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히 살펴보니 안연은 바보가 아니었다. 아니 놀라운 인물이었다.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명민함에다 똑같은 실수를 거듭 저지르지 않는 철저한 자기반성, 엉뚱한 곳에 화를 옮기지 않는 이성적 사고, 치밀하게 계획하고 완벽히 성사시키는 주도면밀학과 결단력, 게다가 지칠 줄 모르는 배움에의 열망에다 수줍은 겸손함까지.
완벽하다 못해 숨이 턱 막힌다. 그래서 자공에게 ‘오여여불여야‘라고 한 공자의 말을 청나라 고증학자들은 "자공아.
나와 네가 모두 안연만 못하다."라고 해석하였다. 안연 그는 참으로 바보천재였다. 어떠한 내색도 없이, 단 한 순간의 멈춤도 없이 우직하게 나아갔던 바보천재. - P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