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4
윌리엄 포크너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숲에서 올드벤이라는 곰을 사냥하기 시작하는 한 소년의 10세부터
시작되는 성장일기이다. 그걸 알 수있는 부분이 소년이 처음 숲에 들어가는 장면에서 묘사가 된다. 마치 아기가 엄마의 자궁속에서 나오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P.15 마차는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마차를 둘러싸고 있는 몽롱하고 소리도 없고 빛도 거의 없는 공간, 그러나 온전히 그들을 감싼 유동적인 공간을 소진시키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때 열살 소년은 마치 자기 자신의 탄생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전혀 생소하지도 않았다.

올드벤이라는 숲에 사는 곰을 죽이기 위해 매년 한번 씩 샘과 매캐슬 린 형과 드 스페인 소령, 콤슨 장군이 나서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올드벤이 영리해서이기도 하고, 과연 진심으로 올드벤을 죽이고 싶어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소년은 모든 것을 비우고 숲을 완전히 파악하게 되고 곰과 마주하게 된다. 아니, 올드벤이 소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는것 같다. 그런 소년을 바라보기만 하고 곰은 숲속으로 사라진다.
샘 파더스는 올드벤을 잡을 수 있는 개를 발견하고 개를 훈련시킨다.그 안목은 샘만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개가 바로 라이언이고 샘은 자신이 그 개를 보살피지 않고 분 호갠벡에게 라이언을 맡긴다.
분은 자신의 분신처럼 라이언과 함께 생활하고 함께 잔다. 올드벤을 죽이는 데 일등 공신이었던 라이언을 끝까지 책임진다. 올드벤이 라이언과 분의 공격으로 죽는 순간 샘도 갑자기 땅에 엎어져 죽게 되는데 함께 있던 그 누구도 이유를 모른다. 그 상황에서도 분은 라이언만을 챙긴다. 소년은 분과 함께 숲에 남아서 라이언과 샘의 무덤을 만들어주고 지킨다. 샘은 알고 있었던거다. 라이언이 올드벤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개이며, 올드벤이 죽는 날 자신도 함께 죽을 것이라는 걸.
올드벤의 죽음과 함께 소년과 다른 모든 사냥꾼들의 목표도 사라지자, 숲은 의미가 없어지고 개발되기 시작한다. 매년 사냥을 하던 드 스페인 소령도 다시는 야영지로 돌아가지 않는다. 자연을 상징하던 올드벤을 다들 뒤늦게 깨달은 것은 아닐까. 하지만 죽은 생명을 돌이킬 수 없듯이 한 번 파괴되기 시작하는 자연 역시 돌이킬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침묵해야만 하는 그들이 아닐까.
샘 파더스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했던것과 비슷한 말을 소년에게 해준다.
" 무서워하는 건 괜찮아. 그건 어쩔 수 없어. 하지만 두려워하면 안 돼. 숲속 동물이 너 해치는 경우는 네가 그놈을 몰아붙일 때, 그리고 그놈이 네 두려움을 냄새 맡을 때 말고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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