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구 - 그때 우릴 미치게 했던 야구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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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울 열자에 공 구자를 쓴 열구(熱球).
열정을 다하여 던진 야구공 혹은 모든 내 나안의 열기를 담은 야구공이라는 뜻으로 해석해보았다.



<열구_그때 우릴 미치게 했던 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올해 우연히 처음 방문한 야구장에서 처음 야구를 접하면서 야구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나는 야구라면 재미없는 스포츠라고 생각해버렸지만,

야구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 없이 처음 간 야구장에서 나는 난생처음으로 ‘야구가 이렇게 재미있구나.’를 배워왔었다.
목이 터져라 선수들을 향해 응원을 해보았고 응원했던 팀이 비록 상대팀에게 패배했을 때에도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뛰어주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느꼈다.
한번 재미를 붙이고 나니 더 빠져버려서 틈나는 대로 야구장에 가서 야구를 즐겨보는 마니아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게 된 야구에 관한 장편소설이라니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인공 요지는 스오 출신으로 도쿄에서 회사를 다니는 장남이자 한 집안의 가장이었다.
그의 아내 가즈미는 일명 '현대여성' 으로 결혼을 하였지만 계속 일을 하길 희망했고 또 사회에서 일을 하다보니 결혼 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성씨를 쓰길 원하는

아는것이 많은 여자였다.
요지 부부 사이에는 미나코라는 똑 부러지는 초등학교 5학년의 여자아이가 있었다.
요지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되면서 그는 도쿄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스오로 내려오게 되었고 가즈미는 보스턴으로 좋은 유학기회가 있어서 떠나는 바람에

부녀 둘 밖에 스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고향 스오로 돌아와 혼자 남은 아버지를 모실지 도쿄로 다시 돌아가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할 지 아무것도 결정 못하고 방황하던 요지는 슈코에서 함께 야구를 했던

가게야마를 만나게 되었다.


가게야마, 진구, 교코 그리고 요지.
스오에 남은 슈코출신 야구 동기들임에도 불구하고 요지는 20년 전 쓰라린 기억으로 선뜻 교코에게 마음을 열수 없었다.
그즈음 미나코는 도쿄에서 왔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으나 미나코의 '자존심' 문제로 해결하지 못하고 학부모 참관회의에 참석한

요지는 미나코가 어떤 식으로 괴롭힘을 당하는지 지켜보고만 있었다.
요지가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 한 학부모가 나서 도와주었는데 그것이 교코.
(책 줄거리 생략…….)



<열구_그때 우릴 미치게 했던 야구>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좀처럼 집중 할 수가 없었다.
책이 아주 느린 템포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 집중하지 못했던 요인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부터 나는 요지가 되어있었다.
요지가 고향 스오와 도쿄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게 느껴졌다.



나는 요지와 마찬가지로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다.
p.92; 그런 곳이다, 여긴. 늘 동료 내에서 무리를 짓고, 튀는 것을 싫어하고, 남의 눈을 의식하고, 작은 소리로 수군거린다.
내가 태어난 곳은 스오와 마찬가지로 출신 지역에 따른 응집력도 강하고 수군거림도 심하다.
오죽하면 어렸던 나에게 엄마는 이 동네는 '보는 눈'이 많은 곳이니 행동을 조심해라고 늘 주의를 줄 정도였다.
튀는 것을 싫어하고 평범한 것을 좋아는 것 까지 스오와 닮은 내가 태어난 곳은 남들과 다르길 좋아하는 그 곳에서는 가십거리가 없을 때는

대화의 도마에 올라가기도 했을 정도였다.
오죽하면 나는 대학을 가게 되면서 이곳을 떠나게 된 것을 아쉬워하지 않고 후련하게 떠나버릴 정도였다.



책장을 덮으며 이 책이 재미있었던 이유가 지극히 나와 요지사이의 동질감뿐인가 싶었지만, 그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곧 하게 되었다.
결국 요지는 나와 달리 20년 전 교코와 오사무를 용서하였고 그래도 끝내 스오를 고향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도쿄로 떠나는 것은 자신만의 삶을 찾아 떠나는 것이니 그것은 고향 스오를 버렸다고 생각할 수 없다.
나도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그 곳을 좋든 싫든 사랑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열구'의 참된 의미인 져도 되고 이겨도 되는 잘 싸웠다는 것으로 충분한 말은 야구 이상으로 인생의 격려의 말을 얻어가는 것 같다.
또한, 요지의 성숙되어가는 모습을 통해 나를 배워갔고 그의 과거 모습을 통하여 나를 바라보았던 내게는 의미 있는 책으로 다가왔다.
<열구_그때 우릴 미치게 했던 야구> 가 이렇게 내 마음을 파고 든 것은 작가 시게마츠 기요시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고두고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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