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자 마음을 먹은 것은 사실 세계 미술사의 관심보다는 세계 미술의 방향이 어떠한 흐름으로 흘러갔나가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미술사와 미술의 흐름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두 가지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미술사는 언제 미술이 시작하였는지, 또 사회 시대를 바탕으로 미술을 파악하는 것이지만 일반 미술의 흐름은 그림을 그리면서 어떤 생각이 밑바탕에 있었는지 어떠한 기법이 유행하였는지 와 같은 것들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나는 후자가 궁금하였기 때문에 이 책이 처음에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일반 세계역사책에다가 미술을 접목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뒤표지에는 "미술의 역사를 포함시키지 않고서는 어떤 시대나 문화의 역사도 완전하게 서술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문구가 있다. 그렇다. 세계 미술사의 재발견은 쥴리오 카를로 아르간의 단 한 줄의 글로 다 표현된다. 미술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다는 것을 이 책이 주로 의미하는 바이다. 세계 미술사의 재발견을 읽으면서 놀랐던 것은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단순히 평면 미술에만 집중 조명하여 해설한것이아니라 건축물에서도 깊은 설명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미술사라고 하면 평면 미술이 어떠하였는지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루었는데 이 책은 보통의 책과는 다른 곳에 많이 집중하고 있었다. 약 500쪽의 일반 책들에 비해 조금 큰 사이즈와 두꺼운 두께만큼이나 많은 내용을 상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책은 시대별로 미술사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한 시대를 대표한 미술작품이 이 책에는 시대별로 주제별로 실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작품이 그 시대를 대표할 만큼의 가치와 그 시대의 미적 기준이라든가,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이 책은 일깨워 주고 있다. 모든 것은 자연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시기가 있는 반면에 또 다른 시기에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되고 있는 시기가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세계이고 하나의 미술이고 하나의 문화라는 점에서 모두 가치가 있다는 점을 배우고 나니 이 책을 마치 다 읽은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흔히 미술사를 이야기 하면 고대와 중세는 간략하게 짧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양 미술로 들어가면서 자세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다른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고대와 중세에도 많은 집중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비롭다. 그 동안 배우지 못하였던 미술작품과 해설을 보고 읽으면서 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뿐만 아니라 책 제목이 세계 미술사이니 만큼 단순히 서양 미술에만 조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동양의 문화권에도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미술사에 대해 읽었다는 느낌보다는 세계사에 관한 책 한권을 컬러판으로 읽었다는 느낌이 강렬하다. 나처럼 단순히 미술의 흐름이 궁금하였다면 이 책이 들려주고자 하는 내용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20세기까지의 세계사와 더불어 미술사,건축, 다양한 문화적인 방면이 궁금하다면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가장 사실적으로 자세하게 문화를 설명한 책이 이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