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의 발소리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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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S라는 남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중요한 등장인물의 이름이 전부 'S'라서 동일인물인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닌 모양이다. 그렇지만 읽는 사람의 심리가, 똑같은 이름이 나오면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찾으려고 해서(...) 물론 어떻게 끼워맞출 수 있을 것도 같다.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에는 벌레와 짐승들이 종종 등장한다. 일종의 징조처럼 작용한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에서도 그랬고... 이 단편집에서도 나타난다. 배추흰나비, 방울벌레, 혹은 까마귀라든가. 그 벌레와 짐승들이 '나'를 바라보고, '나'에게 말을 걸고, 부추긴다. (이 작가 덕에 벌레가 무서워질 것 같다.) 

특히 단편이라서 더 제대로 느꼈던 점. 군더더기가 없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한 문장, 한 맥락도 그냥 넘겨서는 안 되는구나-_-; 사실 읽고 나면 그렇게까지 충격적인 반전으로 느껴지진 않는데, 읽는 도중엔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마지막 반전 직전까지밖에 예상할 수 없었다. 그리고 끝까지 읽은 뒤엔, 꼭 앞으로 되돌아와서 복선 내지는 징조들을 찾아보게 된다. 작가는 분명히 말했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째서 읽는 중엔 몰랐을까. (아는 사람에게 이 점을 이야기했더니, 그걸 알면 니가 코난이지, 라는 소리를 들었다.) 

안타까운 것은 어떤 작품의 결말은 아직 이해가 잘 안 된다. 아니, 사실 아직 환하게 이해된 작품은 하나도 없다. 꼭 어디 한 구석이 찜찜하다. 좀 더 째려보면 알 수 있을까. '내'가 과연 그 벌레들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궁금하고 궁금하다.  

ps. 요이기츠네와 통에 담긴 글자, 이 두 단편 사이의 연결이 재미있었다. 겨울의 술래는 그 구성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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