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빠진 교회
권수경 외 지음 / 야다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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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빠진 교회는 혼란한 한국의 정치 상황 속에서 교호가 걸어가야 할 길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금의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는 극도의 양극화와 불신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갈등과 이면의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시의적절한 책이 나왔다. 이러한 현실 가운데 어떤 방향으로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며 해석해야 하는지를 여섯 명의 저자들을 통해 교회가 직면한 이러한 사회현상을 신학적 위기로 인식하면서 다시금 복음의 본질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에 빠진 교회는 단순히 교회가 정치에 대해서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빛으로 정치 현실을 비추어 바른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시대적으로 교회가 세속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한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권력의 시녀 노릇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교회가 이 당에 존재하는 이유를 보이게 되며, 다시금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자리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여섯 명의 저자가 모두 고신 교단의 목사님들이라 꽤 보수적이지 않을까? 라는 염려는 기우였다. 생각보다 균형 잡힌 시각을 통해 극우로 치닫고, 극좌로 치닫는 현실 속 정치를 바라보는 눈을 바르게 잡아준다. 오늘날 전 세계를 휘감은 흐름은 극우파의 약진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극우파의 약진에 힘입어 교회 안에서의 극우파도 득세하고 있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런 상대적인 흐름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해야 할 교회가 그런 상대적인 것 가운데 하나를 마치 복음인 양 내세움으로써 결국 하나님의 구원을 이 땅의 이데올로기로 추락시키는 일이 오늘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비판을 벗어나 교회의 강단이 정치의 도구가 되는 것을 강력하게 경계한다. 교회 강단에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며 어느 한쪽으로 그것을 유도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빙자한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 교회는 복음 중심에 서 있어야 하며, 강단을 맡은 목사들 역시 복음에 온전히 녹아서 복음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이 책은 그런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이 가리키는 한국 교회의 나침반은 지금 어느 쪽을 가리키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해 준다. 그래서 독자에게 신학적 배경이나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지금 한국 교회를 진단할 수 있는 깊은 통찰을 제시한다.

 

교회는 정치에 민감해야 할까? 정치에는 관심이 없어야 할까? 교회는 극우나 극좌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에 중심을 삼고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한국 교회가 직면한 현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현실 가운데 교회가 올바르게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세상이 말하는 비겁한 도피가 아닌 정당하고도 복음적인 회복을 말하고 있다. 또한 아예 세상과 분리되어 아무런 관심이 없이 나만 거룩함을 유지하면 된다는 것도 아니다. 정치에 빠진 교회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워진 교회가 온전히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말씀을 외치고 바른 신학적 길을 제시하여 바른길을 보여주므로 교회가 세상에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이자 경고임을 강력하게 이야기한다. 바른 정치적 시각과 바른 신학적 통찰을 보여주는 책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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