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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당신, 어떤 가요 - 무해한 시간의 플레이리스트
강상준 외 지음 / 새벽감성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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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오늘의 당신, 어떤가요]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안부 인사 같다. 그런데 한 걸음더 나아가면 '가요'에 대한 이야기, 즉 음악이야기라는 것을 느낀다. 이 책은 9명의 작가들이 쓴 에세이다. 책을 읽으면서느끼는 것은 저마다의 인생의 음악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쓴 에세이는 마음 한 켠을 아리게 하기도 하고 따뜻하게 하기도 한다. 거기에 더하여 음악 에세이에 담긴 내용은 그리 평범하지 않은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처음에 실린 <히트곡이 없얻 뮤지션입니다>는 무작정 음악을 하고 싶었던 저자의 음악이야기다. 돌연 서른 한 살에 음악대학에 입학을 한 저자, 오랜 꿈이 음악을 하며 사는 것이었다. 독립서점을 알게 되고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던 시절을 추억한다. 독립서점에서의 공연, 그리고 위로, 그 어떤 메시지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누군가는 왜 그렇게 샤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저마다의 삶의 길을 논하는 건 오지랖임을 깨닫는다.
이 책은 저마다의 음악의 길을 가면서 거기에서 느끼는 자신 만의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래서 어는 순간 그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게 된다. 무엇이 정답이라고 하기에는 인생은 많은 숫자의 조합처럼 어렵고도 복잡 미묘한 것이다. <길 위에서 여행을 노래해, 나와 함께 걸으래>에서는 저자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노래하며 쓴 글이다. 노래를 하며 걷는 기분은 어떨까? 인생이 노래 안에 담겨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반짝이는 끔을 발견한다. 노래 안에 담긴 인생을 보면서 우리에게 인생이라는 것이 노래일수 밖에 없음을 진하게 느끼게 된다.
9명의 저자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는 그들에게 노래가 없어서는 안 되며, 음악이 존재하지 않는 삶은 상상할 수 없음을 보게 된다. 무엇이 그런 삶으로 이끌었을까? 마음이 괴롭거나 어수선할 때 듣는 음악은 그 노래를 하는 뮤지션과 동화되어 자신이 그 속에서 함께 추억을 공유하게 된다. 한 명 한 명의 에세이는 가을의 고즈넉함과 겨울의 알싸함을 함께 가져다 준다. 무엇보다도 각자가 느끼는 음악의 감성들이 다르게 독자들에게 전해진다. 그 따뜻함과 그 아린듯한 감성은 누군가에게는 동질의 질감으로 다가오고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된다. 어쩌면 이들 모두 저마다의 음악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작은 촛불처럼 빛이되고 따스함이 된다.
그래서 책의 제목처럼 [오늘의 당신, 어떤가요]라고 안부를 물어온다. 그 안부 속에는 9명 각자가 전하는 자신만의 노래가 담겨 있다. 하나 하나 playlist에 저장하고 한곡씩 꺼내어 들어본다. 이 가을에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듣게 되는 인생의 곡들이 저절로 미소짓게 한다. 인생이란 게 대단한 무언가를 해야지 빛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충실할 때 빛나는 보석이 되는 것이다. 오늘도 이 책을 손에 끼고 숲길을 거닐어 본다. 그리고 햇살이 살짝 비치는 나무 그늘아래 앉아 책장을 넘긴다. 음악이 play되어 흘러 나온다. 이 계절에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듣는 책이다. 감사하다.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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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