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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강자의 철학 - 파괴는 진화의 시작이다
민이언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저자는 니체 철학을 통하여 철학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 철학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금언의 철학자’라는 니체가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그것을 증명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철학은 그리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누구나 철학의 이해하고 쉽게 읽을 수 있다면 철학은 쉬운 학문이 될 것이다. 그러니 철학자 특유의 사유가 말(言), 즉 언어를 어렵게 구사한다는 데 있다. 니체 역시 ‘읽히지 않는’ 글을 썼다고 자평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1장에서 껍질을 깨는 것에 대하여 말한다. 무엇의 껍질을 깨는 것일까? 저자는 관성과 타성의 껍질을 깨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데카르트의 ‘코기토(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에 대한 비판으로 자크 라캉의 『에크리』 중에서 한 구절을 소개한다. “나는 내가 생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나인 것’에 대하여 생각한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보면 그을 풀어가는 방식이나 글의 배열에 있어서 그리 유려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글을 읽는 독자들이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자는 철학자들을 대거 인용하고 불교 화엄경 같은 것도 인용한다. 또한 철학자들을 수없이 호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저자의 철학에 관한 다독적이고 방대한 자료 인용의 수고가 독자들이 책을 읽어 나가고 이해하는 데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다. 저자가 추구하는 철학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글의 전개는 조금 아쉽다.
니체의 철학을 낱낱이 해부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자신이 따르는 종교적 이론으로 니체를 사용한다. 그런데 저자가 말하는 니체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그 대단함은 일종의 자기과시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따라가는 철학은 그 철학의 모호성과 헤아릴 수 없는 근저에 쌓인 불안함의 표출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이 철학자들을 만든 것인가? 제아무리 위대한 스승이나 철학자라 할지라도 그는 인간일 뿐이다, 그럼에도 니체가 말하는 철학이 강자가 되는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이 깊이 있다고 그래서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고 하는 바를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