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고(故) 이어령 교수의 책들은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즐거움이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이어령의 서원시라해서 시는 아니다. 수필이나 이어령 교수의 인터뷰에 대한 해설이라고 하는 게 이 책의 성질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열세 편의 글을 묶어서 출판한 것으로 열세 편의 글은 주로 자신의 생각을 대중들에게 설득시키는 글들로 대부분이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깊은 생각과 통찰을 요구한다. 찬찬히 읽어나가다 보면 저자가 추구하는 사상이나 저자의 마음을 알 수 있고 또한 공감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깊은 생각 없이 그저 저자의 유명세 때문에 읽는다면 저자가 의도하는 글을 읽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날게 하소서'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개인이나 국가나 도저히 걷는 것을 해결 안 될 때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하나의 소원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날개를 달라는 기도다. 그래서 나는 실제로 해마다 그렇게 기도를 드렸다. 그게 바로 이 시를 낳게 된 동기요, 기도였던 것이다.” 해마다 싸움박질하는 정치인들에게나, 풀이 죽은 기업인들, 불행을 당한 가족들에게 저자는 너나 할 것 없이 똑같이 가졌으면 하는 날개의 꿈을 말한다.

‘날게 하소서’는 저자가 이 시를 쓴지 14년 만에 한 권의 책의 머리말처럼 쓰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새 옷을 입고 다시 한번 날게 된 책이 이 책이라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열 세 개의 think로 이어지는 제목을 따라 자신의 생각을 펼쳐놓고 있다. 각 think마다 저자가 말하고자하는 내용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래서 저자의 의도가 think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다양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고 그 던지는 말들속에서 저자가 의도하는 것들을 읽을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저자의 지식의 스펙트럼이 넓은 것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이 책에서 열거하는 생각의 단편들은 저자의 깊은 지식과 지혜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전혀 접촉점이 없는 것같은 주제들을 끌어와서는 독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킨다. 각각의 다양한 주제 안에서도 음악가들이 같은 곡을 연주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변주로 청중들에게 다가오는 것처럼, 저자의 이러한 변주는 생각의 확장과 더불어 거대한 대자연 앞에 서서 상상의 날개를 펼쳐서 날아오르는 것처럼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글이 길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깊은 맛을 내는 한식 한 그릇을 대하는 것처럼 글을 읽는 동안 행복한 시간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미 서두에서 말한 것 같이 깊이 있는 그의 글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면들이 있다는 것을 참고해서 읽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적극 추천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