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의 팡세
블레즈 파스칼 지음, 강현규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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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즈 파스칼은 젊은 천재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였고, 열여섯에 기하학 정리를 완성했고, 스물한 살에는 세계 최초의 계산기(파스칼린)를 만들어 냈으며, 진공 실험과 확률 이론까지 선도한 근대 이성의 상징이다.

 

이렇게 과학계에 지대한 영향과 공헌을 한 파스칼이 돌연 서른한 살의 나이에 과학계를 떠난다. 그가 그렇게 된 이유는 바람송이 다리에서의 신비 체험이후라고 한다. 파스칼이 무너지는 육신과 싸우면서도 신과 인간, 존재와 구원, 고통과 욕망에 대한 사유를 메모에 남겼고, 훗날 그 단상들을 팡세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온 것이다.



 

그가 살아내어야 했던 17세기는 유럽의 회의주의와 신학 논쟁 그리고 인간 실존에 대한 근본 물음이 난무했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 가운데 파스칼이 견뎌야 했던 내면의 부서짐과 신 앞에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살아낸 흔적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들어있다.

 

이 책의 역은이는 그가 특정 교리를 옹호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사실은 그 당시 기독교 신앙에 깊이 들어가있던 파스칼의 하나님()을 향한 신앙고백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하기에 지금도 이렇게 우리가 그의 외침을 책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팡세는 다양한 버전으로 많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독자들이 읽고 자신의 삶과 대조할 수 있도록 해놓은 잠언과 같다.



 

파스칼이 본 인간을 "누구보다 비참하고, 누구보다 위대한 존재"였다. 그러한 파스칼의 인간 이해가 이 책에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이 책에서 파스칼의 번민과 고난에 대한 이해와 신에 대한 부르짖음과 삶에 대한 여러 가지 단상들을 보게 된다. 그가 그렇게도 신과 함께 잇고자 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읽어나가야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짧은 단문으로 된 구절들이 한 장 한 장 우리를 만난다. 그리고 그 속에 들어 있는 파스칼의 번민과 부르짖음이 독자에게 절절하게 다가온다. 살면서 부딪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하여 파스칼의 짧은 글들이 나의 삶의 문제를 꼬집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공감되는 내용이 많다. 인간이 살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욕망과 욕구와 상처와 왜곡된 자아의 허무성 등을 만나게 된다. 파스칼이 전하는 신 인식은 이성이 아닌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천천히 생각하면서 읽어나가길 추천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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