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2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27
빅토르 위고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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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물질세계처럼 정신세계에도 규정된 중력 관계가 있어, 그 관계의 바탕이 되는 원칙과 요소가 불만을 토로했으리라. 넘쳐흐르는 피그득한 무덤, 눈물로 지새우는 어머니들은 무서운 고발자들이다. 대지가너무도 무거운 압력에 시달리게 되면 신비로운 신음 소리가 어둠 속에서 일어나 무한한 깊이까지 그 소리를 듣게 하는 법이다. 나폴레옹은 시대를 뛰어넘어 고발되었고, 그의 몰락은 이미 예정된 상태였다. 그는 신의 뜻을 거스르고 있었다. - P44

테나르디에는 무엇보다도 간사한 꾀가 많은 침착한 사나이로, 악당치고는 온순한 편이었는데 사실 거기에 위선이 섞여 있기 때문에 그런 종류의 인간들이 가장 질이 안 좋다. - P114

한편 남편 쪽은 머리에 단 한가지 부자가 되려는 계획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 계획을 성공하지 못했는데 그의 훌륭한 재능에 어울릴 만한 무대가 없었던 탓이다. 몽페르메유의 테나르디에는 파산지경에 이르렀다. 물론 파산이라는 말이 재산이 전혀 없는 자에게도 해당된다는 전제를 두고 하는 이야기지만………. 스위스라든가 피레네 지방이라면 이 무일푼 사나이도 백만장자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관 주인은 운명이 매어 놓은 범위에서만 풀을 뜯어야 했다. - P115

"여관 주인이 해야 할 일은 말이야. 누구든 들어온 사람에게는 음식과휴식, 촛불과 난롯불, 더러운 시트와 하녀, 벼룩, 애교 띤 웃음을 팔아야해. 지나가는 놈들을 붙들어서 조그만 지갑이라도 몽땅 털게 만들고, 큼직한 지갑이라면 적당히 가볍게 만들어 주고, 식구를 거느린 나그네는정중히 재워 주면서 남편에게서는 털어 내고 아내에게서는 뜯어내고 아이놈들에게서는 벗겨 내는 거지. 창문 하나 여닫는 데도 돈을 받고, 벽난로 구석, 안락의자, 보통 의자, 걸상, 발판, 깃털이불, 요, 짚방석, 무엇이든 손님이 건드린 것은 일정한 값을 정해 계산에 넣는 거지. 거울에 비친그림자라도, 그것이 얼마나 거울을 닳게 했는지 알아 두었다가 그 값을매겨야 하는 거야. 그 밖에도 만약 손님의 개가 파리를 잡아먹었으면 그값도 모조리 손님에게 씌우란 말이야!" - P116

인간은 빵으로 산다고 하기보단 훨씬 더 많은 긍정으로 산다. 보는 것과 보여 주는 것만으로는 아무래도 충분하지 않으니 철학은 하나의 에너지가 아니면 안 되며, 그것은 그 노력의 결과를 인간을 향상시키는 어떤 것으로 삼아야만 한다. 소크라테스는 아담 속에 들어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낳게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지복의 인간으로부터 현명한 인간이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에덴동산을 리세움 동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 P305

지난날 공증인 서기 노릇을 한 적 있는 포슐르방 노인은 침착성과 뻔뻔스러움을 겸비한 촌사람들의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어떤 종류의능란한 무지는 일종의 힘이다. 아무도 그것을 의심하지 않으므로 누구나손쉽게 속아 넘어가는 것이다. - P324

수도원에 사는 사람들에게 ‘정부‘란 교권을 간섭하는 곳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언제나 이론의 여지가 있는 간섭을 했다. 수도원에서는 규율이 먼저였다. 그리고 세속적 법규는 둘째이다. 인간들이여, 그대들 멋대로 법률을 만들어라.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너희들만의 것으로 간직하라. 카이사르에게 지불하는 통행세는 언제나 신에게 바치는 통행세의 잉여분에 불과하니라. 군주도 교리 앞에서는 무력한 것이다. - P353

수녀원 역시 하나의 감옥이며, 그가 도망쳐 나온 또 다른 집과 불길할정도로 닮았다. 하지만 그는 그것이 같은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않았다. 그는 다시 눈앞에 철문과 빗장과 쇠창살을 보고 있었지만, 그것은 누구를 가두기 위한 것인가? 천사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가 이전에 본, 호랑이들을 둘러싸고 있던 그 높은 담벼락들이 암양들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다시금 보고 있었다.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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