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작가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던 줄리언 반스가 독자들에게 읽히기 까지는 팟캐스트 빨간책방의 역할이 크지 않았나싶다. 나도 빨간책방을 계기로 이언 매큐언, 줄리언 반스 등을 읽기 시작했으니까..2013년도에 읽었을땐 맨부커 상에 빛나는... 이란 수식어가 무색하게, 혹은 그 유명세에비해 그다지 감동을 주는 소설은 아니었다.내 이해력이 딸려서 인지, 서사를 대충 알고 2017년에 다시 읽으니 나에겐 새로운 의미, 특별한 작품으로 다가온다.광고에서 떠드는 반전에 주목하지 않고, 그저 작가가 해주는 토니의 이야기에 빠져들다 보면 대단한 작품이라고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우리 인생과 과거와 흑역사와 회한이 얼마나 뜨끔뜨끔하게 공감이 가는지...얼마나 많은 문장들에 밑줄 긋고 태그를 붙였는지,, 책이 다 무거워진듯하다 ㅋ역시 책은 재독이다.
아프리카 어린 소녀의 성장 일기.. 독특한 사건이나 세련된 서사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즉, 독자가 예측할 수 있을 법한 클리셰 가득한 아프리카 소녀가 온갖 역경을 딛고,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다. 주인공 소녀가 인생을 통틀어 많은 조력자를 만나고, 자신의 능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는것이라곤 고작 도망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다. 하지만 클레지오의 문체가 유려하고 가독성 있어서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클레지오의 초기작도 읽어봐야겠다.
읽는 내내 레이먼드 카버가 생각났다는..대성당 단편집 안 어느 안에 끼워 넣어도 구분할 수 없을것 같았다. 여운을 남기는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질병통역사, 센아주머니의 집, 축복받은집이 제일 오래 남았다. 전반적으로 등장인물 모두에게 주는 작가의 넉넉한 애정이 슬며시 느껴진다..
니콜라이 레스코프.. 정말 생소한 작가. 19세기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와 동시대를 살다 간 비운의 천재 작가라니.. 그 애잔한 홍보가 오히려 공허하게 느껴져 기대도 별로 안한 채로 책을 읽었다.하지만 담백하고 호흡이 길지 않고, 투박한 말투와 또 동시에 세련된 묘사가 매력적이다. 이야기도 충격적인 서사(러시아의 맥베스 부인)는 그 서사대로 재미있고, 소소한 수다같은 이야기(쌈닭)은 또 그대로 재미있다.무엇보다 러시아의 진정한 문화, 목가적인 정서를 흠뻑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좋은 작가 한 명 더 알게 돼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