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
엘모어 레너드 지음, 최필원 옮김 / 그책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엘모어 레너드는 범죄소설의 대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범죄소설계의 으뜸인데다가 알 만한 사람은 아는 펄프 픽션의 제왕이라고 한다.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집필하고 또 역사소설, 탐정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이지만, 사실대로 이실직고하자면 나는 그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접해보게 되었다.
44편의 장편소설과 많은 단편을 썼으며 또 그중의 많은 수의 작품들이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졌을 만큼 대단한 작가인 '레너드'의 세계 속에 빠져든다는 것은 나에게 설렘을 안겨주었다.
내가 읽고자 하는 '표적' 또한 1998년 스티븐 소더브그 감독이 영화화해서 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조지 클루니의 표적'의 원작이라고 하니 이만하면 이 책이 재미있을 거라고 확실하게 믿고 펼쳐 봐도 좋다고 생각하였다.
 
교도소가 첫 장면이 되어서 <표적>은 시작한다.
한 여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은행을 털다 걸려 교도소로 잡혀 들어온 잭 폴리는 30년형이라는 어마어마한 선고를 받게 되었다.
이에 늘 그러했듯이 탈옥을 준비하였지만 그의 탈옥은 설공을 코앞에 두고 연방보안관인 캐런 시스코와 맞딱드리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캐런과 함께 도망친 폴리는 비좁은 트렁크 속에서 그녀가 매우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폴리만 그녀에게 반한 것이라 아니라 캐런 또한 그가 매우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강렬히 끌리지만 서로의 신분이 쫓는 자와 쫓기는 자라는데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범죄소설은 잘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혹 재미가 없으면 어쩌나 하고 많이 걱정을 했었다.
아무리 엘모어 레너드의 작품이 재미있다고 할지라도 나에게 마지않는다면 더 이상 내게 재미있는 작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죄소설이 어둡고 사악하고 또 잔인하다는 내 편견을 깨부수듯이 표적에서는 어둡기보다는 유쾌함이 묻어났고 잔인하기 보다는 숨 가쁨이 묻어나왔다.
일반 여타 소설보다 더 유쾌하고 재치 넘치는 소설이었던 <표적>을 읽으면서 내가 범죄소설을 읽고 있는 건 맞는지 자꾸만 확인했어야했다.
 
폴리의 영민한 캐릭터와 캐런의 깐깐하고 도도한 캐릭터 또 그 밖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이 책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특히 폴리의 범죄에 관한 아이디어라든지 생각들은 톡톡 튀고 기발하기 까지 하여서 그가 '천재' 범죄자란 무엇이라고 확실하게 정의 내려주는 듯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내용들은 한순간이라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반전도 반전이겠지만, 배신 또한 난무하고 있는 <표적>을 읽어 내려가면서 내가 마치 레너드의 표적이 되어 이 책속에 그대로 흡수되어지는 듯 했다.
 
어떻게 보면 그의 이야기세계는 지극히 단순하지만 인물들이 주는 화려함과 흥미로움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다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였는데 레너드의 팬들은 그의 광신도(?) 처럼 그를 사랑한다는 점이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를 사랑하는 건 누구라도 같지만 레너드의 팬들은 광적일 정도로 사랑하는 모습에 입이 딱 벌어졌다.
차츰, 나도 그들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말이다.
 
이 책을 펼쳐드는 순간 나 역시 레너드의 표적 속에 들어가 쫓고 쫓기는 놀이를 신명나게 하고 있었던 것 만 같다.
범죄소설이라는 장르에 국한되어 고정이미지를 고수하기 보다는 단순한 이야기와 블랙코미디로 버무린 <표적>은 더 없이 재미있는 책이었다.
가벼운 범죄소설같이 보이지만 독특한 그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팬들은 그렇게도 그를 사랑했고, 나는 쫓기듯이 이 책을 읽었으리라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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