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한풀 꺾이고 있는 지금도 가장 재미있는 책은 단연 미스터리 책이다. 미스터리가 정점을 찍는 계절이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사계절 내내 재미있는 게 미스터리 소설이기 때문에 늘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어쨌든 '영 어덜트를 위한 미스터리 야! 시리즈 제 9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살펴본 책들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미스터리 책이라서 모든 책이 흥미로워 보였다. 어느 것 하나 빼놓지 않고 읽어보자고 마음먹으면서 가장 먼저 택한 책은 <왕국은 별하늘 아래>이었다. 호쿠도 학원의 7대 불가사의에 대하여 밝히는 중학생 세 명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어쩐지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미스터리 책에서 동심의 기분을 느낄 것 같다는 것이 아이러니 할지 몰라도 초등학교 어디에서나 있었던 책 읽는 동상이라든지 달리는 동상의 비밀이 떠올라 친근하게 느껴져 이 책으로 손을 뻗게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앞서 순수한 마음으로 옛날을 생각하며 책을 선택한 것과 달리 호쿠토 학원이 품고 있는 비밀은 권력이 얽혀있는 다소 복잡한 문제였다. (만약 내가 생각하는 그런 미스터리였다면 허무했을지도^^;) 호쿠토 중학교 2학년 C반에 다니는 아키와 하루, 다츠는 호쿠토 토박이가 아니라서 학교에서 토박이들만이 알고 있는 무언의 비밀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배신감을 느끼게 된 세 명의 아이들은 호쿠토 학원의 소문들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것을 정리해본 결과 단순한 전설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호쿠토 학원의 7가지 비밀을 풀기 위해 학교 내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후와 여사에게 이야기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녀는 단칼에 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 큰 이상함을 느끼고 직접 비밀을 풀기로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중학생이라는 어린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비밀을 풀기위하여 길을 나서는 모습이나 세 명의 성격에서 <해리포터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였다. 예전에 해리포터가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그들이 어른들의 도움 없이 직접 비밀을 해결하는 모습에서 흥분과 도전정신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을 읽었다. 마찬가지로 <왕국은 별하는 아래>에서도 아키와 하루, 다츠는 호쿠토 학원에서 달리 도움 없이 세 사람의 힘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인물설정에도 비슷한 점이 발견되어졌다. <왕국은 별하는 아래>에서는 아키가 행동파인데 반하여 하루는 신중파로써 철저하게 자료를 조사한다. 이 둘 사이의 중재자 역할은 다모츠가 맡아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는 해리가 행동파이고 헤르미온느가 신중파가 된다. 중재자 역할은 론이 되기도 하고 해리가 되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점만 어디까지나 비슷할 뿐이지 세부 설정은 다르다는 점에서 두 작품은 엄연히 다르다. 이 책에서 숨기고 있는 미스터리들은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이보다 조금 더 아쉬웠던 점은 처음에 이들이 호쿠토 학원의 7대 비밀을 찾겠다고 나선 것과 달리 7대 비밀을 풀어나가는 것이 주된 내용이 아니라 학교의 권력과 뇌물 비서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풀면서 함께 7대 비밀이 풀려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즉, 7대 비밀을 풀어나가는 것이 뒤로 밀려나는 느낌을 받게 되어서 다소 아쉽기도 했다. 원래 이들이 떠났던 이유처럼 단순히 호쿠토 학원의 비밀을 풀어나가는데서 더 큰 미스터리와 난관을 만났더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왕국은 별하는 아래> 에서는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세 아이의 모습 외에도 우정과 또 학교를 지켜나가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속에서 과거를 추억하기도 하면서 내가 학교를 자부심 가지고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하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너무 무겁지도 않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미스터리 책이라서 가볍게 읽고 싶은 날 읽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끝내 총장과 J 그리고 독일여성에 대한 셋의 관계라든지 학교 비밀에 대한 더욱 정확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더 찾아나가는 숙제를 받아나가는 모습으로 끝나지만, 영원히 아키와 하루 다모츠는 비밀을 풀어나가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완벽한 종결인 듯 아닌 듯 하는 이야기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생각할 거리와 아쉬움을 남겨주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