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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그림의 마음 - 조선의 두 천재 정선과 김홍도가 옛 그림으로 전하는 휴식과 위로
탁현규 지음 / 지식서재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의 그림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과 더불어 위로도 주고 있다. 이 책은 두 명의 조선시대의 거장들의 그림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다. 1장은 <겸재 정선, 조선의 산수로 휴식을 주다>이고, 2장은 <단원 김홍도, 평범한 일상으로 위로를 주다>라는 제목을 통해 17장의 그림과 함께 설명을 곁들인다. 두 명의 화가를 통해 독자들에게 그림을 통해 위로를 전하고 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서 전시된 진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해도 책 속의 그림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된다. 진품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보단 못하겠지만 저자는 친절하게도 독자들이 쉬 건너뛰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세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그림을 통해 마음의 수양이 된다.
그림과 함께 저자가 들려주는 설명은 그림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와 더불어 그림 속 인물들에 관한 깊은 이해를 이끌어내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선이 지나간 자리에 그리 많은 것이 담기지 않았음에도 아주 작은 인물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화가의 의도가 깨달아지고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설명까지 해 준다. 그래서 감탄한다. ‘아 이런 의미였구나!’ 하고 말이다.


겸재 정선의 그림 <귀거래도>는 정선이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바탕으로 그린 10폭 병풍으로 된 작품이다. 한 폭 한 폭마다 이야기가 들어있다. 한 폭씩 보면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어느새 쏙 빠져들었다. 저자는 <귀거래도>에서 짙은 먹으로 늠름한 소나무를 그리고 있다. 이는 속세의 명예와 이익을 탐하지 않은 도연명의 높고 깨끗한 성품을 상징한다. 왼쪽에는 키가 소나무만 한 활엽수 잎이 무성한데 집에 돌아와 술잔을 잡는 사이에 벌써 여름이 되었단 말인가. 이것이 정선이 대화가인 또 다른 이유라고 한다. <귀거래사> 내용에 매이지 않고 사계절을 자유자재로 누비고 있는 정선의 해학과 마음을 읽게 된다. 또 다른 작품 금강산을 그린 <금강전도> 또한 임을 다물 수 없도록 한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더 깊어 그림에 빠져들어 간다. 정선이 평생 그린 금강산 가운데 최고의 걸작이 <금강전도>라고 한다. 왜 그런지 그림을 보면 알게 된다. 그래서 실제로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까지 한다.


김홍도의 그림은 정선의 그림과는 결을 달리한다. 김홍도의 그림의 매력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다는 것이다. 김홍도의 그림은 평범한 일상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위로받게 한다. 먼저 술에 취해 꽃을 보 안빈낙도의 삶을 이야기한다. 먼저 8폭 병풍의 <고사인물도>는 옛이야기를 그렸기 때문에, 그림 제목을 붙이기가 어렵다. 그래서 옛이야기를 담은 글이나 시구에서 네 글자를 따와서 붙인 것이 <취후간화>이다. 한국어로 바꾸면 ”취한 다음에 꽃을 보다“이다. 이 말은 살짝 취한 후에 반쯤 핀 꽃을 본다는 말로 그림을 보면 너무도 잘 나타나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그림이 꽤 많다. 두 명의 조선시대 위대한 화가의 그림은 많은 이야기를 전해 준다.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그 시대의 이야기가 마음에 위로를 준다. 『조선 그림의 마음』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한 장 한 장마다 놀라운 감동과 이야기를 듣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