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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의 지식 - 9가지 질문으로 읽는 숨겨진 세계
윤수용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7월
평점 :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정의하는 것처럼, 타자는 자기의 상을 형성해 주는 거울과도 같다. 이처럼 국가 간 관계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드러낸다. 이 책 『시선 너머의 시선』은 9개 나라(덴마크, 싱가포르, 미국, 아이슬란드,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중국)의 사례를 통해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각국 사회를 해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선진국이라는 나라들 역시 우월함이라는 인식의 틀을 벗어나게 되면, 놀랍게도 우월해 보이던 그들의 모습이 그리 우월하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결함과 상처를 가진 존재라는 것이다. 더불어 선진국이라는 규정 자체도 하나의 환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때 타자라는 거울을 제대로 마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믿었던 이상(理想)의 모습이 이상(理想)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먼저 덴마크에 대해서 저자는 이상적인 행복한 사회의 모습은 감추어진 함께 고통을 나눈 일부 사람들만을 위한 배타적인 연대의 도구가 되었다고 말한다. 겉으로 드러난 사회 속에 숨겨진 아픔을 이야기한다. 세계 최고 세금에도 ‘행복한 납세자’들이 사는 나라로 알고 있지만, 거기에는 숨겨진 외부인들에 대한 냉혹한 배척은 드러나지 않는다. 행복이라는 빛 좋은 개살구가 만들어 낸 이면에 드러난 그 불행의 그림자를 명확히 보게 된다. 모든 이들이 추구하는 이상향(理想鄕)은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이다.
미국에 대한 저자의 결론은 ‘청산되지 않은 과거’다. 왜 청산되지 않은 과거인가는 미국 남부의 사람들이었던, 200년 전 일부 소수 농장 소유주의 흑인들을 탄압하고 희생시킨 역사 때문이다. 미국이라는 아메리칸 드림의 이야기 뒤편에 숨겨진 흑인 탄압의 잔혹한 역사는 미국이라는 여전히 건재하고 세계 1위 국가라는 허울 좋은 모습 속에서 청산하지 못한 과거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억압과 희생의 그림자는 익숙하고 아름다운 것으로도 덮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에 대한 평가가 '콤플렉스의 거울'이다. 일본 지상파 방송에는 왜 서양인만 자주 보일까? 라는 질문은 일본의 넘지 못하는 서구 중심적 콤플렉스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망령으로 세계의 패권을 움켜쥐려고 했다. 섬나라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그런 패권주의는 패망과 더불어 서구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지고 겉으로 드러나는 착함과 ‘no’의 이미지를 벗어 선한 민족처럼 꾸미고 있다. 하지만 숨겨진 그들의 속내는 서구를 향해 열렬히 구애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잘못된 가치관은 지금의 일본을 더욱 옥죄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9개의 국가들 모두 숨기고 있는 면면들은 그 나라들을 더욱 숨쉬기 어렵게 한다,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국민성과 나라의 모습들은 지금 우리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모습과 흡사하다. 그래서 이 책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