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함께 춤을 - 아프다고 삶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
다리아 외 지음, 조한진희(반다) 엮음, 다른몸들 기획 / 푸른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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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치유 극복기가 아니다. 그냥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질병을 안고 인생을 산다는 게 뭔지를 이야기한다. 그렇게 사는 것이 어떤 삶인지도 말한다. 제각기 다른 질병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자신들의 고충과 현재 상황들을 내놓는다. 그리고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의 처지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격려하면서 쓴 기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병과 함께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희망이다. 질병에 짓눌려 희망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비관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삶의 자리에서 그냥 그 병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걸맞게 질병에 둘러싸인 현실을 해석하고 그것에 맞게 변화시키려는 활동도 한다. 질병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나 차별이 아니라, 오히려 질병과 함께 살아가면서 만난 힘든 고통과 그 고통의 과정들을 어떻게 헤쳐나갔는지를 말한다. 질병을 어떻게 싸워서 이겼는지, 그 질병으로 인하여 무엇이 변했는지에 대해서도 찬찬히 이야기한다.


 

인생이라는 게 질병의 고통을 맛보지 않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인생의 질병에 넋 놓고 먼 산을 바라보듯이 질병을 바라보지 않고, 오히려 그 질병과 함께 살아가고 이겨나가는 그런 저자들의 이야기는 가동을 준다.


 

저자마다 서로 다른 질병으로 인해 고통을 받지만, 그래도 그 질병으로 이겨내려는 몸부림 또한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희망을 준다. 난소에 또 난종이 생긴 병 이야기, 치질 이야기, 정신 질환 이야기, 척수성근위축증이라는 병 이야기, 그 무엇 하나 쉬운 병은 없다. 그런데 그런 병으로 인해 오히려 자신의 몸을 더 잘 챙기고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되면서, 그 어떤 질병이라 할지라도 창피하거나, 두려움의 질병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 평생 아무런 질병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이들은 병과 함께 인생을 동고동락한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무엇이 위로되는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쭙잖은 위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질병 가운데 그 아픈 몸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건강해지라고 위로의 말을 전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 질병을 어떻게 하면 잘 관리하며 살 수 있을까에 대한 현실적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건강한 사람만이 자신의 삶에 확신을 가지며, 자신의 삶에 희망을 거는 것은 아니다. 질병에 노출되고, 질병 가운데 있을지라도 자신에 삶에 대한 애착은 강하다. 그러므로 몸이 아픈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역시 바뀌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아픈 몸에 대해 끊임없이 ‘해명’하길 요구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해명에 성공하거나 실패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처럼 저자들의 사소한 이야기들의 묶음이다. 하지만 거기에 또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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