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아 괴로운 밤.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모닥불을 둘러싸고, 한자리에 있으면 된다. 한밤중부터 이른 아침까지, 이 사회가 모두 잠들어버린 가운데, 모닥불 불빛 아래 무수한 그림자가 한자리에 모여 있으면 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은 이야기하고, 듣고 싶은 사람은 듣고, 이야기하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은 사람은 입을 다물고, 그냥 그곳에 있으면 된다. 모닥불은 언제까지나 타오르리라.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이라도.-112-1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