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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태도가 과학적일 때
이종필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평점 :
태도가 과학적이라는 말이 무슨 의미일까?
책의 제목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자신이 ‘얼리어댑터’로서 21세기에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시대를 조금은 앞서고 있다는 자부심이 2016년 이세돌-알파고의 대국에서 여지없이 무너졌음 고백한다. 그 일을 겪으면서 자신 기껏해야 ‘20세기의 과학자’에 불과하다는 엄연한 사실 앞에서 그 충격을 오래도록 간직해야 했음을 말한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은 한국 대중문화를 획기적으로 버꾼 사건이었으며, 1997년 IMF가 터지기 전까지 우리 세대의 20대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열매를 가장 많이 섭취했음에도, 지금의 젊은 세대들에게 ‘영끌’, ‘헬조선’, ‘이생망’을 불려주게 되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과학을 연구한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과학의 관점으로 이 세대를 조명해보는 것이 자신이 쓸 수 있는 최선의 반성문이라고 하면서 이 책을 저작 의도를 밝힌다. 이 책은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Ⅰ.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모두 과학을 한다. Ⅱ. 과학은 왜 그리도 성공적이었을까. Ⅲ. 과학하는 태도, 의심과 초협력. Ⅳ. 21세기, 일상으로서의 뉴노멀을 준비할 때.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하는 것이 대학이다. 이제는 대학의 존재 이유에 심각한 질문이 던져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불러온 21세기 정보혁명은 정보의 생산과 유통, 소비의 모든 단계를 획기적으로 전복했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으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강제되면서 대학의 존립 이유에 대한 의문점은 크게 증폭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대학은 위기에 놓여 있다. 첫째,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대학이 길러내지 못하고 있고, 둘째, 급격한 인구감소로 지금의 대학 정원이 머지않아 수험생의 수를 넘어설 것이고, 셋째 온라인 수업의 단점들이 드러나고 있어서, 굳이 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의문 앞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점들과 그 의문점들에 대한 저자의 답변 제시는 수긍이 간다. 그리고 재미있다. 이렇게 4장까지 저자는 왜 과학이 이리도 성공적인가를 말한다. 과학이 어려운 이유는 원래 어렵다고 답한다. 과학이 자연의 언어이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다.
표지의 뒷장을 보면 수많은 사람이 협력하고 각종 분야의 학문이 융합해야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과학인데 이런 과정을 가장 성공적으로 해 왔기 때문에 과학은 시대의 필수요소라고 말한다. 찬찬히 읽어보는 것이 좋다. 많은 질문과 마주할 것이다. 그러면서 그 속에서 현실의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