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눈부신 안부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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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시에도 나는 어른들이 내게 아무런 이야기도 해주지 않는 이유가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어른들의 사정을 다 알았지만 어른들은 내가 아무것도 몰라서 오히려 너무 많은 상상을 멈출 수 없고 그래서 괴롭다는 사실을 결코 알지 못했다. - P31

소용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하고 마는 그 바보 같은 마음이 간절함이란 말을 들은 이상 그때의 나는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간절한 마음이라면 나 역시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어쩌면 그때 나는 증 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세상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고 나 역시 앞으로 점점 더 나빠지리란 걸 덜컥 예감해버렸지만, 아직은 내게 그러한 흐름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말이다. - P42

설익은 열정과 어디로 흘러가면 좋을지 모를 욕망들이 이른봄의 꽃망울처럼 앞다투어 피어나던 시절을 우리 가 통과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P57

게으른 사람들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걸 배우려고 하는 대신 자기가 아는 단 한 가지 색깔로 모르는 것까지 똑같이 칠해버리려 하거든."
"그건 대체 왜 그러는 건데?"
이번엔 내가 물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는 지극한 정성과 수고가 필요하니까." - P65

해미야,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상대를 바라보잖아? 그건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하지만 가끔 그 사람이 나 때문에 느낀 모멸감을 되갚아주기 위해 인적이 드문 새벽 일부러 찾아와 똥 을 누고 간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그 똥을 떠올리면 그런 생각이 들어. 아무리 인간에게 한계가 있 다 해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그토록 모멸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되었던 게 아닌가 하는." - P147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사람은 희망을 보지. 그리고 희망이 있는 자리엔 뜻밖의 기적들이 일어나기도 하잖니.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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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취향은 어떻게 계급이 되는가 - 주어진 삶에서 벗어나 나만의 방향을 찾아주는 안내서
나영웅 지음 / 지음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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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디외 책을 보고 쓴 독후감•••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들어 느낀점과 배운 점을 적절히 가미하였으니 중학교 방 학숙제로 치자면 수준급.
소득수준에 따라 소비수준의 차이가 생기고 계급이 나뉘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인데, 그속에서 사회 구조적 문제를 파해칠 것마냥 서문을 열더니 안타깝게도 논지의 매듭을 짓지 못한다.(그놈의 구체적 실체도 설명 못하는 구조타령…)
마지막 장은 정말 난잡한 재앙에 가까웠다.
계급화된 취향과 타인에 대한 몰이해와 혐오를 개연성 없이 묶고 있으며, 독립적인(한편으론 저렴한 싸구려) 취향 인 힙스터를 지지하더니, 레싱의 19호실과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하루키의 회복공간과 동일선상에 올려 놓는다. 그 리고 김연수님 인터뷰에 소음과 이야기에 대한 비유를 억지로 개별적 취향에 대한 비유로 끼워맞춘다. 그리고 주제 파악해서 의연하게 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주제는 독창적이었고 성실한 자료조사를 마쳤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보고서나 논문을 본 기분이다. 자기 관점이 독 창적이지 못하면 부르디외 저서를 소개하는 글을 쓰는 게 좋았을 걸··· 중간중간 내 글마냥 호응관계도 맞지 않는 어색한 문장은 덤인데, 내가 이 책에 이런 악평이나 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저명한 사회학자나 썼을 법한 거창한 책의 제목 때문이다. 내용은 블로그에나 적을 만한 개인의 소소한 체 험기에 불과하면서 말이다. 작가도 책을 내면서 스스로 민망한 점이 없었을까.

취향은 고귀한 안목과 타고난 미의식의 공통 감각이라고 말하는 칸트와는 달리, 부르디외는 취향은 사회가 만 들어 낸 계급적 구별짓기라고 말한다. 소득에 따른 소비가 계층화된 구조 안에서 우리의 취향은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 P6

내가 한 선택 하나하나가 나를 더 가난하게 만들 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결국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했다. 결국 떠밀리고 떠밀려 문화적 양식이 현저하게 모자란 가성비 상품을 고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취향은 자 본주의 논리에 잠식되어 있었다. - P6

서민에게 자본은 자기 자신뿐이다. 오직 몸으로 경쟁하는 이 스포츠들은 위험하지만 가장 평등하다. - P14

서민 계급의 대답은 단순하고 직선적이다. 다른 사물과 비교하거나 자기 경험을 끌어오지 않고 느끼는 그대로 답변한다. 반면에 중간 계급과 상류 계급은 단순히 사진이 보여주는 외적인 모습 외에 사진이 가지고 있는 숨 겨진 배경을 보려고 한다 - P16

오늘날 우리의 취향은 자신의 선택보다 사회에 의해 자연스럽게 선택된 경우가 많다. 그 취향이 결국 계급적 구별 짓기에 남용되는 것을 깨우치고자 함이다. - P18

부르디외는 자신의 취향 조사에서 위와 같은 예를 정량적으로 파악하여 자본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바 로 경제 자본, 사회 자본, 문화 자본이다. - P25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 무시당하고 빌라에 살면 전세보증금 사기를 당해도 괜찮은 사회를 형성해 놓고, 결혼과 출산이 단순히 배부른 개인의 일탈로 치부했던 우리 사회는 결국 초저출산 국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누구나 누릴 수 있었던 가장 보편적 문화인 결혼과 출산이 이제 특정 조건을 갖춘 계층의 전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계급마다 누릴 수 있는 문화 자본이 다른 사회를 우리는 계층 사회라고 부른다. - P40

그런데 연봉 대비 가격대별 차량을 나눈 자동차 계급도는 권위가 생기고 해당 계급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 는 일종의 압력을 주는 것은 개인의 선택보다 더 높은 권위로 선택을 제한토록 하는데 이를 상징 폭력이라고 한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 계급을 확인한다. 하지만 상품 을 계급화하며 남과 나를 구분하는 계급의 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결국 차별과 선택의 제한을 만들어 낸다. 이 처럼 상징 권력은 이미지가 힘을 갖는 것이다. 자동차 계급도라는 이미지가 지표가 되어 개인의 선택에 한계 선을 만든다. 이러한 억압을 때로는 스스로 행하고 때로는 타인에 의해 행해진다. - P57

우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나의 취향이 아닌 사회가 요구하는 취향의 범위에 갇혀 스스로 선택을 정당화하 는 것, 이 현상을 부르디외는 계급의 은근히 드러나는 지배, 피지배 계층의 자발적인 복종을 뜻하는 ‘상징 폭 력‘이라고 부른다. - P76

그러나 계급도는 사회와 개인의 안정을 위해 합리적으로 만들어진 모델이 아니다. 더 위로 올라가고 싶어 하 는 인간의 욕망을 반영한 어설픈 이미지에 불과하다. 엉터리 계급도가 점점 당위성을 갖고 개인의 취향을 침 범하고 있다. - P76

취향‘을 달성해야 하는 계급 상승의 목표가 아니라 나의 삶을 충만하게 해주는 문화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 요하다. - P77

장 폴 사르트르의 작품 『닫힌 방』에서 ‘타인은 지옥‘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폭력을 당한다." 계층 간 사회 비교를 하지 않을 방법은 없다. - P77

부르디외는 특정 사회를 연구하면서 선물을 주는 행위가 선물을 받는 사람으로부터 자연스러운 복종을 끌어 내는 상징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을 확인했다. 개인이 자신의 경제 자본을 감소시켜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관 계를 돈독히 하는 과정은 경제 자본을 관계에 투자하여 사회 자본으로 전환 시키는 것을 뜻한다. 선물 제공자 는 단순한 뿌듯함을 넘어 사회적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는 곧 선물을 주는 사람이 선물을 받는 사람 에게 은근한 권력을 행사하는 걸 정당화한다. - P80

힘의 역학 관계로 결정된 한 상태 속에서 장을 특징짓는 특수한 권위나 권력의 토대가 되는 특수 자본을 독점 하고 있는 사람들은 보전 전략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문화적 재화의 생산 장에 있어서 그들은 정통을 방어 하고자 한다. 반면, 자본이 가장 결여된 사람들(장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거나 젊은 사람이 대부 분이다)은 전복의 전략, 이단의 전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 P100

문제는 타인에 대한 혐오가 결국 자기 자신을 혐오하는 것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자기혐오는 타인이 인정해 주는 멋진 성취에 도달하지 못하고 마이너한 취향에 머물러있는 자신을 자책하는 마음에서 오기도 한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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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 사람들이 읽기를 싫어한다는 착각
김지원 지음 / 유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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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무조권 권장하는 책은 아니다. 책이 가져야할 본질을 비롯해 독서에 대한 작가의 성찰까지 짧지만 알찬 에세이다.

책은 항상 경건한 자세로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재미없고 난해하고 지적 허영으로 가득찬 책을 접할 때마다 화가 났고 책 리뷰에 악플을 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사람이 나이들수록 악담만 는다던데 너무 고약한 노인네가 되는 게 아닌가 나 자신이 염려스럽기도 했다. 그런데도 다행히••• 저자의 ‘쓰는 자‘들이 ‘읽는 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켜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의견이 나를 그런 염려로부터 조금 안도하게 해주 었다. 그렇다고 읽는 자‘들이 사용자로서 갑의 지위에 있다고 착각하는 역효과가 발생하면 정말 슬프겠지만

첫째는 진심으로 글 읽기를 즐거워하는 극소수의 ‘독서 은하계‘ 거주민, 둘째는 읽기는 좋다라는 생각에 빠져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채 일단 의무감으로 읽으면서도 겉으로는 아닌 척하는 사람. - P6

다만 예전부터 문해력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문해력이라는 ‘유행어‘를 둘러싼 국내 풍경이 능력을 위한 독 서•독서를 위한 독서를 강권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 P6

글이든 영상이든 쉽게 쓰고, 쉽게 소비되는 시대에 여전히 책 한 권 분량의 생각을 삭여 내 오랜 시간 동안 자 신의 주장을 겸손하게 검증하고 또 모은 결과물이 갖는 밀도는 결코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다. - P7

언론사는 빨간 깃발을 들고 두두거리며 황소(여론)를 약올리는 투우사 같은 역할을 오랫동안 했는데, 요새는 깃발마저 개인 유튜브에 빼앗겨 어리둥절해 있다 - P7

그 시절에도 대중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맥락이 각된 단편적인 정보 뭉치를 스스로 수용하기 버거워했고, 이 때문에 교양이 풍부한 이야기꾼이 직접 맥락을 덧붙여 해설해 주었다. - P9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책(정보)을 주체적으로 읽는 능력을 길러 가다 보면, 평소 접하는 조각 정보 역 시 훨씬 주체적으로 관찰•판단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가령 인터넷 기사• 기사에 달린 악성댓글·유튜브 영 상 등도 어떤 맥락 없이 각각 유리되어 있다면, 그 모든 것이 의미 모를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지만, 그것들 의 사회적 맥락 그리고 나와의 관계를 알게 된다면 모든 정보와 사건을 훨씬 흥미로운 ‘증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맥락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밀도 높은 텍스트는 바로 책이다. - P10

여러 텍스트 가운데 ‘기사‘도 마찬가지다. 종이신문 구독자 수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이렇게 많은 기사를 여러 사람이 실시간으로 소비한 적은 이제까지 없었다. 여기에 더해 일상적으로 접하는 유튜브 교양 콘텐츠나 인터뷰 등을 넓은 의미의 텍스트로 포함한다면 요즘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글을 읽는다. 즉 사람 들은 읽지 않는 것이 아니고, 덜 읽는 것도 아니다. 종이신문이나 종이책이라는 19-20세기에 전성기를 누린 매체를 멀리하게 되었을 뿐이다. - P13

인터넷 공간에는 신뢰하기 어려운 정보와 자극적인 표현, 혐오와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글, 무의미한 광고 목적의 글이 가득하다. 그곳에서 공들여 읽을 만한 텍스트를 마주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 P14

즉 중2도 이해할 수 있도록 써라‘라는 것은 결국 ‘중2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써라‘와 다름없다. - P19

그런데 이 같은 ‘소통‘에서 늘 읽는 사람 탓만 하다 보면, 불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 - P19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통상 글을 둘러싸고 어떠한 종류의 ‘불통‘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무조건 읽는 사람 의 문제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은 말과 마찬가지로 필자(화자)가 있다면 독자(청자)가 있다. 소통이 란 서로 공을 주고받는 놀이 같은 것인데, 만약 제대로 놀이가 되지 않는다면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 - P19

이를 위해선 독자 쪽에서의 역할(문해력) 뿐 아니라 쓰는 사람 쪽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쓰는 사람 몫의 노 력이란 상대가 내 말에 귀 기울이게, 솔깃하도록 ‘커뮤니케이션 틀‘을 만드는 일이다. - P20

나는 대중의 문해력‘보다는 ‘귀 기울일 줄 아는 능력‘을 믿는다. 문해력과 귀 기울일 줄 아는 능력은 다른데, 통상 문해력이 ‘고정된 텍스트를 ‘읽어 내는‘ 독자 입장에서의 능력‘을 일컫는다면 귀 기울일 줄 아는 능력은 자신에게 말 거는 텍스트가 자신의 앞에 당도했을 때 난해하고 복잡한 감정이나 개념도 어렵풋이 느끼고 더 알아보고 싶어 하고 공부하고 싶어 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 P20

이건 요즘 사람들이 ‘도파민 중독‘이라 그런 게 아니라, 인간은 원래 세상에 재미라는 것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엄숙한 동물이 아니다. 오늘날의 독자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헷갈리고 어렵기만 한 글을 감내할 이유조 차 없고(일단 교실을 빠져나오면). - P22

2021년 5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청소년 디지털 문해력 조사‘에서 한국 청소년들(만15세)이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능력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글자는 알지만 실제로 그 문장이 정확히 무엇을 뜻 하는지를 모르는 실질 문맹률이 75퍼센트에 달한다는 얘기도 있다 - P23

하지만 나는 다시 강조하고 싶다. 대부분의 사람은 텍스트 읽기 경험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진실하고 재미나 고 자신에게 말을 거는 양질의 텍스트를 읽어 본 경험이 거의 없는 것이다. - P24

SNS 플랫폼이 좋아요 숫자를 노출시킨다거나 ‘싫어요‘ 버튼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이용자는 감정적으로 막 대한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은 SNS를 할수록 더 많이 우울해지고 정신적으로 취약해진다. 이는 부작용이 아 니다. 애초에 그렇게 설계된 것이다. 「사이언스」에 게재된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사람 들은 긍정적인 미담보다도 화나게 하는 소식에, 진짜 뉴스보다도 가짜 뉴스에 더 많이 반응한다4. 트럼프와 적대 관계였던 『뉴욕타임스」는 비즈니스 차원에서는 오히려 트럼프와 최고의 공생 관계였다. - P28

세스 고딘은 어떤 서비스가 무료라면 당신이 상품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 P29

우리는 통상 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정보이고, 인터넷은 비교적 ‘쉬운‘ 정보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사실은 정반대다. 인터넷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자료는 대체로 쪼개진 정보이고, 책은 어떤 정보를 특정한 수준의 지식을 가진 독자를 상정해 가공하고 특정 맥락에 따라 조직한 지식이다. - P47

18세기 영국 시인 새뮤얼 존슨은 지식의 종류를 두 가지로 나누었다. 하나는 우리가 스스로 알고 있는 지식이 고 다른 하나는 알고자 하는 정보가 어디 있는지 아는 지식이다. - P49

실은 ‘나‘라는 존재를 포함해 세상사라는 게 복잡한 일이다. 악의에 똘똘 뭉쳐 있는 적이란 존재하지 않고, 모 든 피해자는 선이 아니다. 당연히 나는 정의의 편이 아니다. 세상사가 복잡한데 내가 생각하는 것마다 정의라 면 나는 악을 물리치는 게 직업인 정의의 사도일 것이다. 당연히 대부분의 현실에서는 선과 악이 명확하지도 않다. - P65

이를 책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본다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독자는 단순히 읽는 사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인터뷰어)을 경유해 세상에 말을 거는 사람이기도 하다. 비록 일련의 과정에서 책이 중심이 되긴 하지만, 애초에 그 책을 읽기로 결심하고 다가가고 어떤 질문을 먼지는 모든 배경 텍스트는 독자의 주관이다. 그리고 그 반짝임을 글로 남기는 것은 독자의 책임이자 특권이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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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 말하기 대회 - 김동식 연작소설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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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듯 궤변이라지만 주변에 널린 다단계, 사이비, 혐오 등등과 비슷한 내용이다. 물론 참가자들이 늘어 놓는 궤변은 뻥인 걸 전제로 하는 말이지만 현실 세계에선 그들이 진실이라 믿고 떠들어 댄다는 게 다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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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 - 앤드루 숀 그리어 장편소설
앤드루 숀 그리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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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누군가 했더니 트러스트 번역한 애구나…….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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