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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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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 실격"은 워낙 유명한 책이다. 많은 출판사에서 여러 번역본으로 출판되었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요조’이다. 워낙 좌충우돌하는 삶을 살았다. 부유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요조’의 삶은 그리 부유하지 못했었다.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사회 부적응자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된 삶을 산다. 가족들 역시 이런 ‘요조’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어른이 되었어도 그의 삶은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술에 빠져 살아간 삶이었다. 여인을 탐닉하고, 도박에 빠져서 이리저리 정신 없이 방황하는 사람의 끝은 결국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는 추락의 삶이었다. 그렇게 그는 낙인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처절한 물음 앞에 서게 하는 작품이다. 인간 본성에 대한 물음이 끝없이 이어지며 읽는 내내 괴롭힌다. 왜 이토록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만을 부각시키는가? 무엇이 저자에게 이리도 인간의 피폐한 모습과 더불어 날카로운 송곳과 같은 시선으로 ‘요조’의 삶을 파헤치고 있는가? 단순히 한 개인의 불행한 삶을 따라가면서 그려내는 이야기가 아니다. 저자인 다자이 오사무는 ‘요조’라는 한 인간을 통해 끝없이 추락하고 망가지고 더 이상 내려갈 것 없는 인간의 본성이 이리도 더럽고 악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무저갱과 같은 것임을 처절하고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그러한 ‘요조’를 통해 그를 바라보는 제삼자의 입장은 나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를 향한 사회적 편견과 위선으로 가득한 군상들을 보여준다. 그래서 읽는 내내 가슴 깊이 먹먹함과 더불어 깊은 아픔을 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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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에는 어렵지 않는 문체로 쓰여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내용이 가볍지 않다. 우울이라는 감정이 생각의 방 전체를 도배한다. 이 오리지널 버전은 얇은 책이지만 여전히 일기는 거북하다. 이 어두운 세상에 던지는 다자이 오사무의 일갈이다. 죽어가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라기보다 그 인간 속에 깊이 숨어있는 어둡고 침침하고 끝 모를 불안을 저자는 ‘요조’라는 이물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이 시대가 불안이 판치는 시대다. ‘요조’와 같은 어두움이 세상을 덮고 있다. 무엇 하나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지 못한다. 이 사회가 병들어 죽어가는 ‘요조’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두운 사회의 일면들이 ‘인간 실격’을 통해 더 깊이 다가온다. 책은 깊이 있는 독자를 몰아간다. 인간 내면의 우울함이 읽는 내내 독자들을 괴롭힌다. 수작이다. 깊은 사색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