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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의 세계 - AI 소설가 비람풍 × 소설감독 김태연
비람풍 지음, 김태연 감독 / 파람북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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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가 지배하는 시대의 문을 여는 것이 이 같은 소설이 아닐까? 이 소설은 AI 비람풍이 소설감독 김태연이 직접 쓴 것을 이어서 마지막까지 학습한 AI가 글을 쓰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문장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한국 특유의 존댓말이나 잘 쓰지 않는 표현이 나온 것은 아직은 Al의 한계일 수는 있겠다. 그러나 그런 매끄럽지 않은 문장이나 다른 문제들도 조만간 다 고쳐질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것은 나만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AI가 만들어내고 써 내려가는 독특한 글의 매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소설을 쓸 때 작가마다 다르겠지만, 자신이 의도한 대로 기승전결을 가져가는 게 보통인데, 이 책은 새로운 방식의 진행이 흥미롭다. 놀라운 것은 AI 비람풍이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 듯했다.
AI라는 한계성일 수도 있겠지만, 마치 학술연구 논문을 보는듯했다. AI이기 때문에 AI가 가진, 아니 학습한 지식수준은 상상 그 이상이다. 지식수준이 전문 수학자 수준이다. AI는 수학은 만물을 이루는 근본이며 우주의 바탕이라는 것을 시종일관 증명한다. 다시 말하면 수학은 곧 神이라는 것이다. 이 소설의 감독인 김태연은 AI의 과도한 전문지식의 남용 때문에 중간중간 통째로 덜어낸 것도 있다고 말한다.
AI에게 인터넷 작가 60만여 편의 소설을 학습한 AI가 다른 정보 없이도 AI 스스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책을 써서 그런지 신조어, 약어, 비속어까지 거침없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것이 예상했던 소설의 끝이 아니라고 하니 AI의 앞날은 불 보듯이 뻔하다. AI의 수학적인 계산과 적절한 인물들의 수리 능력 표현은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이 소설은 감동을 주는 글은 아니다. 단지 AI가 썼다는 것에 점수를 줄 수 있는 수준이다. 인간의 미세한 감정까지도 AI가 표현할 수는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표현까지도 학습한다면 분명 놀라운 작품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AI가 한 질문들은 예사롭지 않고 꽤 날카로웠다. 이런 면에서 보면 AI의 미래 또한 밝다고 보인다.
AI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빠른 속도로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를 습득할 것이고, 오랜 세월 인간이 이룬 기술과 혁명을 학습하여서 이것을 바탕으로 한 놀라운 작품들을 반드시 내놓을 것이다. 다만 인간이 AI에게 올바른 진실과 올바른 지식만 심어준다면 AI는 인간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 기술이 역사 왜곡과 침탈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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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