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배신 - 노력하면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착각
베른트 크라머 지음, 이은미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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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책 표지에 “노력하면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착각”이라는 문구가 강력하게 눈에 들어온다. 매일 최선을 다해 복권을 긁는 많은 이들에게 저자는 뼈있는 한마디를 내뱉고 있다. 성공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현대의 수많은 이들에게 성공의 신화를 여지없이 부숴 버리고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많은 증거들은 연구의 결과이기도 하고, 언론의 기사를 인용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성공은 그를 따라가기보다는 오히려 문제를 출제한 이를 처참하게 무너뜨리고 짓밟음으로 자신이 성공할 수 있다는 심리적 편향을 비판한다. 무언가 나보다 남이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시기 질투한다. 그러나 이미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는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레벨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발버둥 치면 칠수록 더 비참함만 가중되는 것이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노력하세요, 성공은 보장 못함”이라는 제목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성공은 허풍선이, 과대망상증 환자, 자아도취에 빠진 자들에게나 어울린다. 성공의 적기의 총체적 상징이요, 언젠가는 비호감이란 게 드러날 인간의 전형적인 특성이라고 말한다. 성공의 공식이 희미해질수록 무섭게 다가오는 것들이 있다. 지금의 직장 생활로는 옛 세대가 누렸던 부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세상은 점점 더 혹독해지고, 신뢰는 여러모로 사라져가고, 지금보다 현실은 더 참담해질 수도 있고, 지금껏 우리가 이루어 놓은 모든 것들이 삽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이 책은 성공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리고 성공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한다. 고민하고 질문하게 한다. 사회학, 심리학, 철학적 관점을 가지고 깊이 있게 통찰하도록 이끈다. 그리고 왜 성공에 대한 착각이 일어나는 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가운데 다양한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훨씬 더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저자는 완벽한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현대 사회 가운데 능력 위주의 생각과 현실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을 내세우지는 못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그렇다고 맞장구치게 하기도 하는 것이 책이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독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이 책이 주장하는 것들을 가지고 지금의 능력주의 사회에서 자신만의 삶을 그리고 그 울타리를 벗어나기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내일 눈을 뜨면 또 경쟁 사회 속에서 어찌 되었든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살아갈 수많은 날들 가운데 늘 도전은 나와 함께한다. 그 도전 가운데 실패하기도 하고, 성공하기도 하겠지만, 그런 삶의 과정속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하라는 것이 이 책은 전해 주는 것이다. 성공에 대한 새로운 관점으로 보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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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귀 뚫기
집영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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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늘 영어라는 언어를 목말라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영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어라는 언어는 하면 할수록 더 어려워졌고, 내 입은 그렇게도 굳게 닫힌 성처럼 완고하게 버티는 건 왜일까? 영어로 대화하는 자리는 슬그머니 피했다. 그래서 영어 울렁증에서 늘 벗어나고픈 욕망이 가득했다. 이 책도 그런 와중에 만난 책이다. 그래서 여느 영어책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는 마음으로 기대하지 않고 펼쳤다. 《영어 귀 뚫기》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될까? 나이가 있는데 귀가 열릴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책을 읽어 나갔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그동안 영어를 단지 공부로만 이해했다는 것이다. 언어는 흡수하는 것이라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저자는 귀 뚫기는 언어의 가장 기본 바탕이 되는 부분이기에 귀가 뚫리면 말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 또한 귀가 뚫리면 글씨가 잘 읽힌다고 한다. 그리고 영어 원어민의 말에 익숙해지면 내 발음이 저절로 원어민화 되어간다고 한다. 그리고 듣기로 인해 말하기와 읽기가 쉬워진다고 한다. 이것은 언어에서 귀 뚫기가 언어 능력을 상승하는 데 기초가 되기 때문에 영어 귀 뚫기가 되기 전에는 영어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고 한다.




갓 태어난 아이가 말을 하지 않고 듣기만으로 1년이 조금 지나면 말을 알아듣고 엄마 말에 짧게 대답하는 것은 일 년 넘는 소리의 경험 임계치가 쌓인 아기의 귀는 저절로 뚫리게 된다. 이처럼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많이 들은 아기의 뇌에는 듣고 본 것들이 쌓여 모국어라는 언어 자동 기억장치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귀가 뚫린 후 정보 글이나 책을 읽으면 어휘력도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동안의 공부 방법의 성과가 현저히 형편없는데도 그 방법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러면 영어 귀 뚫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방법을 저자는 책에서 알려준다.

 

그리고 저자는 귀 뚫기는 어떤 사람에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자신의 영어를 진단해 보면, 첫째, 외국인 말이 안 들린다. 둘째, 아무리 공부해도 말이 안 나오고 외국인 앞에만 서면 떨린다. 셋째, 말은 어느 정도 하겠는데 외국인 말이 안 들린다. 넷째, 외국인 전화를 받을 수 없다. 다섯째, 쉬운 원서도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가 힘들다. 여섯째, 무자막 영어는 보기 힘들다. 이 중 3개 이상 해당하면 귀 뚫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영어를 습득할 때 무자막 영상을 보고 영어 소리를 들을 때 뭉개지는 소리만 듣는데 단어가 도대체 어떻게 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경우 귀 뚫기 전에는 이해할 수 없지만, 귀 뚫기를 하다 보면 알게 된다고 한다. 언어를 습득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아이가 듣는 것처럼 드는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는 너무 조급하고 빠른 성과를 기대하지만, 언어에는 그런 길이 없다. 충분히 들을 때 언어의 베이스가 생기는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그 시간을 견디면 반드시 귀가 뚫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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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가르침, 단독자로 살아라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정영훈 엮음, 김경수 옮김 / 메이트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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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니체의 가르침, 단독자로 살아라》는 수많은 책 주의 하나이지만 그 가르침은 남다르다. 많은 자기계발서와 인생 지혜서가 출판되어 우리 곁에 와 있다. 이러한 시대 가운데 무엇이 우리의 기준이 되며, 무엇을 따라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수많은 질문 앞에 이 책 《니체의 가르침, 단독자로 살아라》는 그러한 질문에 답을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프리드리히 니체의 수많은 가르침 가운데 100가지를 엄선하여 독자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인간은 늘 자신이 주인이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타인이 설계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면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무엇을 믿고,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조차, 그리고 지금 겪고 있는 깊은 고통이 정당한 것인지조차 세상의 허락과 지혜를 구하곤 한다. 이런 시류(時流) 속에서 수많은 위로와 긍정의 메시지가 세상의 책들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전해지지만, 사실 이건 그리 오래가지 않는 임시 처방 약과 같은 것이다. 잠깐은 마음을 달래줄 수는 있어도 마주하는 현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할 때 그것이 삶을 변화시키고 바꿀 수 있는 동력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시대 가운데 이 책 《니체의 가르침, 단독자로 살아라》는 단순히 강해지라고 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회복하기 위한 100가지 실천 지침을 보여준다. 단독자란 단순히 혼자 지내는 사람을 뜻하지 않는다. 수많은 군중 속에서도 타인의 신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척도로 세상을 재며, 자기 결정에 따르는 책임을 온전히 짊어지는 ‘독립된 주권자’를 의미한다. 그래서 저자는 무리 속에 섞여 있을 때 안전함을 느끼는 동시에 ‘나’라는 고유한 존재는 지워지는 시대 가운데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잊은 채 타인의 대본을 연기하는 삶이 아닌 단독자로 살아가라고 말한다.



 

니체는 “나의 사유는 나의 근육과 피에서 나온다”라고 선언했다. 이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관념을 경계한 것으로 진정한 사유는 안락한 의자가 아닌 거친 길 위에서, 삶의 저항력을 온몸으로 받아낼 때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니체는 위로보다 각성을 선택하고, 독자를 달래기보다 불편하게 만들고, 공감보다는 성찰을 요구한다. 그래서 어딘가에는 답답함이 묻어나고 즐거움이 사라진다. 이처럼 그는 급진적이기도 하고 냉철하기도 한 단호함을 드러내는데 그것에서 니체 철학의 본래적 힘을 보게 된다.

 

니체는 현대인에게 달려오는 성장 과정을 순응에서 저항으로, 저항에서 창조로 해석하면서 이야기를 이끌고 간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은 헐겁다. 깊은 사유로 이어지지 않는다. 어디를 펴서 읽어도 될 정도로 가벼운 느낌이 든다. 원문의 맥락을 잘라내고 메시지만 보여주기 때문에 읽는 이들에게는 가볍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것이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니체의 글에는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기에 꼭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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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도 불안할 수 있습니다 - 뇌·마음·영혼을 함께 돌보는 불안 솔루션
이기원 외 지음 / 두란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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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불안해하면 안 될까? 그동안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왜 불안해하느냐는 질타가 교회 안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에게나 불안이라는 거대한 그림자 덮여 있고, 그로 인해 순간순간 불안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며 허둥대기 일쑤다.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이 풍랑 이는 갈릴리 호수에서 거대한 폭풍 앞에 불안해한 것처럼, 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단골손님과 같기에 그동안 기독교가 불안을 마음의 병이나 ‘영적인 문제’로만 치부했던 경향을 넘어 불안의 올바른 이해와 접근 그리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책이기에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는 범불안장애 환자들의 왜곡된 사고 패턴은 대부분 학습된 것이라고 한다. 책 속에서 만나는 기억에 남는 한 문장은 이렇다.

 

“약물치료는 신앙이 약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지혜를 발휘한 것입니다. ‘미련한 자는 자기 행위를 바른 줄로 여기나 지혜로운 자는 권고를 듣느니라’(잠 12:15). 필요할 때 도움을 구하는 것은 겸손과 지혜입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것은 때로 교만일 수 있습니다.” (p. 119)



 

그동안 교회 안에서 믿음이 부족해서 불안하다는 프레임 속에서 혼자 숨죽여 아파했던 이들은 늘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야 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들은 뇌의 작동 원리와 의학적 진단, 그리고 왜곡된 사고방식을 다루는 심리학적 통찰, 이러한 모든 것들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의 선물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혼자 숨죽여 아파하던 이들에게 더 이상 믿음의 실패자라는 프레임을 씌워서는 안 된다. 의료적 치료 또한 하나님의 은혜의 방편이다. 왜 약물 치료도 병행해야 하는지, 그리고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 그러한 모든 과정 속에서 개개인에게 흘러넘치는 하나님의 은혜 영적인 돌봄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세 가지는 톱니바퀴가 맞물려 빠지지 않고 돌아가는 것처럼, 불안으로 인해 삶이 무너지고, 믿음 또한 무너진 이들에게 놀라운 치유의 여정을 선물한다.

 

불안이 있어도 사랑할 수 있고, 불안이 있어도 일할 수 있다. 불안이 있어도 예배할 수 있고, 꿈을 꿀 수도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본인이 원하는 핵심 가치가 아니라 예수님이 나에게 주신 말씀에 근거해서 자신의 핵심 가치를 설정하고 순종해야 한다. 빌립보서 4장 6-7절은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이 구절은 불안이 사라진다고 약속하지는 않지만, 대신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실’ 것이라고 말한다. 평강은 불안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함께하시므로 불안=채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오랜 세월 동안 하나님과 동행 하면서 신앙생활 했지만, 늘 불안을 벗어나지 못한 이들에게 그리고 앞에서 성도들을 인도해 나가는 리더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들이 탈진되는 것은 격려보다는 질타로 인한 것이기에 이 책이 다시금 일어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늘도 하나님의 치유하심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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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ㅣ 세계문화전집 2
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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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만나지 않은 쌍둥이》에는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의 작품들이 이 책에는 수록되어 있다. 두 사람이 만났다는 기록은 없지만, 하지만 산산이 조각난 파편처럼 찢어진 카프카의 글을 찾아 엮으면서 자꾸만 실레의 그림이 떠올랐다는 엮은이의 이야기에 공감이 가는 책이다. 둘은 닮은 점이 많다. 카프카를 대표하는 중편소설 《변신》에서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갑자기 거대한 벌레가 되고, 에곤 실레는 자화상을 통해 뼈가 튀어나오고 관절이 기괴하게 꺾여 있고, 눈은 공허한 모습으로 자신의 몸을 마치 ‘남의 것’처럼 그렸다.

 

저자는 《만나지 않은 쌍둥이》를 통해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를 왜 쌍둥이로 표현할까? 저자의 의도는 따로 있다. 프란츠 카프카에게 아버지는 ‘살아있는 권위’였다. 거구의 사업가이자 가부장적인 아버지 헤르만 카프카 앞에서 아들 프란츠 카프카는 평생 위축되었고, 40세에 죽을 때까지 부모 집을 떠나지 못했다. 에곤 실레 역시 아버지는 ‘죽은 공포’였다. 매독으로 정신이 무너진 아버지가 가족의 모든 재산을 불태우고 죽는 것을 열세 살의 소년 실레는 지켜보았다. 한 사람은 살아있는 아버지에게 짓눌렸고, 다른 한 사람은 죽어가는 아버지의 광기에 시달렸다.

 



《만나지 않은 쌍둥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카프카는 죽을 때까지 무명작가였고, 실레는 외설 화가로 불리며 감옥에 갇혔다. 하지만 혼돈의 시대에 들어온 그들이 온몸으로 받아낸 불안은 영원한 예술이 되었고,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위안과 충격을 동시에 준다. 에곤 실레의 뒤틀린 자화상 속에 흐르는 기괴한 수치심과 공포-특히 1912년 감옥에 구금되었던 이후 실레의 자화상엔 자신감과 수치심이 함께 공존한다. 그것이 바로 카프카가 이 소설을 통해 뱉어낸 ‘신경과 근육으로 느끼는 실존의 비명’이라고 한다. 이처럼 이 책은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의 공통 분모를 찾아냄과 동시에 기존의 평전이나 작품 해설서에서 만나기 어려운 비교와 해설이 덧붙여져서 새로운 독서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만나지 않은 쌍둥이》는 두 사람의 작품을 지금 이 시대 가운데로 끌고 와서는 공감과 해설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그리고 현재의 독자들에게 놀라운 생동감과 더불어 새로운 장르의 해석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결국 카프카와 실레가 살아낸 그 당시의 치열하고 처절했던 삶의 이야기는 어느덧 독자들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놀라운 전개로 이어진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불안, 고독, 자유, 억압, 사랑, 상처, 그리고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막다른 벽 앞에서 인간의 존재함이 무엇인지를 근원적으로 질문하게 함으로 독자들이 자기 내면과 마주하게 하는 놀라운 남남을 보여준다. 카프카는 글로 실레는 그림으로 서로에게 말하지만, 그것을 보는 독자들은 두 사람의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통해 지금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가? 보이지 않은 경계를 넘어 인간 실존의 끝없는 탐구를 이야기하고 있어서 찬찬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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