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티시아 - 인간의 종말
이반 자블론카 지음, 김윤진 옮김 / 알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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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몇년 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레티시아 사건에 대해 역사학자가 쓴 논픽션이다. 단지 범죄 이야기로 읽을만한 책이 아니다. 피해자인 레티시아가 왜 그런 범죄에 연루되어 비참한 인생의 끝을 봐야 했는지를 살피는 면에서, 이 책은 충분히 진중하고 성찰적이다.
최근 국내에서 어금니아빠 사건으로 알려진 이영학의 아내의 사연에 깊은 연민을 느꼈는데, 프랑스의 레티시아가 그런 면에서 참 닮아 있다. 축복받지 못한 채 태어나서, 가정폭력과 성적 학대에 시달리다가, 건강하지 못한 가정에서 탈출하더라도, 밝고 긍정적인 세계로는 쉽게 진입할수 없는 사회 낮은 곳에 있는 많은 이들.. 종국에는 이런 끔찍한 사건에 휘말리게 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많은 이들 말이다.
그들에게 어떤 안전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는게 우리와 사회의 큰 숙제다.


p424

˝레티시아는 예전에 우리가 그랬듯이 우울에, 때로는 절망에 빠진 청소년인거죠. 우리들이야 무척 운이 좋아서 다시 돌아와 우리의 길을 갈 수 있었지만 그녀는 그러지 못한 겁니다. ˝

3. 죽음의 부름

우리가 그러한 위험에 처했을 때 희미한 한 줄기 불빛이 우리를 구했다. 그것은 부모님이 우리에게 쏟는 애정, 그리로 혹여나 우리가 죽는다면 그분들이 느끼실 슬픔에대한 우리의 두려움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낭떠러지 끝에서 걸은을 멈추었고 뒷걸음질쳐서 다시 집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었다. 그러면서도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그 몇걸음을 아쉬워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레티시아를 멈춰 세우지 않았다. 누가 그녀를 아끼는가?

레티시아의 운명은 어떤 아이들은.평생 상처받기 쉽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직업자격증, 스쿠터, 헬멧, 핸드폰, 은행계좌와 월급이 있다고 해도 내내 위험에 처해 있다.


p480

2014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파트릭 모디아노는 이렇게 말했다. ˝ 나는 항상 시인과 소설가는 일상 생활에 침잠한 것으로 보이는 존재들, 외견상 진부해 보이는 사물들에 신비를 부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 각자의 밑바닥에 있는 그 신비와 인광을 벗기는 것이 시인과 소설가 그리고 화가의 역할입니다.˝ 나는 여기에 역사사회학자의 역할도 마찬가지라는 말을 덧붙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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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bookbogo 2019-06-17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레티시아 인간의 종말> 저자와의 만남 안내
서울책보고 인문학토크쇼2 <역사와 현대문학:이반 자블론카의 앙케이트>
-‘레티시아 인간의 종말‘ 저자인 역사학자이자 작가
이반 자블론카 작가가 서울국제도서전을 통해 한국을 방문합니다.

서울시 최초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에서는 6월 19일 인문학토크쇼를 통해
이반 자블론카 작가와의 만남을 준비하였습니다.
작가의 기조 강연 및 북토크, 저자 사인회가 진행됩니다.

*일시 : 6.19.(수) 15:00-17:00
*신청링크 : https://www.onoffmix.com/event/182549
*문의 : 02)6951-4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