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 아킬레스건 완파 이후 4,300㎞의 PCT 횡단기
정성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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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에세이 # 워킹 #정성호 #지식과 감성 #리뷰어스 클럽


 


워킹, 아킬레스건 완파 이후 4,300km PCT 횡단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요즘같이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기에는 답답함이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책을 통해 대리 만족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좋아하고 특히 산을 좋아하는 저자의 긴 

PCT(Pacific Crest Trail) 횡단기를 읽으면서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PCT란,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부에 

이어진 트레킹 코스이다.

구체적으로는 남캘리포니아의 사막을 시작으로

천상이라고 불리는 시에라를 거쳐 북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을 거쳐 캐나다 국경까지 가는 코스다.

저자는 <와일드>라는 영화를 보고 PCT의 매력에 

빠져 4,300km 횡단에 도전하게 된다.

장장 6개월 동안의 PCT 기록을 통해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PCT의 경험을 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면서 수술과 재활의 긴 시간을 보내고 

여자친구와 함께, 멕시코 국경에서 출발한 PCT의 

대장정에 오르지만, 3일 만에 발뒤꿈치는 물집이 생기고 

터져 양말과 엉겨 붙어버린다.

그런 터진 물집 때문에 슬리퍼를 신고 가다가 급기야는 

등산화 뒤꿈치를 오려내어서 신고 결국에는 그날 걸어야 

할 거리를 걷는다.

남캘리포니아의 사막 지대부터 시작되는 트레킹 코스는 

뜨거운 열기와 목마름과 부적응 등으로

몸의 이상을 느끼지만, 멈추지 않는다.

중간중간 만나는 트레일 엔젤과 하이커박스 덕분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그동안 자리 잡고 있었던 미국인들에 대한 편견이 트레킹

도중 미국인들과 대화를 통해서,

도움을 받으면서 그 편견이 깨어지게 된다.(p.43)



저자는 트레킹을 통해 마을에서의 잠깐의 휴식 시간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를 말한다.

우리는 행복이 먼 곳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행복은 

마음에 붙어있는 것이다. 

삶이 편안해질수록 문명이 주는 안락함으로 인해 

불평하기도 하고 고마움을 잊어버릴 때가 얼마나 많은가?

그렇게 걷다가 만난 시에라는 저자의 말대로 천상으로의 

입성이었다.

1,100km의 사막 구간이 끝나고 어디서든 물이 흐르고 

빽빽이 들어선 나무들로 가득찬 산을 만나게 된다.

PCT 하이커들에게 천상이라고 불리는 시에라는 곰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가다가 실제로 

3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곰을 보고는 오줌을 지릴 만큼 

무서웠다고 한다. 이런 상황 가운데서도 끝까지 

완주하려는 하이커들의 용기가 대단하다.

어떤 길이든 혼자가 아닌 둘이 함께 간다면 그 길은 그만큼 

힘이 덜 든다. 그런데 아무리 연인이라도 마음이 

맞지 않을 때가 있다. 저자도 트레킹 동안 사소한 문제로

싸우게 된다. 하지만 PCT를 통해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자극의 반응으로 화를 낼 수도 있고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좀 더 생각하고

상대방의 속마음을 알아볼 수도 있다.

내 감정을 먼저 앞세우기보다

상대방의 감정을 먼저 생각할 수도 있다.

p.120

이제 PCT 하이킹이 중반을 접어들면서 정신적 슬럼프가 

찾아오고 점점 지쳐가기 시작하지만,

많은 하이커들과 대화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의지하면서 

다시금 힘을 얻는다.

인생사가 다 그러하듯이 길을 걷는 가운데 큰 장애물은 

만난다.

대규모 산불로 인해 더 이상 트레킹이 불가능할 것 

같아 500km을 스킵하려고 하지만,

나중에 후회 될까봐 일단 걸어보기로 한다.

그렇게 걷고 또 걸으면서 드디어 마지막 관문에 이른다.

1,000km,

2,000km,

3,000km를

지날때에도

언제 끝이 날까,

도대체 얼마나 더 걸어야 할까’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지만,

이제 이 구간만 지나면 끝이겠구나,

희망이 보였다.

‘버티고 버텨 여기까지 왔구나’

p.241



결국, 저자는 우여곡절 끝에 4,300km의 PCT 횡단을 무사히 

마치게 된다. 처음 책을 접하면서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여행 후기 책이라 생각했다.

‘뭐 별반 다를 게 있겠어?’라는 의문도 들었다.

그런데 이 책 안에는 PCT 트레킹 코스를 걸으며 겪은 

저자의 삶이 담겨 있었다.

단순히 걷는 것이 아닌 인생이 거기에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PCT 횡단을 통해,

그 길 가운데 만난 사람들, 연인과의 갈등, 

고난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고,

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도전과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읽는 내내 아쉬운 것은 사진이었다. 흑백이라서 ㅠㅠ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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