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굵게 마디진 손으로 몸소 삽을 잡았다. 무겁고 투박한 나막신을 신고서 바위산과 진흙땅을 누비며, 땀으로 범벅이 된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들과 함께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은 볕에 그을려 검었고, 옷은 흙먼지를 뒤집어써 누렇게 변했다. 풍찬노숙의 이 고단한 생활은 일회적인 쇼가 아니었다. 대역사가 완공되는 마지막 날까지 우는 가족과의 단란한 행복도 권력자의 사치도 모두 마다하고 오직 일하는 사람들 틈에 있었다. - P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