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의 온도 사전

우리말의 온도 사전 - 체온 36.5℃를 기준으로 보는 우리말이 가진 미묘한 감정의 온도들
김윤정 지음 / 구텐베르크 / 2025년 11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말이라는 것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어감이나 어법이나 듣는 상대방에게 들리는 뉘앙스가 다다르게 들린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말을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말의 온도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이들이 적잖이 많다. 누군가의 말에 상처받아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필요하다.

저자는 13년 차 중학교 국어 교사로 아이들의 빛나는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이 쓰는 말들은 국어사전에 등재되지 않는 외계어 같다.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저자는 닻단어와 쪽단어를 통해 감정의 중심을 잡고 잘 말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닻단어는 감정의 중심축이 되는 핵심단어를 말한다. 각 장(온기, 열기, 냉기, 미온)의 중심이 되는 보편적인 감정들을 ‘닻단어’로 삼았다고 한다. 쪽단어는 닻단어에서 파생되거나 그 결을 함께하는 단어라고 한다.

우리말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참으로 많다. 그리고 다양하다. 그래서 저자는 그런 단어에 담긴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거기에다가 아이들이 쓴 글을 수정하면서 거기에 첨가하고 빼야 하는 단어들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러면 문장의 완성도나 이해도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

저자가 책에서 ‘살갑다’라는 단어를 설명하면서 ‘살갑다’라는 말이 참 묘하다고 생각된다고 한다. ‘살’과 ‘갑다’(가깝다)의 만남이다. 말 그대로 ‘살과 살이 맞닿을 만큼 가깝다’라는 뜻을 품고 있다. 이처럼 ‘살갑다’는 개인 간의 거리가 거리를 측정하지 못할 만큼 멀어져 있고, 쌀쌀맞음과 무관심이 지배하는 세상 가운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단어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구에게나 문해력을 키워주는 놀라운 책이다. 누군가는 쌀쌀맞음의 세상이고, 누군가에게는 무관심의 세상인데 누군가에게는 살가운 세상이라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우리말의 온도 사전》 읽는 독자들에게 마음의 문해력을 키워주고 따뜻하게 해 이 책에 나온 단어들을 연습하고 마음에 새기고 사용한다면, 포근하고 살가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본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겨울날 따뜻한 군고구마 같은 말의 온도를 느낄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한겨울 뺨을 때리는 북서풍의 차가운 공기 같은 말이 될 수 있기에 이 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감정을 적당히 얼버무리는 행동은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 그래서 웬만하면 따뜻한 온기 같은 포근함이 묻어나는 단어들이 더 많이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