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 1928, 부산 ㅣ 나비클럽 소설선
무경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5월

무경이라는 작가의 생소함에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나만 잘 모르는 작가였다는 것이다. 이미 계간 미스터리(2023 가을호) 신인상을 수상할 만큼 탄탄한 실력을 갖춘 작가라고 한다. 또한,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으로 호평을 받은 작가라고 하니 더 관심이 가게 되었다.

배경은 일제 강점기이며,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야기의 무대가 부산이다. 주인공 천연주의 취미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장르는 이상하고 진상을 쉽게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였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경영하는 ‘흑조’라는 다방에 앉아 종종 찾아오는 손님들로부터 온갖 기이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그 기이한 이야기의 이면에 숨은 이야기를 풀어서 들려주곤 하면서, 곤란함을 해결하고 싶은 손님들이 서서히 늘어갔다. 예기치 않는 불의의 사고로 온몸이 화상의 후유증으로 걷는 것이 고통스럽고 삶의 의욕이 떨어질 때 동래온천에서 온천을 하면 요양하면 좋아진다는 아버지의 말에 어쩔수 없이 기차에 오르는 연주는 종착역인 부산역에 도착하기 전에 혼절한다. 이로 인해 구포역에서 내려 구포 면장의 집에서 며칠을 지내게 된다.

그런 연주에게 다가오는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연주. 연주는 기이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이야기 속에 숨어있는 진실들을 알게 되고 구포에서, 동래온천에서, 부산역 인근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풀고 만다. 사건의 핵심을 꿰뚫고 있는 연주는 다양한 시선과 관점으로 사건을 풀어 나간다. 전면에 나서지 않고 관련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야기의 전개가 재미있다. 사건들마다의 풀어 나가는 천연주의 매력을 보게 된다. 이야기에 반전도 있다. 이야기의 배경이 일제 강점기라서 그런지 작가가 그려내는 시대상이 꽤 흥미롭다. 작가가 시대를 읽어내는 눈을 통해 그 시절의 부산을 그리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전개가 소설 속으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재미있게 읽었다. 뭔가 숨겨진 주인공과 이어지는 사건들 그리고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단숨에 소설에 빠져들게 한다. 마담 흑조의 탐정 이야기는 한 매력을 던져 준다. 하지만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긴박함이라든가 더 강렬한 그 무언가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그래도 재미있고 신선한 이야기라서 소설 속으로 빠진 시간이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