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이라는 돌
김유원 지음 / 한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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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한국 프로야구 관중 수가 20251,200만을 넘어섰다. 야구에 열광하고 그 국내 프로야구에 열광하는 숫자가 말해주듯이, 이미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야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심판이라는 돌은 야구라는 경기를 통해 그려지는 이야기다.

 

그런데 주인공이 인간이 아니다. 작은 공과 둥근 배트가 만들어 내는 스포츠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야구장으로 오게 만든다. 그리고 야구공 하나하나에 희비가 엇갈리고 열광의 도가니가 된다. 이런 경기를 하는 선수들 미세한 움직임에도 승패가 좌우되고, 경기를 읽어내는 순발력이 그날의 경기를 결정짓게 한다. 세 개의 루를 돌아 홈에 닿을 때 점수가 나지만, 박빙의 경기에서는 그 한 루를 가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어렵다. 결국은 그렇게 3루를 돌아 홈으로 입성하면 한 점이 나는 것이다. 그런데 그 1점을 내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울 때가 있고, 어느 때는 식은 죽 먹기보다 쉽기도 하다.

 



프로야구 심판 홍식은 28년 차 베테랑 심판이다. 그는 정확한 심판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성실했다. 가정적인 남편이며 아버지였다. 그런 어느 날 경기 도중 날아온 볼에 맞고 쓰러진 이후 그의 삶은 달라졌다. 심판 때문에 졌다는 말을 들으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한평생 심판으로 살아온 홍식은 거기서 무너진다. 지금 프로야구는 AI가 심판의 기능을 90% 이상 한다고 생각한다. 심판은 삼진아웃의 판정이나 비디오 판독에서 아웃과 세이프를 구분하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AI와 프로야구 심판 박홍식과 대결이 펼쳐진다. 100개의 공을 투수들이 연달아 던지고 그 공 중에서 AI가 판정하는 것과 3개의 판정이 다르게 되면 지는 경기다. 사람이 AI를 이길 수 있을까? 흥미진진한 경기가 이어진다. 결국 홍식은 98개의 공중 94개를 맞추고 4개를 맞추지 못한다. 보더라인을 살짝 걸치는 공에 모두 볼로 판정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기계라는 한계가 없는 AI와 대결은 이미 진 경기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런 기계가 모든 것을 판정하고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음에도, AI에게 빼앗긴 심판의 자리에 인간 심판이 다시 설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질문 가운데 이 소설은 그럼에도 여전히 인간 심판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의 삶의 깊은 고민을 끄집어낸다. 그리고 프로야구에 열광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AI와의 대결을 제안한다. 인간이 존엄한가? 그렇다. 너무도 존엄하기에 아무리 시대가 급속하게 변화되어도 그 인간의 고유한 자리를 다른 그 무엇도 빼앗을 수 없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야구의 심판과 그들이 내리는 판정은 결국 인간들에게 무언가를 전하고자 하는 나비의 날개짓이다. 그래서 이 책을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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