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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 - 나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울프의 편지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박신현 옮김 / 북다 / 2024년 9월
평점 :
한 시대를 움직인 여성 모더니스트의 편지글들을 읽는다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어서 많은 공부가 되기도 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선구적 페미니즘을 이룬 여인이다. 어렸을 때 겪었던 의붓오빠의 성추행은 그녀를 평생 극심한 정신병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했으며 그로 인한 것일지는 모르지만 그녀가 겪었던 그 비극의 생을 1941년 스스로 강물에 몸을 던짐으로서 마감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버지니아 울프, 그녀가 살았던 시대는 정치와 사회의 격변이 일어난 시기이다. 이러한 산업화는 급속한 경제 발전과 더불어 도시화의 가속을 불러왔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화는 또 다른 폐단을 불러왔는데, 노동의 착취, 여성의 억압, 계층간 갈등 등 수많은 문제점들이 표출된 시대였다. 이러한 시대 가운데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의 글을 통해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개인적 자유를 강하게 주장하는 페미니즘의 선두 주자가 된다.
이 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는 버지니아 울프의 96통의 편지가 실려 있다. 그녀의 삶 가운데 경험하고 겪었던 수많은 이야기가 편지가 되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사랑과 우정,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그녀의 깊은 우울과 마주하게 된다. 어떤 면에서는 강한 시대적 전사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사회적 억압에 분연히 일어서고 자신이 느끼고 있는 자유에 대한 고뇌를 편지 속에서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녀가 알리고자 했던 것은 문학이라는 장르를 통해 끊임없이 던져진다. 그녀가 살았던 그 시대는 사실 여성이라는 지위가 그렇게 고개를 들고 자신의 주장을 봇물 터지듯 쏟아낼 수 있는 시대는 아니었다. 그럼에 불구하고 그녀는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는 편지글을 통해 내면에 묻어둔 이야기를 솔직하게 쏟아낸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묻는다. ‘온전한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는가?’ 현시대에서 독자로서 그녀를 만나는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눈길을 돌리게 한다.
버지니아 울프 그녀의 편지들을 읽으며 그녀가 처했던 그 단단한 사회의 깊은 절망을 어떻게든 깨트리려고 노력했던 그녀의 마음이 보인다. 이 책은 각주를 통해 독자들이 그 당시의 상황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울프의 편지들을 시대순으로 배열함으로써 더 깊은 그녀의 의식 어떻게 변화의 과정을 밟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부록으로 제공된 에세이들은 더 깊은 그녀의 문학 세계와 사상을 알 수 있는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