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시민 불복종
변재원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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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과제를 위해 고른 책이었지만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의 주제인 장애인 인권운동뿐만 아니라, 나의 인생관,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하여서도.

숱한 패배와 함께 가능성을 제시한다. 지금은 가고 없지만 변혁을 꿈꾸던 사상가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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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히 살펴보니 안연은 바보가 아니었다. 아니 놀라운 인물이었다.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명민함에다 똑같은 실수를 거듭 저지르지 않는 철저한 자기반성, 엉뚱한 곳에 화를 옮기지 않는 이성적 사고, 치밀하게 계획하고 완벽히 성사시키는 주도면밀학과 결단력, 게다가 지칠 줄 모르는 배움에의 열망에다 수줍은 겸손함까지.
완벽하다 못해 숨이 턱 막힌다. 그래서 자공에게 ‘오여여불여야‘라고 한 공자의 말을 청나라 고증학자들은 "자공아.
나와 네가 모두 안연만 못하다."라고 해석하였다. 안연 그는 참으로 바보천재였다. 어떠한 내색도 없이, 단 한 순간의 멈춤도 없이 우직하게 나아갔던 바보천재.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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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는 농사를 짓는 데 필수적인지라 언제나 우리 가까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세종 무렵만 해도 3만 마리 전후에 지나지 않았다. 20세기 초에 이르러서야 110만 마리 가량으로 조사되었다. 한국 소는 세조 대 오키나와에서 도입된 물소의 후손들과 교배되면서 이전보다 덩치는 대략 2배쯤 커지고 힘은 2배쯤 세지고 논밭을 가는 속도는 2~4배쯤 빨라진 종으로 개량되었다. 노동의 효율성 측면에서 15세기 기준으로 3만 우력(牛力)이었던 조선은 20세기 초에 이르러 220만~440만 우력으로 농사짓게 되었다. 우력의 대폭발이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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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굵게 마디진 손으로 몸소 삽을 잡았다. 무겁고 투박한 나막신을 신고서 바위산과 진흙땅을 누비며, 땀으로 범벅이 된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들과 함께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은 볕에 그을려 검었고, 옷은 흙먼지를 뒤집어써 누렇게 변했다. 풍찬노숙의 이 고단한 생활은 일회적인 쇼가 아니었다. 대역사가 완공되는 마지막 날까지 우는 가족과의 단란한 행복도 권력자의 사치도 모두 마다하고 오직 일하는 사람들 틈에 있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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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堯)라는 글자는 인류가 아직 흙의 품에 안겨 포근한 숨을 쌔근거리던 시절, 곧 인류사 구순기(口脣期)의 한 문화상징이다. - P17

낡은 고경이 사라진 유토피아로 돌아갈 수있는 길을 표시한 희미한 지도라면, 중(中)은 그 지도 위에 요(堯)의 이름으로 남겨진 둘도 없는 키워드가 아닌가. 인(仁)의 정치를 외친 공자는 그 키워드를 읽어낸 첫 판독자이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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