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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까이 죽음을 마주했을 때 - 자녀 잃은 부모의 희망 안내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지음, 오혜련 옮김 / 샘솟는기쁨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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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인간은 이 땅에 태어나서 언젠가는 죽는다. 그 삶이 짧은 이들도 있고, 긴 이드들도 있다. 죽음을 대하는 모든 이에게는 억누를 수 없는 이별의 고통이 뒤따른다. 그런데 어린아이일수록 그 고통은 더 깊고 심하게 몰아쳐 온다. 죽음은 인간을 고통의 깊은 수렁에 빠지게 하고 이별로 인한 크나큰 상실감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 죽음 앞에 처연한 이들은 그리 없다.
책 표지에 저자를 소개하는 내용이 경이로울 정도다. 20세기 100대 사상가, 죽음학의 효시,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 자녀 잃은 부모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책! 스위스 출신의 정신과 의사로 평생 죽음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던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죽음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는 책이다. 죽음은 소멸이 아닌 ‘옳겨감’이라는 것은 기독교의 근본 교리이다. 이처럼 기독교는 다시 만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것이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자녀를 잃고 상실감에 빠진 부모들에게 저자의 책은 단순한 희망을 넘어 놀라운 길을 제시한다. 저자는 죽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할 것인가를 통해 영적인 길을 연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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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잃은 부모의 상실에 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잠잠히 전하고 있지만, 그 일을 당한 당사자인 부모들이 겪어야 하는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블랙홀 같은 현실을 담담히 전한다. 그리고 그렇게 아이를 잃은 부모들에게 이 책은 소망을 전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다.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또 다른 출발점에 서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금 시작하는 이 땅에서의 작별이다. 삶의 연속성이다. 이 죽음은 그래서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세상의 모든 것과 작별하고 새로운 시작의 출발이기에 다시금 만남을 소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별이 슬프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더 사랑하기를 강조한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최고로 사랑해야 이별이 슬프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장례식에서의 조문과 장례식 과정에서의 슬픔의 표현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비록 어린 가족, 형제자매의 죽음이더라도 장례식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우리가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죽음’에 대해 한 걸음 더 나아가 깊은 이해와 특히 어린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슬픔을 깊이 있게 헤아릴 수 있도록 해준다. 죽은 많은 이들에게 고통이지만, 천국의 소망이 있다면 죽음이 끝이 아님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