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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송 이즈 유 The Song is You
아서 필립스 지음, 김선형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The song is you> 라는 책을 받았을 때 어쩜 이렇게 제목을 잘 지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지나가는 길에서 듣는 음악, 내 이어폰을 타고 흐르는 음악, 채널을 돌리다가 접하게 되는 음악, 그 모든 음악에서는 나를 담고 있고 또 우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즐거운 자리에서 혹은 이별을 경험한 후 노래를 듣는 것으로 눈물을 흘리고 용기를 얻으며 상처를 치료한다.
세상은 점점 고독해지고 매일 수백 곡의 노래가 쏟아진다.
그 중 내 가슴을 울리는 몇 곡은 아이팟으로 저장되어 이어폰을 타고 흘러 나를 '구원'한다.
대중가요일 뿐인 음악이 ‘구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일상을 가득 침범한 고통과 방황에 크나큰 위로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 어느 누구에게서도 받지 못한 유일한 안식처가 내 이야기를 담고 있는 대중가요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생각보다 두꺼운 두께에 놀랐고 다음으로 저자인 아서 필립스의 이력에 놀랐다.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역배우로 재즈음악가로 연설문 대필가로 또 그 밖에도 실패한 사업가와 퀴즈쇼 우승자라는 다채로운 경험이 있는 화려한 경력의 작가라는 점이었다.
내가 몰랐던 아서 필립스의 책이 많다는 것과 그 책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내가 <The song is you>에 거는 기대도 상당히 높아지기 시작했다.
대중음악을 통하여 소통하고 사랑하고 삶을 찾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The song is you>는 섬세한 문체와 꼼꼼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책이었다.
주인공인 줄리언 도나휴는 잘나가는 광고 감독이지만 아들을 잃고 아내와 이혼을 하는 아픔을 겪고 매일 아이팟을 듣는 것으로 위로 받는 현대인 중 하나이다.
아이팟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은 단순한 음악이 아닌 그의 일부가 될 수 도 있고 전부가 될 수 도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가 즐겨듣는 음악은 빌리 할러데이지만 그 밖에도 많은 음악을 즐기는 것처럼.
우연히 들르게 된 클럽에서 케이트 오드와이어라는 보컬의 노래를 줄리언이 듣게 된다.
줄리언은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뿐만 아니라 노래에 빠져들어 그녀의 팬이 되어가 간간히 쪽지를 보내게 되고 케이트는 그런 그에게 빠지게 된다.
사실 <The song is you>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쉬운 책이 아니었다.
많이 무거워 보이지 않았던 주제는 책을 파고들수록 물에 젖은 솜마냥 무거워 졌다.
작가 아서 필립스의 섬세함과 꼼꼼한 산문형식의 글이 이 이야기들을 조금은 어둡고 무겁게 만들었다.
또 <The song is you>에는 줄리언도 등장하지만 한국 전쟁에 참여했던 그의 아버지도 등장한다.
두 사람 모두 빌리 할리데이를 좋아하는데다가 비슷하게 느껴지는 삶의 이야기로 인해 그와 그의 아버지에 대한 구분이 어려웠다.
(이러한 구도는 작가의 의도된 장치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마치 불편한 옷을 입는 듯 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함을 살짝만 비켜본다면 이 책은 나에게 고도의 집중력과 책을 완독하기 전까지는 손 떼기 힘들게 만든다.
단절되고 고립된 생활의 나날과 치밀한 주인공들의 내면심리를 다루기 위해서는 필수요건으로 작용한 작가의 문체와 글 흐름은 작가로써 역량을 보여주는 한편 이야기를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각박한 삶 속에서 상처 받는 현대인의 심리와 그 모습에 대한 묘사는 이 보다 더 꼼꼼하게 만들어 질 수 없다고 생각될 정도 이었으니 말이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숨 한번 크게 들이 쉬고 심리묘사나 상황묘사 등등을 이해한다면, 작가 아서 필립스가 세세하면서도 놓치기 어렵게 신경 써서 이 글을 써내려갔다는 느낌이 가득 베어 나오는 글이 아닌가 한다.
<The song is you>는 각박한 현대인의 삶을 대중음악으로써 치유 또, 작가 아서 필립스의 역량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