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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오는 날
임수진 지음 / 상상마당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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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오는 날』은 우리 주변에 아니 내 삶 가운데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읽다가 보면 가슴이 아려 온다.
고단한 삶이라기에는 너무도 가슴이 시리다.
그들의 이야기는 우울하다. 그래서 싫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고,
우리 사회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들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가빠온다.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가슴이 답답해서 더는 읽지 말아야 하나 몇 번씩 고민하다가 겨우 다 읽었다.
책의 내용은 우울함이 그 자체다. 무엇하나 시원하거나 따뜻하지 않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실제로 지금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분명하다.
함께 아파하고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힘써 보자는 것일게다.
책 제목의 『언니 오는 날』은 책의 두 번째 이야기다.
책 속에 10가지 중에서 『언니 오는 날』은 가장 임팩트가 강하다.
어떻게 엄마가 되어서 그 어린 딸을 남자 때문에 그렇게 아프게 할 수 있는지,
상상이 안 되었다. 엄마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아무리 남자가 그리워도, 어린 딸을.... 말문이 막혔다.
가히 충격적이다. 아니 이럴 수는 없다.
그런데 주인공인 언니와 그 언니를 바라보는 동생 역시
그 사건에서 자유론지 못함을 보게 되었다.
가슴이 저며 온다. 책을 덮은 후에도 그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다.
이 문제는 이 책 속의 이야기만 아니라 지금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아니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라서 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 책의 어느 단편 하나도 그냥 넘어가기에는 너무도 암팩트가 강하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 사건들을 담담하면서도 강하게 고발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삶이 무너진 사람들, 치매 환자에 대한 부양,
난임 부부 문제, 성폭행, 등등 이 책에 나오는 이러한 이야기들은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직접 겪을 수 있고,
부딪힐 수도 있는 이야기라서 더 힘들었다.
누구나 인생이 장밋빛이고 아름답고 행복하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인생이 그렇지 않음을 이 책은 말해준다.
나도 겪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뉴스에서나 보던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이런 사건과는 별개라는 인식은 버려야 한다.
나는 영원히 안전하다는 인식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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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의 뒷표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 소설 속 화자들은 인간 본질에 충실하고
본성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내려는 인물들이다.
그들에겐 힘의 논리로 당할 수 없는 선함이 있다”
저자는 책 속의 인물들이 환한 시선에서 제외된 자들이지만,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아마도 내 주변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돌아보라는 것 아닐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