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게 준 길입니다 - 스치는 바람 소리도 하나님 세상
장진희 지음, 김주은 일러스트 / 샘솟는기쁨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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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장진희 작가는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꽃잎이 흩날리는 순천 땅에서 태어났다. 믿음의 부모 밑에서 자라 김영춘 목사와 결혼하여 두 딸을 낳고, 2003년 그이름교회를 개척한 사모이기도 하다. <당신이 내게 준 길입니다>는 장진희 작가가 일상에서 느낀 삶의 이야기를 그려낸 수필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느끼고 깨달은 행복을 글을 통해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작가의 일상을 따라가면서 함께 공감하고 함께 웃게 된다. 과하지 않는 그녀의 글들은 그녀만의 섬세한 문체와 감성적인 표현으로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목사의 사모의 자리보다는 작가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려 보이는 작가의 삶은 어릴적 경험했던 것들을 나누고 있었다. 처음 소개되는 한 주먹 감꽃의 식사는 어린 시절 유난히 감나무 아래에서 감꽃을 주워 감꽃 목걸이를 만들던 누이가 생각나게 하는 글이었다. 감꽃은 작은 모양을 하고 있고 꼭 왕관 같이 생겼다. 감꽃은 저자의 말대로 처음에는 떫은 감처럼 약간 떫은맛이 난다. 그러나 계속 씹다 보면 감꽃 특유의 맛이 났던 기억이 난다. 추억이라는 것이 이렇듯 글 한 줄에도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저자의 글은 화려하거나 기교가 많지 않다. 무심한 듯 무덤덤하다. 그리고 강렬한 유화처럼 눈길을 확 끄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파스텔 색조의 그림처럼 가슴으로 스며들어 온다. 가랑비에 온몸이 젖듯이 서서히 감동의 불길을 타오르게 한다. 언어가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무거운 것 또한 아니다. 공감의 능력이 대단하다. 글이 계속해서 일고 싶어진다. 단단히 기본기가 없으면 이런 글들은 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잘 읽혀지는 것 같다.

 


건조한 삶의 한 자락이 저자의 이야기로 적셔진다. 그래서 새벽에 풀잎 끝마다 조롱조롱 맺힌 이슬처럼 영롱하기까지 하다. 글을 읽을 맛이 난다. 음식에 맛이 있듯이 글이 낫이 있다.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디. 작은 시골교회 어려운 목회 환경 속에서 견디는 목회자의 눈물도 담겨 있다. 그런데 버티는 것은 작가의 글이 아닐까? 건조하고, 비포장 된 신작로 같은 마음을 여름날 소나기 한바탕으로 시원하게 하는 것처럼 그런 시원함도 주는 책이다.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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