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랜프 1 - 거룩한 땅의 수호자
사이먼 케이 지음 / 샘터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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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생명체가 지구를 침공하여 식민지화 시켰다.

이 외계생명체가 홀랜프이다.

이들은 지구를 점령하고, 식민지인이 된 지구인 중 그들에게 순종하는 사람들로 새로운 도시 파라다이스를 만들고 그 안에서 지구인과 자신들의 혼종인 페카터모라는 새로운 인종을 탄생시킨다. 살아남은 인류 사이에서뿐 아니라 새롭게 생격난 인류, 그리고 지배자인 홀랜프까지

계급사회의 모습은 더 공고해지고 그 차이 또한 더 극명해진다.

이런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

유전체 연구를 통해 새로운 힘을 가진 아이들로 꾸려진 어빌리스. 소년들의 능력으로 지구를 다시 되찾으려는 어른들과 아이들의 고군분투가 그려진다.

한국계 미국인 저자는 영화감독이다. 단편영화를 많이 만들었고 이 책이 첫 장편소설이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책이라서 그런지 가독성이 좋다.

식민지 시대 독립을 꿈꾸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소재는 사실 좀 흔하다 싶으나 그것을 풀어가는 이야기는 생각보다 웅장한 서사드라마다.

어떤 상황이 있고 그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천차만별이다.

식민사회의 모습, 그 안에서 투쟁하고 독립하려는 움직임, 이미 새로운 지배구조에 익숙해져버린 일부 군중.

그들간의 대화와 사건들이 우리나라의 일제지배를 떠올리게 한다

어쩌면 최근에 내가 읽은 기사가 생각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일제지배 덕분에 우리의 근대화가 빨라졌다는 정치인들의 말에

도둑이 물건을 훔쳐가려고 사다리를 놓았다.

다 훔쳐가고, 사다리는 남겨놓았다.

지금 그 사다리를 칭찬하는 꼴.

이라는 멋드러진 일침을 놓았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이 기사가 생각났다.

일제지배가 있었고 거기에 대응하는 우리국민들의 태도 또한 그랬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고, 내가 지켜내야 할 가족, 소중한 존재가 있으니

모두가 독립군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그 마지노선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마지노선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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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송세월 - 김훈 문장 엽서(부록)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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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김훈작가의 글은
진짜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줄을 몇시간이나 서서 먹었는데
딱히 그렇게 맛있는지는 모르겠는,
그런데도,
계속 생각이 나는,
그 집에 가지 않으면 절대 맛볼 수 없는 음식들 같다.
읽기를 시작할 때 잘 모르겠다가
읽으면서는 서서히 빠져들고
가끔 무심한 듯 가슴을 울리는 문장들에 감탄하면서 읽게 된다.
이번 신작은 에세이집이다.
언제나처럼 무심한듯,
지금 세상 돌아가는 거랑 본인은 아무 상관없다는 듯 생활이야기, 자연이야기를 하다가
그러다 갑자기, 현 시대를 꽤뚫는 사항들을 어느편이다 할 수 없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는 건조한 글 속에서
툭 던지는 위로 아닌 위로들에 가슴이 먹먹 해 진다.
그렇게 가벼운 스낵 먹듯이
너무 잘 차려내어 너무 많이 먹어 든든함을 넘어 더부룩함을 느끼는 한정식 먹듯이
읽어가게 된다.
그러다보면,
책이 끝난다.
아, 오해는 말자.
김훈 작가글을 술술 읽히지 않는다. 적어도 나에게는.
침대맡에서, 책상앞에서,
언제 꺼내도
한두꼭지 읽고 나면 웬지 모르게 든든한 마음이 들어 책장을 그만 덮어야만 할 것 같은.
고봉밥 같은 글들이 가득 찬 수필집.
10월에는 구매해서 책장에 꽂아두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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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물에서 숨 쉬지 않는다 - 불완전한 진화 아래 숨겨진 놀라운 자연의 질서
앤디 돕슨 지음, 정미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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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과정과 결과가 그리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성의있고 끈질기게 여러가지 예를 들어가며 설명 해 내는 책

진화라는 단어는 알게 모르게 많은 결점을 덮는다.

진화.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성질을 바꾸어 더 잘 살아남기 쉬운 형태로 바꾸는 과정이라는 나의 선입견과 다르게

진화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물체 또는 생물이 변화하는 것, 이게 다다.

물체 또는 생물이 변하고, 그 결과가 환경에 맞는 경우만 살아남게 되어 세대에 전달된다.

이 기본 과정은 말 그대로 부작위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다보니 그 결과가 100점짜리로 일어나기가 힘들다는 것.

이 책이 말하는 골자가 이 것인데.

물론, 책은 훠얼씬 논리적으로 체계적으로 설명 해 낸다.

그것도 꽤 재밌게.

본인이 과학자이기도 하면서 과학 저술가로 오랫동안 활동했고, 거기다 끝내주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저자가 되면

그 과학책은 정말 멋진 책이 된다.

그 조합을 다 갖춘 책이다.

내용이 그리 쉽지 않다보니 수루룩 읽히지는 않는다.

차근차른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보통 때 궁금했던 부분들이 해결된다.

책을 읽으면서,

아 이 책이 정말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교과과정으로만 생명과학, 진화를 공부하다 보면

그 과정을 너무 단순화하기 쉽다.

이 책은

생명의 작동이, 우리가 생겨나고 살아가는 과정이 아주 아주 복잡하고 미묘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진짜 진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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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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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사전 편찬에 관한 이야기집 같은 제목이다.

언어를 배우기 좋아하고,

보통 단어라고 하면 영어단어를 생각하는 1차원적 사고로 영어단어에 대한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세상에

독일어에 대한 에세이집이었다.

독일어 공부를 한지 10년이 넘은 상황에서 예전에 내가 독일어 단어를 배우고 언어 공부를 하면서 느꼈던 어려움과 감동, 보람 등이 새록 새록 기억나는 이야기들.

책의 저자는 독일에 살고 있는 정치철학이라는 어려운 두 단어의 조합을 전공한 학자이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언어공부도 이렇게 하는 구나 싶은 글들이 가득 차 있다.

학문적으로도, 생활적으로도

독일어에 너무나 가까이 있는 저자가 

독일어 단어를 하나씩 골라서 그에 담겨있는 이 나라의 문화와 철학 풀어낸다.

내가 독일어를 이렇게 공부했다면,

이 언어에 대한 원망이 좀 덜 했을까 싶은..

아 사실 모든 언어를 이렇게 배워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근데 그렇게 하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테니, 이렇게 책으로 내주는 사람이 있어서 더 고마운 듯도 하다.

독일어로 독일이라는 나라를 더 알게 해 준 책.

모두에게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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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건네는 바통 - 제46회 샘터 동화상 수상작품집 샘터어린이문고 80
진선미.양수현.이혜미 지음, 어수현 그림 / 샘터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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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의 어린이 문학이 나에게 떠오르게 하는 한가지 단어.

무해함이다.

 

유투브에서 거의 매일 같이 보게 되는 시고르자브종들의 몽글몽글함을 글로 옮긴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그래서 이 출판사의 어린이 문학을 자꾸 찾게 된다.

 

이번에는 수상작품을 모아놓은 작품집이다.

 

샘터동화대회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동화대회라고 알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은 3개의 이야기다.

 

 

 

너에게 건네는 바통-진선미

 

돌절구 합창단-양수현

 

빚 갚는 도둑-이혜미

 

 

 

작가들의 이름이 낯익다

 

동화다 보니

 

세상에 찌들어버린 내가 보는 내내 감정이입이 되지는 않는다

 

해맑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감정이입은 안 되지만

 

아 이럴 수도 있겠구나

 

이 정도의 공감과 힐링을 얻은 이야기들이다.

 

표지가 주는 그 느낌 그대로,

 

말그대로 동화들

 

읽는 시간만큼 내가 좀 맑아졌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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