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 -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통역사의 성장 에세이
박정은 지음 / 서사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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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한 부모 가정이 많이 있고, 그것이 흠이 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엄마의 부재가 상처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한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부모의 아픔과 어린 시절의 슬픔을 들춰내는 건 저자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저자의 책은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준다. 저자처럼 한 부모 가정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평가하지는 않을까 감추었던 마음이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지 않을까?

 


미국에 공부하러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저자의 마음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유치원생으로서는 가장 먼 나라가 미국일 거라는 저자의 말에, 엄마가 아주 자신의 곁을 떠난 지도 모른 채, 엄마의 공부는 언제쯤 끝나느냐고 묻는 아이를 쉽게 이해시키지 못했던 고모와 할머니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의 부재를 온몸으로 느끼던 아이에게 큰고모는 자신을 고모라 부르지 말고 엄마라고 부르라던 당부는 엄마 없는 아이로 무시당할까 봐 궁여지책으로 지어낸 말이지만, 결국 저자는 고모를 엄마로 부르지 못했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아이는 놀림을 받거나 무시당하는 일은 없었지만, ‘부모님의 이혼은 반드시 감춰야 할 일’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된다.


 

뜨거운 물에 덴 화상을 치료하면서 아이는 괜찮다고만 말한다. 하지만 아플 땐 아프다고, 보고 싶은 사람은 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너무도 늦게 깨달은 것이다. 부모의 빈자리를 대신 채워준 고마운 큰고모와 작은고모 그리고 할머니가 있는 것만으로도 큰 축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처음으로 아빠의 입을 통해 엄마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아이를 엄마라는 사람이 아이들을 두고 떠날 수 있는지 저자는 분노했다. 그리고 복수할 거라는 다짐하는 저자의 모습은 가슴을 아프게 했다. 힘든 삶 가운데 새엄마를 만나게 되고, 새엄마가 자신의 방패막이가 되어준 것을 깨닫게 된 시기 다시금 새엄마와도 이별을 하게 되면 또 다른 상처로 아파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배가 되어 다가왔다.


 

이제 어른이 된 아이는 비로소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자식을 키우고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인지를 어렸을 땐 미처 몰랐다. 그러니 투정 부리고 지속적인 요구와 원망이 이어졌다. 평생 저자는 아빠의 인생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안다고 해도 그건 정말 조 금일 뿐이다. 무언가 생각하다가 늦게 된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한 부모 가정의 아이를 대하는 방법은 옆집에 사는 아이에게 대하는 것처럼 대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한 부모 가정의 자녀나 부모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라는 것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연연하면 겉모습에 더 치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을 당당하고 귀히 여길 때 상대도 거울처럼 나를 다한다는 것을 당부하는 저자의 마음이 따뜻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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