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불완전한 세상에 태어난 것을 꼭 불행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유토피아든 대동사회든, 이상사회가 개인에게 허락하는 선택의 폭은 지극히 좁은 편입니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사회적 역할이 정해져 있고, 모두가 그 역할에 충실하게 살아갑니다. 실업이 없는 대신 직업 선택의 자유도 없으니,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고, 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갈등할 필요도 없습니다.
유토피아와 대동사회는 시행착오와 낭비가 없는 완벽한 사회입니다.
하지만 그 완벽한 사회의 구성원은 자아도 개성도 없는 부속품에 불과한 존재입니다. 이렇게 보면 유토피아와 대동사회는 불행이 없는 사회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행복한 사회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이 꿈꿔왔던 이상사회보다 지금의 불완전한 세상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P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