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5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30
빅토르 위고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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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작해 보자고 책을 집어 들었고, 우려와는 달리 가독성이 좋아 완독까지 오래 걸리진 않았다.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제목답게 장발장을 비롯해 테나르디에 부부, 마리우스, 팡틴, 코제트, 에포닌, 가브로슈, 그리고 장발장을 끝까지 추격하는 데 인생을 건 자베르까지 비참한 운명 앞에서 저마다의 비극을 맞는다. 또 나폴레옹 시대부터 프랑스혁명까지 주요 세계사의 흐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답게 역사적인 배경지식도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장발장이 빵 하나 훔치다 수십 년 징역을 살았다고 알고 있었으나, 자신이 먹을 빵이 아닌 누이의 자식들(무려 7명)에게 먹일 빵을 훔치다 체포되었고, 4번의 탈옥시도 끝에 19년의 징역을 살게 된 것이었다. 석방 후 문전박대를 당하던 장발장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내준 미리엘 신부의 집에서 은촛대를 훔쳐 달아나지만, 은촛대를 들고 달아나던 장발장을 수상히 여긴 헌병에게 붙잡힌다. 하지만 미리엘신부는 자신이 장발장에게 준 선물이었다고 증언하여, 장발장은 풀려났고, 프티 제르베라는 소년은 장발장을 보고 도망치다 40수의 은화를 장발장 앞에 흘린다. 이 두 사건은 장발장을 새로운 인생의 길로 인도하였고, 마들렌이라는 가명으로 위장해 몽트뢰유에서 사업에 성공하고 시장에 임명되기까지 한다.
팡틴의 불행은 파리의 네 젊은이들 중 하나인 펠릭스 돌로미에스의 아이를 임신하면서 시작된다. 자기 연인의 임신 사실도 모른 채 파리를 떠난 펠릭스의 아이를 임신한 팡틴은 혼자 아이를 키우며 서서히 가난해지고, 끝내 자신의 아이 코제트를 테나르디에 부부의 여관에 맡기고 마들렌의 공장에 들어간다. 하지만 공장 사람들이 팡틴의 부정을 들춰내 팡틴은 공장에서 쫓겨나고, 악독한 테나르디에 부부는 계속해서 팡틴에게 양육비를 요구해 팡틴은 전치를 하고 매춘을 하다 싸움에 휘말려 자베르에게 체포된다. 그 과정에서 마들렌에게 자신을 공장에서 쫓아낸 사람이라며 화를 내자 마들렌은 팡틴의 오해를 풀어주고 딸의 빚을 갚아주며 반드시 코제트를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한다.
자베르는 20여년 전 간수로 일할 때 교도소에서 장발장을 본 적이 있었고, 마들렌을 장발장으로 추측하여 고소하지만 아라스에서 샹마티외라는 자로 살아가던 장발장이 사과를 훔치다 체포되어 재판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마들렌에게 자신이 상사를 오해했던 것을 자백하고 파면을 요청한다. 마들렌은 자신이 장발장임에도 누군가 무고한 사람이 자신으로 오해받아 은 촛대와 40수의 은화를 훔친 죄의 재판을 받는다고 생각하자 죄책감에 시달린다. 하지만 자신이 체포되면 공장과 노동자들의 생계가 막막해진다는 생각이 들어 갈등한다. 하지만 결국 아라스의 법원으로 가 샹마티외의 재판에서 자신이 장발장임을 자수한다. 재판장에서 떠나 몽트뢰유로 돌아온 장발장을 보며 코제트와 함께 돌아온 것이라 기대했던 팡틴은 마들렌이 혼자 돌아온 것을 보고 실망한 충격에 죽어버리고, 마들렌은 체포되지만, 팡틴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사업 자금을 챙겨 곧바로 탈옥해 버린다.
크리스마스에 테나르디에를 찾은 장발장은 테나르디에 부부에게 거액의 현금을 주어 코제트를 구출하고, 고르보 저택에 머문다. 하지만 곧 자베르에게 발각되고, 장발장은 코제트를 데리고 달아나 우연히 수녀원에 들어간다. 장발장과 코제트는 수녀원에서 유일하게 남성이자 수도원 관리를 하는 포슐르방노인에게 발각이 된다. 포슐르방은 장발장이 과거 마들렌으로 살던 시절 마차에 깔렸던 포슐르방노인을 구출해 준 생명의 은인이었고, 장발장의 부탁으로 포슐르방은 크뤼시픽시옹의 장례식 일을 꾸며 장발장을 수녀원으로 들이고, 장발장은 포슐르방의 동생으로 위장해 수녀원에서 일하고, 코제트는 수녀원에 입학한다.
질노르망 노인의 딸은 워털루 전투에서 공화당의 편에서 싸운 퐁메르시 장교와 결혼하였지만, 질노르망에게 혁명군인 공화당은 불한당이나 다름없었고, 사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딸과 퐁메르시 장교 사이에 아들인 마리우스를 손자로 두고 있으나 질노르망 노인은 마리우스에게 죽은 아버지와의 연락을 막았다. 아버지의 임종도 보지 못한 마리우스는 생 쉴피스 성당에서 마뵈프 교구 위원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묘를 찾는다. 퐁메르시는 과거 전쟁통에 테나르디에에게 우연히 생명을 빚진 적이 있는데, 마리우스는 아버지가 죽기 전 남긴 편지를 통해 테나르디에라는 인물을 아버지 생명의 은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자주 집을 비우는 마리우스가 여인이 생긴 것으로 착각하고 있던 질노르망은 마리우스가 아버지의 묘에 다녀오는 것을 알고 크게 다투고, 마리우스는 집을 나온다. 마리우스는 우연히 파리의 ABC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앙졸라, 콩브페르, 장 플루베르, 푀이, 쿠르페락, 바오렐, 보쉬에데에글, 졸리 그랑테스 등의 친구들과 카페 뮤쟁에서 논쟁을 하며 고르보 저택에서 지내며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한다. 마침 테나르디에도 종트레트라는 가명을 쓰고 고르보 저택에 머물며 파트롱 미네트라는 악당 무리들(괼메르, 바베, 클라크수, 몽파르나스)과 함께 파리에서 악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마리우스는 공원에서 아버지와 산책을 즐기는 여인에게 반해 그녀를 따라다니는데, 그 둘은 르블랑으로 생활하고 있는 장발장과 코제트였다. 테나르디에의 딸들은 거짓으로 부자들에게 적선을 구걸하며 살고 있었는데, 그중 에포닌은 마리우스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고르보 저택에서 에포닌과 아젤마는 르블랑을 불러 구걸을 하다가 테나르디에는 장발장과 코제트를 알아보았고, 이들을 알아보지 못한 장발장을 파리의 악당들과 계획을 꾸며 장발장을 잡는데 성공하는 듯했으나, 자베르가 난데없이 들이닥쳐 작전에 실패하였고, 벽 너머 이 과정을 지켜본 마리우스는 장발장의 도주, 테나르디에의 정체를 알고 혼란에 빠진다.
장발장은 포슐르방 노인이 죽은 뒤 수도원을 나와 포슐르방으로 코제트와 지내던 중이었고, 테나르디에와 자베르를 대면한 고르보저택 사건 이후 플뤼메 거리로 피신한다. 이런 장발장과 코제트의 거처를 마리우스에게 알려준 것은 에포닌이었다. 코제트와 마리우스는 점점 연인으로 발전해 가는 듯했지만, 계속해서 자베르와 테나르디에의 추적을 감지한 장발장은 도망가라는 에포닌의 쪽지를 받고는 영국으로 이민을 결심한다. 이 소식을 들은 마리우스는 질노르망 노인을 찾아가 코제트와의 결혼을 승낙해 주길 요청하지만, 질노르망이 코제트를 정부로 두라는 등의 발언으로 모욕만 느끼자 질노르망과 영원히 절연해 버린다.
그리고는 1832년 6월 항쟁이 발발하고, 혁명군으로 뭉친 가브로슈, ABC친구들은 자베르를 인질로 잡고 클라크수를 처단한다. 바리케이트 안에 대치하고 있던 혁명군은 마뵈프 교구 위원의 사망으로 분위기는 점점 고취되었고, 마리우스를 겨눈 총알에 몸을 던진 에포닌도 사망한다. 코제트에게 보내는 편지를 중간에 낚아챈 장발장도 혁명군에 나타나고 혁명군의 대표인 앙졸라는 자베르를 장발장에게 넘기지만 장발장은 허공에 총을 쏴 자베르를 죽인 척하고 자베르를 풀어준다. 가브로슈, 앙졸라 등이 전부 사망하고 전멸위기에 처한 상황에 장발장은 마리우스를 업고 그를 질노르망 노인에게 데려다 주려고 하수도로 들어선다. 하수도를 헤매던 장발장은 하수도 입구를 지키던 테나르디에를 마주치고, 그에게 돈을 건네 하수도를 나온다. 장발장에게 풀려난 자베르는 테나르디에를 쫓던 중이었고, 이를 눈치챈 테나르디에가 장발장을 하수도에서 마주치자 장발장을 자베르에게 내주고 따돌리려 한 것이었다. 하지만 장발장을 마주친 자베르는 마리우스를 질노르망노인 집에 같이 데려다 주었다. 자베르를 용서한 장발장을 생각하며 마음이 산란해진 자베르는 결국 자살을 한다.
혁명 이후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결혼하고 장발장은 결혼 후 자신의 신분을 마리우스에게 자백한다. 장발장은 코제트를 점점 멀리했지만 코제트에 대한 마음만은 져버릴 수 없었고, 장발장의 정체를 알게 된 마리우스는 장발장의 재산과 자베르의 살인을 모두 장발장의 죄라고 의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결혼을 알게 된 테나르디에가 변장을 하고 찾아와 장발장을 고발하려 마리우스를 찾아오지만, 오히려 마리우스가 가지고 있던 장발장의 의혹을 풀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마리우스는 테나르디에를 쫓아내고 장발장을 찾아가 자신의 오해에 대한 용서를 구하지만, 그동안 노쇠해 병을 앓던 장발장은 결국 숨을 거둔다.

"하나의 수정물(修正物)이지. 하느님이 쥐를 창조하고 나서, ‘내가 잘못했군.‘ 하고 고양이를 창조하신 거야. 고양이, 그것은 쥐의 개정표(改같은 거야. 쥐에다 고양이를 더해야 마침내 천지창조가 바르게 고쳐지는 거지!" - P21

죽는 것은 자기마음이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죽게 하면 안 되오. 이곳에서 여러분이 하려는 자살은 숭고하오. 그렇지만 자살은 좁은 범위로 한정되어야지 넓게 전파되면 안 되오. 만일 가까운 사람에게까지 전이되면 자살도 살인이 되는 거요. - P27

"지혜로운 인간은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산단다. 아버지를 봐. 나는 호화로운 것을 욕심내지 않아. 내가 많은 돈을 가졌거나 비싼 옷을 입은 것을본 사람은 아무도 없어. 그런 겉치레는 지각없는 사람이 하는 짓이야." - P80

"신은 분명히 죽고 말았다."
언젠가 제라르 드 네르발은 나에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말은 진보를 신과 뒤섞어서 생각하고, 운동의 멈춤을 ‘존재‘의 사망으로 잘못 생각하고 한 것이다.
좌절하는 사람은 옳지 않다. 진보는 틀림없이 깨어난다. 또, 진보는 잠들어 있는 사이에도 역시 앞으로 나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진보가 다시 일어설 때마다 늘 예전보다 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변함없이 평화를 지켜 나간다는 것은 강이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진보 역시 똑같다. 그렇기 때문에 둑을 만들어서도, 바위나 돌을 던져서도 안 된다. 장애물은 물거품을 일으키고, 인류를 끓어오르게 한다. 그곳에서 혼란이 나타난다. 하지만 그 혼란이 사라지면 얼마간 앞으로 나간 것을 볼수 있다. 일반적 평화인 질서가 잡힐 때까지는, 조화와 통일이 계속될 때까지는 진보는 혁명을 수단으로 이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진보‘란 무엇인가? 그것에 대한 해답은 방금 전에 이야기했다. 민중의 꺼지지 않는 생명이다. - P98

근대의 이상은 예술에 양식을 두고, 방법은 과학에서 찾는다. - P103

장 발장을 통해 선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죄수는 친절했다. 또한 그 자신도 예전엔 그러지 않았지만 얼마 전부터 친절한 행위를 해 왔다. 그는 변했다. 그는 자신이 비겁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두려움을 느꼈다.
자베르에게 이상이란, 아무런 결점도 없는 사람이 되는 일이었다. 인간답게 되거나 위대해지는 것, 숭고해지는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과오를 저지른 것이다.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되었을까. 자신도 알 수 없었다. 솔직한 심정이었다. 두 손으로 머리를 끌어안고 곰곰이 생각했다. 도저히 말로는 설명할수가 없었다.
장발장을 법의 손에 넘겨줄 것도 생각했다. 장발장은 법률의 포로였다. 그리고 자베르는 법률의 노예였다. 장발장을 붙잡는 동안 그를 놓아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순간도 하지 않았다. 어떤 의미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손이 벌어져서 장발장을 놓아 버린 게 맞았다.
수수께끼 같은 많은 일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는 자문자답했다. 자신의 대답에 두려움을 느끼며 자신에게 물었다.
"내가 박해라 할 만큼 집요하게 추적한 저 죄수, 절망에 빠진 저 남자는, 나를 짓밟고 복수할 기회가 있었다. 원한을 풀고 자신의 안전을해 당연히 복수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나를 살려 주고 나를 용서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랬던 걸까. 사적인 의무였을까. 아니다. 그것은 의무이상이었다. 그러고 나서 나도 그를 용서했다. 또 어째서였을까? 그것도사적인 의무였을까. 아니다. 의무 이상의 무엇이다. 그렇다면 의무 이상의 것이 있단 말인가?" 이 - P216

"목덜미를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것 같지 않소? 어떻소! 그런데런 주먹이 또 하나 있소. 그것이 양심이오!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사람은결코 의무라는 것에 깊이 빠져서는 안 되오. 왜냐하면 일단 의무에 깊이빠져들면 의무는 집요하게 사람을 공격하기 때문이오. 마치 의무에 깊이 들어간 것을 벌하는 것처럼 말이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소. 의무는 그것을 깊이 깨달은 사람에게 보답을 하오. 왜냐하면 의무는 사람을 지옥으로 떨어뜨리지만, 사람은 거기서 자기 옆에 신이 있음을 느끼기 때문이오. 사람은 자신의 창자를 찢는 순간, 자기 자신과 화해할 수가 있는 것이오." - P316

"게다가 의무를 다한다는 것은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얻는 것과 같은 것이오. 또한 내게 필요한 사면은 단 하나뿐이오. 그것은 내 양심의사면이오." - P319

"죽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야. 무서운 것은 진정으로 살지 못한 것이야." - 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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