지도 그의 작품 속에 베여 있는 놀라운 흡입력에 대하여 열렬한 찬사를 받았다. 그 놀라운 흡입력에 다시 빠져들 수 있는 기회가 <죽음본능>을 통하여 다시 제공되었다. 만약 당신이 <살인의 해석>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여도 상관없다. 전작에 등장한 스트래섬 영거와 제임스 리틀모어 형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살인의 해석>으로부터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이번 작품에서는 새로운 사건을 만나기 때문이다. 단지 <살인의 해석>에서는 누군가를 제거함으로써 자신이 원했던 것을 살인을 통해 획득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번 <죽음본능>에서는 많은 이의 죽음을 통해 죽음의 본능에 대하여 말하고자 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제드 러벤펠드의 전작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그렇고 제목들이 자극적이다. 책을 읽기 전에 제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제목은 책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본능>, 죽음이 본능이 될 수 있을까? 사람마다 의견을 달리하겠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죽음은 본능이 될 수 없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도 그것은 본능이 아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 시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의지의 문제일 뿐이다. 어느 누구도 지금 당장 죽음을 맞이하길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책은 본능적으로 죽어야 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죽어야만 하는 상황은 아주 극한 상황이 아니면 아닐 것이다. 예를 들면, 자연재해 라든지 테러 혹은 전쟁과 같은.

이쯤 되면 누구라도 눈치 챘을지도 모른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책은 정신분석학의 대가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마지막으로 완성시킨 학설 '죽음본능'을 바탕으로 월 가 폭탄 테러 사건과 그에 얽힌 정치적. 과학적 수수께끼를 파헤치는 추리소설이다.

1920년 9월 16일 낮 12시, 마차에 실려 있던 폭탄 하나가 월 가를 초토화시킨다. 많은 사람이 죽고 많은 사람이 다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중심인물은 전작에서도 등장한 재미있고 유쾌한 매력을 지닌 스트래섬 영거 박사와 반듯하고 꼼꼼한 리틀모어 형사와 마리 퀴리 부인의 여 제자 콜레트 루소이다. 이 들은 폭발사건과 관련하여 사건을 조사해가던 도중 주위에서 미스터리한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고 뒤에 숨은 배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세 사람은 어는 덧 진실을 향해 모험을 하기 시작했고 이 모험이 매우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다.

다소 심플한 구성 같지만, 이 책에서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가장 먼저 프로이트나 퀴리 부인과 같은 실존 인물들을 책 속에 등장시킴으로써 단순히 재미의 소설, 그 이상으로 전쟁으로 인한 죽음에 대한 본능적인 부분을 깊숙이 파고 들었다. 뿐만 아니라 과학의 발전에만 늘 관심을 두고 있는 우리에게 중심 사건으로 방사능을 맞춰 두어 과학의 발전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고 그 위험성에 대해서 숙지시킨다.

다음으로 콜레트와 영거의 러브라인도 빼놓을 수 없다. 콜레트는 순수하고 아름답지만 전쟁으로 부모를 잃게 되는 상처를 안고 있는 여성이다. 그녀의 주위에는 믿기 힘든 사건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그녀는 매번 사건들에 위협을 받는다. 영거는 그녀의 순수함에 반하여 그녀가 위협을 받을 때 마다 그녀를 구해주고, 언어장애를 앓고 있는 콜레트의 동생 치료에 적극적으로 도와주면서 막 사랑을 시작하려고 준비하는 연인의 모습을 하는 것이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바탕으로 사실과 허구를 가미하여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죽음본능>은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긴장감 뿐만 아니라 스펙타클하게 이루어지는 상황들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에 한참을 흡입되어져 읽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드문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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