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관계의 말들 - 함께 또 따로 잘 살기 위하여 문장 시리즈
홍승은 지음 / 유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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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라는 게 아물어 봐야 흉터가 남는다…..

‘같이‘의 ‘가치‘라는 말만 알았지, 함께하는 일이 기꺼이 상처 받을 준비를 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이라는 건 누 구도 알려 주지 않았다. - P7

나는 나와 관계 맺는 일이 가장 어렵다. 말이나 행동에 습관이 있는 것처럼 생각과 기분에도 습관이 있다. 내 안에서 습관처럼 반복되는 마음은 불안과 자기 의심이다. - P28

내 게으름은 누군가의 노동을 밟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게 된 거다. - P42

저는 세상 사람이 장애인 같으면 좋겠어요. 장애인들은 순수하고 때 묻지 않았잖아요. 그러면 세상이 바뀔 텐 데•··•" 독서 모임에서 만난 그는 정의감에 고양돼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나는 말했다. ‘음, 장애인도 비장 애인도 모두 복잡한 존재잖아요. 장애인을 뭉뚱그려 하나의 덩어리로 보는 게 상대를 정말 존중하는 건지 고 민해 볼 필요가 있어요. - P46

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면 대화에도 패턴이 생긴다. 더는 새로울 게 없고, 나는 너를 안다고 믿어 버리는 오만 함도 무럭무럭 자란다. - P62

내 질문은, 만약 내게 질문이란
것이 있다면, ‘내가 누구인가‘가
아니었다. ‘나는 어떤 사람들
사이에 있는가‘였다. - P145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를 돌보는 관계. 언제든 흩어지고 뭉칠 수 있는 관계. 이런 이상적인 관계가 가능 하려면 언제든 이 관계를 떠나도 각자의 삶이 무너지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그 믿음은 주거와 수입, 다양한 돌봄의 관계망 같은 토대가 있을 때에야 가능하다. 혈연이나 연인이 아니어도 서로의 바닥을 살뜰히 챙길 수 있는 관계에 대한 상상력, 그런 게 있을 때 모두에게 평등하게 관계를 협상할 힘이 생긴다고 믿는다. - P184

세미나가 아름답고 즐거울수록 이 친밀함이 권력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조심스러운 마음도 있어요. 찬물 부으 려는 것은 아니고 너무 좋아서 제가 경계하려고 남기는 말이에요. - P206

흡연 카르텔 조장 경계하기. 흡연자들끼리 사업에 대한 이야기 가급적 삼가기.‘ 농담처럼 해 온 이야기가 있 다. 가장 끈끈한 건 학연, 지연, 혈연이 아닌 흡연이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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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교육 - 부모의 합리적 선택은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가?
마티아스 도프케.파브리지오 질리보티 지음, 김승진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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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모들이 잘 알고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어느 것이든 그것을 잘하게 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재미있지 않 다는 것이다. 그런데 무언가를 잘하게 되려면 노력을 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노력을 하지는 않는다. 따 라서 아이의 선호를 억누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따르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종종 부모 쪽에서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뭐든지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인데, 서구 부모들은 처음에 포기해버린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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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운 무릎을 끌어안았다. 내가 나를 안아 주는 방법이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 나는 그렇게 나를 안는다. 언니도 얼마나 사랑받고 싶었으면 스스로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냈을까.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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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눈부신 안부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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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시에도 나는 어른들이 내게 아무런 이야기도 해주지 않는 이유가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어른들의 사정을 다 알았지만 어른들은 내가 아무것도 몰라서 오히려 너무 많은 상상을 멈출 수 없고 그래서 괴롭다는 사실을 결코 알지 못했다. - P31

소용없는 짓인 줄 알면서도 하고 마는 그 바보 같은 마음이 간절함이란 말을 들은 이상 그때의 나는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간절한 마음이라면 나 역시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어쩌면 그때 나는 증 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세상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고 나 역시 앞으로 점점 더 나빠지리란 걸 덜컥 예감해버렸지만, 아직은 내게 그러한 흐름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말이다. - P42

설익은 열정과 어디로 흘러가면 좋을지 모를 욕망들이 이른봄의 꽃망울처럼 앞다투어 피어나던 시절을 우리 가 통과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P57

게으른 사람들은 자기가 알지 못하는 걸 배우려고 하는 대신 자기가 아는 단 한 가지 색깔로 모르는 것까지 똑같이 칠해버리려 하거든."
"그건 대체 왜 그러는 건데?"
이번엔 내가 물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는 지극한 정성과 수고가 필요하니까." - P65

해미야,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상대를 바라보잖아? 그건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하지만 가끔 그 사람이 나 때문에 느낀 모멸감을 되갚아주기 위해 인적이 드문 새벽 일부러 찾아와 똥 을 누고 간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그 똥을 떠올리면 그런 생각이 들어. 아무리 인간에게 한계가 있 다 해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그토록 모멸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되었던 게 아닌가 하는." - P147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사람은 희망을 보지. 그리고 희망이 있는 자리엔 뜻밖의 기적들이 일어나기도 하잖니.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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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취향은 어떻게 계급이 되는가 - 주어진 삶에서 벗어나 나만의 방향을 찾아주는 안내서
나영웅 지음 / 지음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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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디외 책을 보고 쓴 독후감•••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들어 느낀점과 배운 점을 적절히 가미하였으니 중학교 방 학숙제로 치자면 수준급.
소득수준에 따라 소비수준의 차이가 생기고 계급이 나뉘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인데, 그속에서 사회 구조적 문제를 파해칠 것마냥 서문을 열더니 안타깝게도 논지의 매듭을 짓지 못한다.(그놈의 구체적 실체도 설명 못하는 구조타령…)
마지막 장은 정말 난잡한 재앙에 가까웠다.
계급화된 취향과 타인에 대한 몰이해와 혐오를 개연성 없이 묶고 있으며, 독립적인(한편으론 저렴한 싸구려) 취향 인 힙스터를 지지하더니, 레싱의 19호실과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하루키의 회복공간과 동일선상에 올려 놓는다. 그 리고 김연수님 인터뷰에 소음과 이야기에 대한 비유를 억지로 개별적 취향에 대한 비유로 끼워맞춘다. 그리고 주제 파악해서 의연하게 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주제는 독창적이었고 성실한 자료조사를 마쳤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보고서나 논문을 본 기분이다. 자기 관점이 독 창적이지 못하면 부르디외 저서를 소개하는 글을 쓰는 게 좋았을 걸··· 중간중간 내 글마냥 호응관계도 맞지 않는 어색한 문장은 덤인데, 내가 이 책에 이런 악평이나 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저명한 사회학자나 썼을 법한 거창한 책의 제목 때문이다. 내용은 블로그에나 적을 만한 개인의 소소한 체 험기에 불과하면서 말이다. 작가도 책을 내면서 스스로 민망한 점이 없었을까.

취향은 고귀한 안목과 타고난 미의식의 공통 감각이라고 말하는 칸트와는 달리, 부르디외는 취향은 사회가 만 들어 낸 계급적 구별짓기라고 말한다. 소득에 따른 소비가 계층화된 구조 안에서 우리의 취향은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 P6

내가 한 선택 하나하나가 나를 더 가난하게 만들 거라는 불안감 때문에 결국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했다. 결국 떠밀리고 떠밀려 문화적 양식이 현저하게 모자란 가성비 상품을 고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나의 취향은 자 본주의 논리에 잠식되어 있었다. - P6

서민에게 자본은 자기 자신뿐이다. 오직 몸으로 경쟁하는 이 스포츠들은 위험하지만 가장 평등하다. - P14

서민 계급의 대답은 단순하고 직선적이다. 다른 사물과 비교하거나 자기 경험을 끌어오지 않고 느끼는 그대로 답변한다. 반면에 중간 계급과 상류 계급은 단순히 사진이 보여주는 외적인 모습 외에 사진이 가지고 있는 숨 겨진 배경을 보려고 한다 - P16

오늘날 우리의 취향은 자신의 선택보다 사회에 의해 자연스럽게 선택된 경우가 많다. 그 취향이 결국 계급적 구별 짓기에 남용되는 것을 깨우치고자 함이다. - P18

부르디외는 자신의 취향 조사에서 위와 같은 예를 정량적으로 파악하여 자본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 바 로 경제 자본, 사회 자본, 문화 자본이다. - P25

아파트에 살지 않으면 무시당하고 빌라에 살면 전세보증금 사기를 당해도 괜찮은 사회를 형성해 놓고, 결혼과 출산이 단순히 배부른 개인의 일탈로 치부했던 우리 사회는 결국 초저출산 국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누구나 누릴 수 있었던 가장 보편적 문화인 결혼과 출산이 이제 특정 조건을 갖춘 계층의 전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계급마다 누릴 수 있는 문화 자본이 다른 사회를 우리는 계층 사회라고 부른다. - P40

그런데 연봉 대비 가격대별 차량을 나눈 자동차 계급도는 권위가 생기고 해당 계급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 는 일종의 압력을 주는 것은 개인의 선택보다 더 높은 권위로 선택을 제한토록 하는데 이를 상징 폭력이라고 한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안도감을 느끼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 계급을 확인한다. 하지만 상품 을 계급화하며 남과 나를 구분하는 계급의 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결국 차별과 선택의 제한을 만들어 낸다. 이 처럼 상징 권력은 이미지가 힘을 갖는 것이다. 자동차 계급도라는 이미지가 지표가 되어 개인의 선택에 한계 선을 만든다. 이러한 억압을 때로는 스스로 행하고 때로는 타인에 의해 행해진다. - P57

우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나의 취향이 아닌 사회가 요구하는 취향의 범위에 갇혀 스스로 선택을 정당화하 는 것, 이 현상을 부르디외는 계급의 은근히 드러나는 지배, 피지배 계층의 자발적인 복종을 뜻하는 ‘상징 폭 력‘이라고 부른다. - P76

그러나 계급도는 사회와 개인의 안정을 위해 합리적으로 만들어진 모델이 아니다. 더 위로 올라가고 싶어 하 는 인간의 욕망을 반영한 어설픈 이미지에 불과하다. 엉터리 계급도가 점점 당위성을 갖고 개인의 취향을 침 범하고 있다. - P76

취향‘을 달성해야 하는 계급 상승의 목표가 아니라 나의 삶을 충만하게 해주는 문화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 요하다. - P77

장 폴 사르트르의 작품 『닫힌 방』에서 ‘타인은 지옥‘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폭력을 당한다." 계층 간 사회 비교를 하지 않을 방법은 없다. - P77

부르디외는 특정 사회를 연구하면서 선물을 주는 행위가 선물을 받는 사람으로부터 자연스러운 복종을 끌어 내는 상징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을 확인했다. 개인이 자신의 경제 자본을 감소시켜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관 계를 돈독히 하는 과정은 경제 자본을 관계에 투자하여 사회 자본으로 전환 시키는 것을 뜻한다. 선물 제공자 는 단순한 뿌듯함을 넘어 사회적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는 곧 선물을 주는 사람이 선물을 받는 사람 에게 은근한 권력을 행사하는 걸 정당화한다. - P80

힘의 역학 관계로 결정된 한 상태 속에서 장을 특징짓는 특수한 권위나 권력의 토대가 되는 특수 자본을 독점 하고 있는 사람들은 보전 전략을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 문화적 재화의 생산 장에 있어서 그들은 정통을 방어 하고자 한다. 반면, 자본이 가장 결여된 사람들(장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거나 젊은 사람이 대부 분이다)은 전복의 전략, 이단의 전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 P100

문제는 타인에 대한 혐오가 결국 자기 자신을 혐오하는 것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자기혐오는 타인이 인정해 주는 멋진 성취에 도달하지 못하고 마이너한 취향에 머물러있는 자신을 자책하는 마음에서 오기도 한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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