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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데니스 존슨 외 지음, 파리 리뷰 엮음, 이주혜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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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 눈길을 끈다.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는 이 책의 첫 번째 실린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에 나오는 말이다. 이 책은 편집자의 글에서 말하듯이 가장 성공한 작품만을 모은 선집이 아니다. <파리 리뷰>가 발표한 단편소설 중에서 열다섯 편을 추려 옮긴 것이다. 여기 모은 ‘본보가 소설’들이 독자에게 소설이 형식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으며 여전히 어떤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지, 또 얼마큼 큰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는지 알려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편집부의 말이 여운으로 남는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장르의 대가 15명에게 <파리 리뷰>가 발표한 단편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고르고, 그 소설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결정적인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 부탁을 받은 대가들이 각 작품의 끝에 작품에 대한 평을 실어 놓았다. 이들의 작가에 대한 평을 읽으며 어쩌면 이들의 추천이나 작품의 해설이 나같이 단편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나 작가 지망생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편소설마다 나름의 장점도 있고, 단점도 보였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단편도 있었지만, 이게 무엇을 말하는지 아리송한 작품도 있었다. 좋았던 점은 다양한 시도들과 상상력을 겸한 작품들로 인해 소설에 관한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 세계의 여러 나라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한 번에 읽을 기회여서 좋았다.
15편의 작품들은 저마다 색다른 매력이 있다. 그중 가장 마음이 가는 것은 “궁전 도둑”이다. 이야기의 전개가 흥미롭고 흡인력이 강하다. 씁쓸한 결말 때문에 뒷맛은 개운치 않다. 하지만 작가의 들을 풀어나가는 능력이나, 작품의 전개는 매력적이다. 이 작품을 추천한 로리 무어는 그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케닌은 “화자가 우리의 경외심을 일으킬 만한 이미지와 사건을 돌이켜보게 한다. 특히 권력과 사회 계급에 집착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봉사와 헌신, 정의를 실천하는 것을 중시하는 사람들을 돌이켜보게 한다.”(p.188)
이 작품은 2002년도에 영화 '엠퍼러스 클럽'으로도 제작되었다. 열다섯 편의 소설은 저마다 의 묘한 매력이 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 가운데 현재의 상황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알아보려고 온 힘을 다해 읽어나갔다. 공감에 이르기도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하면서 단어들을 조합해 보기도 했다. 단편마다 각각의 색깔로 인생을 표현하고 다양한 삶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독특한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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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