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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평점 :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책 제목이기도 하고 책에 나오는 노래 제목이기도하다.
천재 음악 청년이 나온다. 그는 여러 곡을 만든다.
그리고 그 곡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여섯 명을 아우른다.
잔잔한 일상에서 즉, 잔잔한 파도로 잊고 지냈던 '무언가'를 찾아 떠난다.
이 책에서 말하는 파도는 우리의 인생이다.
거친 파도가 올 때도 있지만, 늘 고요하고 잔잔한 파도일 때도 있다.
이런 때가 언제일까? 타성에 젖어 힘없이 빠져가는 사람이 아닐까?
그래서 삶이 재미없고, 만족스럽지 못하고,
타성에 젖어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다는 것을 빗대어 말하는 것이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줏타의 노래는 인생을 살아갈 힘이 된다.
그래서 그 노래를 통해 서로에게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받는다.
책의 앞쪽 부분은 등장인물들이 왔다 갔다 해서 혼란스럽다.
하지만 1장부터 5장까지 읽는 동안 등장인물들은
커다란 원을 이루면서 서로 이어진다.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네트워크처럼 줏타의 노래를 통해 연결된다.
보이지는 않지만 거대한 연결 속에서 서로 연결되고,
흔들리는 파도의 일부가 되어 있다.
어디서부턴지 모르게 이어지고,
서로 만나 흔들리고, 또 증폭된다.
무수한 파도의 주기가 조금씩 맞춰진다.
그 파도가, 거대한 진폭으로
이 순간을 전달해 나갈 것이다.
어디까지 길까,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아무튼 멀리까지 같으면 한다.
줏타가 보고 있던 건,
이 파도의 끝이구나.
p. 222
줏타라는 구심점을 통해 희망을 가지고 멈추지 않고 계속 맞서 싸운다.
싸움의 실체조차 깨닫지 못했지만,
그러나 다른 등장인물들은 영향을 받고 또 그렇게 주게 된다.
줏타는 다른 등장인물에게 믿고 앞으로 전진할 것을 요구한다.
믿으라고, 계속 앞을 바라보면 된다고 격려한다.
더는 다른 것들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만을 인정하라고 말한다.
이 파도가 누군가의 삶의 태도를 바꾼다.




저자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추상적이지도 함축적이지도 않게 표현한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다. 간결하다. 몰입감이 굉장히 좋다.
누군가에게는 안정적인 직장이나 일이 필요하겠지만,
줏타는 힘들고 어려워도 음악을 놓지 않고 살아간다.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희망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 이렇게 써 놓았다.
줏타는 죽고, 파도의 근원은 사라졌지만
확실하게 연결되어 점점 퍼져나간다.
무수한 사람들 안으로 스며들어,
어렴풋한 환상 같은 희망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줏타의 그림자를 본다.
그리고, 엄청난 것을 끌고 온다.
P.338
인생이라는 바다에는 거친 풍파가 있고,
허리케인과 같은 견딜 수 없는 고난도 있다.
그런데 그 파도가 거세면 거셀수록 인간은 바다와 맞싸우고 싶어 한다.
휘몰아치는 바다로 가서 용감하게 맞서 싸운다.
그리고 이리저리 상처와 좌절을 맛보고는 교훈과 깨달음을 얻고 돌아온다.
이 책은 만남과 인생이 파도라는 단어 안에 담겨 있고, 엮어져 있다.
인생의 바다에서 오늘도 잔잔하든,
잔잔하지 않든 파도와 싸우고 있는 모든 이에게 공감과 위로를 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