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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임한다 고로 존재한다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1
이동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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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휴대전화기나 컴퓨터로 게임을 온종일 하는 것을 보면 속이 속이 아니다.
그래서 잔소리를 늘어놓기가 일쑤다. 게임을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이라는 것이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잡으면 놓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게임을 알코올이나 마약 그리고 도박과 같은 범주에 넣어
법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게임 중독법’이 발의가 되기까지 했다니
게임이라는 것이 인간의 모든 생활 가운데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저자의 도서 [나는 게임한다 고로 존재한다]를 읽기 전까지는
나 역시 게임은 중독성이 있어서
아이에게 다그치고 시간을 정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게임에 대해 이해하고,
게임에 대한 시각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무작정 게임을 하지 말라고 다그치고 혼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게임 안에 숨겨진 원리를 설명하고,
함께 생각하며 게임을 한다면 기존의 사용했던 게임 저지를 위한
방법에서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게임 안에 숨겨진 수많은 의미와 놀잇감,
그것들을 발견해 가면서 게임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새롭다.
게임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숨겨진 규칙과 질서가 있다.
이것을 잘 알고 게임을 한다면 승리할 확률이 높다.
중간중간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들도 있다.
게임이 학습의 과정일 수는 있다. 게임을 하면서
이길 수 있는 학습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에서 죽는 것은 실패와 두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도전하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 말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정말 그러한가?
게임을 통해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다면
지금까지 수많은 게임이 나왔고,
앞으로도 지금보다 더 많은 게임이 나올 것인데,
그런 게임을 통해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은 정말 동의하지 못한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고, 현실은 그 게임보다 훨씬 더 복잡미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플레이어가 문제라는 말은 새로웠다.
게임이 문제라면 같은 게임 사용자들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도 있는 반면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접근하면 게임 자체보다는 게임을 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된다.
게임을 하는 사람 그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사람이 문제라는 관점에서 인간을 구분 짓고 있지는 않은지,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아가서 게임을 만들고 게임을 사용하라고
광고하는 운영자와 회사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지,
그냥 막 이렇게 경기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하면서 게임을 만들고
팔고 운영하는 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닌가??
게임을 한다면 당연히 현실과 게임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게임에 대한 본질적 비판과 옳고 그름의 시각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얼마나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게임이 판을 치고 있는가?
게임에서 죽는 것은 끝이 아니다. 언제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게임을 어떻게 현실과 혼동하지 않고 문제없이
사용할 것인가는 오직 게임을 만드는 이들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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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