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절망의 구.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절망의 구를 가볍고 쉬운 책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책을 펴서 읽기 시작했을 때 절망의 구의 놀라운 흡입력에 대해서 놀라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절망의 구는 어느 날 문득 남자(김정수)가 담배를 사러 가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그 날도 다른 날과 똑같은 날을 보내고 잠들기 전 담배를 사러 가면서 어느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할아버지는 돌이켜 생각해보아도 묘한 ‘...을 조심하게 젊은이’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남자는 최초로 검은 구를 목격한 목격자가 되고 그의 옆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정체불명의 검은 구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을 확인하게 된다.
검은 구는 오직 사람이 있는 곳으로만 오며 사람이 걷는 것 보다 조금 더 빠른 속도이고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만 쫓아간다.

또, 구는 둘로 나누어지면서 점점 수가 증가한다.
이 괴상한 검은 구로 인해서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도망을 가게 된다.
심지어 검은 구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검은 구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도주가 시작된 것이다.
남자는 일단 부모님을 확인 하러 ooo도시에 가게 되지만, 자신의 부모님은 만날 수 없게 되고 그 곳에서 한 버스에 의해서 구조 된다.

그는 버스를 타고 대피소로 가게 되었는데 그들은 구를 둥그렇게 둘러싸고 손을 잡아 앉아서 구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고 다른 구가 오는 것 도 막아내었다.
학교에 있는 사람들은 신앙심으로 똘똘 뭉쳐 그곳이 선택받은 장소이며 구원을 받은 장소라고 생각하고 늘 긍정적이다.
남자는 그것을 이해 못하고 도망쳐 나와 서쪽의 다른 도시로 가서 몸을 씻는 도중 강도를 만나게 된다.
남자가 강도를 이겨내고 마트로 들어갔을 때 남자는 검은 구를 피하고 있던 청년을 만나게 되고 청년과 남자는 둘의 신체가 접촉해있으면 구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항상 남자와 청년은 불신을 깔고 생활했으며 사이가 좋다가도 나빴다.
그렇게 점점 고립이 되어가던 중 남자와 청년이 자는 동안 묶어두었던 붕대가 풀려 청년이 빨려 들어갔다.
남자도 곧이어 죽겠구나 하는 순간 남자는 구로 빨려 들어가지 않았고 그는 최초 목격자이면서 동시에 최초로 살아남은 사람이 된다.
남자가 혼자 마트 속에서 고독한 생활을 하던 어느 날 구의 수가 줄더니 구는 빨려 들어갔던 사람들을 뱉어내었다.
그 곳에서 나온 사람들의 대부분이 제정신이 아니었고 절망을 경험했다고 말했으며 또 분노로 차있었다.



소설은 기묘했다.
읽는 동안 어디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구분이 안되었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이기도 하였다.
또한 나 자신이 남자가 된 것 마냥 가쁘게 호흡을 하며 구를 피해 정신없이 피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만큼 이 기묘한 내용에 나도 모르게 몰입된다.


<절망의 구>는 여느 책들과 달리 책을 덮을 때에도 이 소설은 답이 없다.
되돌아서 나에게 묻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불안할까?
절망의 구로 인해서 사람들은 절망과 죽음 그리고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
리고 절망의 구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 마다 대처하는 방법도 생각하는 것도 모두 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홀로 남는 고독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남자를 통해서 볼 수 있었다.
결국 남는 것은 그 혼자 이었고 그는 나약한 존재에 불과 했으니까 말이다.



구가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 왜 사람들을 빨아들였는지는 모르지만 책을 읽고 나면 절망에 대해서 느낄 수 있다.
단지 이야기를 너무 베일에 감춰두어서 너무 묘하다는 것이 아쉬웠다.
조금만 더 분명했더라도 느낌이 더 확실하게 전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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