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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ㅣ 열림원 세계문학 6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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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외로움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일까? 인간은 이미 고독과의 싸움을 하면서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런 고독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려는 작품이다. <슬픈 카페의 노래>는 인간의 본질적 외로움을 통해 인간 본연의 깊은 고독과 마주한다. 저자의 깊은 고독이 주인공 어밀리어를 통해 드러나는 것 같다. 시작하는 분위기가 황량하다. 한때 마을에 카페가 있었다. 이 카페는 토요일 밤마다늘 손님으로 북적였지만 어밀리어의 전 남편으로 인해 카페가 문을 닫게 되었다. 그 카페는 사실 카페가 아니었고, 미스 어밀리어가 아버지에게 건물을 물려받을 때만 해도 주로 사료와 비료, 곡식이나 코담배 같은 것을 파는 생필품 가게였다. 미스 어밀리어는 부자였다. 그녀는 키가 큰 데다 골격이나 근육도 남자 같았다. 그녀의 결혼 생활은 10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끝이 났고, 이 잠깐의 결혼 생활 이후 그녀는 늘 혼자였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그리 뛰어나거나 빼어나지 않는 평범, 아니 그보다 더 사람들에게 보잘것없는 존재로 보이는 사람들이다. 드라마에서라면 스쳐 지나가는 행인 정도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의 사랑과 인간관계를 통하여 그들이 이 책에서는 주류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주인공 어밀리어는 여성으로 매우 큰 키를 소유했다. 사팔뜨기였지만 그것만 아니었으면 꽤 잘생긴 여자였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고, 후딱 해버린 결혼과 10일밖에 되지 않는 결혼 생활로 인한 남편과의 헤어짐, 그러나 그런 어밀리어가 사랑하는 남자가 따로 있었는데 꼽추인 사촌 라이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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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먼은 키도 작고 꼽추였지만 성격도 좋고 친화력도 좋아 많은 이들을 끌어모으고 사람들과 잘 어울렸고, 라이먼이 온 이후 그녀의 삶은 행복하고 즐겁게 된다. 그리고 라이먼으로 인해 그녀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던 생필품 가게가 카페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그 조용하던 시골 마을이 카페를 중심으로 즐겁고 행복해지는 마을로 변하게 된다. 이런 변화 속에서 어밀리어에게 라이먼은 사랑하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관계 또한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메이시가 교도소를 나와 마을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마을의 놀이터 같던 카페는 메이시로 인해 문을 닫게 된다. 라이먼과 메이시 그리고 어밀리어, 이 세 사람의 삼각관계가 글을 이끌어가는 중심 주제다. 하지만 이러한 삼각관계에 대한 그 어떤 설명도 이해시키려는 노력도 이 책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서로에게 끌리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이유를 독자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메이시와 어밀리어의 사랑과 결혼이 어떻게 그리 쉽게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결혼하고서도 단 한 번도 자신의 곁을 내어주지 않은 어밀리어의 마음과 곱추인 친척 라이먼을 사랑하게 된 과정이나 이유 역시 설명하지 않는다.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듯한 소설의 전개는 저자가 독자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한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사랑하고 사랑을 주는 사람으로 보여지고 싶다는 것을 말한다. 누군가는 사랑받는 것이 편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것이 편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인간의 사랑에서 함께 함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보게 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