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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재의 맹자 읽기
이우재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1월
평점 :
0.
이우재의 맹자읽기
이 책의 양은 좀 많다.
그만큼 세밀하게 맹자를 읽고 있다.
한자의 해석과 참고 문헌을 통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해석을 골랐다.
물론 이우재씨의 생각도 들어가 있다.
이우재씨의 약력이 눈에 들어왔다.
'1978,1980,1988년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서 구속되었다.'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에게 맹자가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이천삼백년이란 시간동안 맹자의 어떤 사상이
현재까지 살아남아서 지금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일까.
왜
고전은 죽지 않는 생명력을 가지고 인류의 조언자가 되는 것일까.
이런 의문들을 가지고 이 책을 읽으면 술술 그 의문점의 실타래를 풀 수 있다.
1.
p 69. 백성은 무항산무항심이다.
정치의 근본은 어진 정치에 있고, 어진 정치의 근본은 백성이 먹고살 방도를 마련해주는데 있다.
보고 있나. 쓰레기 같은 이 나라 정치인들아!
p 108. 인(仁)을 해치는 자를 일컬어 적(賊)이라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일컬어 잔(殘)이라 하며,잔적(殘賊)한 자를 일컬어 일부(一夫)라고 합니다.
일부인 주를 죽였다는 말은 들었어도 그 임금을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저자는 이 말을 두고 삼십년전에 우리 사회를 말하고 있었다.
군부 독재에 대한 평가가 아직 미완성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당시 이 나라를 이끌었던 사람들은 인과 의를 어떻게 했을까?
p 338 "지금 여기에 매일 이웃집 닭을 훔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그에게 말하길 '이것은 군자의 도가 아닙니다'라고 하자, 그가 말하길
'청컨대 줄여 한 달에 한 마리씩 훔치다가 내년에 그만두겠습니다' 라고 합니다.
잘못인 줄 알았으면 빨리 그만두어야지 어지 내년을 기다립니까?"
제도가 시행될때 잘못이 발견되면 시정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그만 두는 것이 상식이다.
허나, 그렇게 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일컬어 '대한민국 정치인'이라고 한다.
2.
p 376 태갑에 말하길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만든 재앙에서는 살아날 수 없다'라고 했다.
여직껏 세계사를 볼 때 강대국이 망하는 것을 보면
타가 아닌 자의에 의해서 스스로 무너졌다.
이것은 개인에게도 적용된다.
한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기세가 창창하다고 해서 후일을 게을리 한다면
스스로에게 재앙을 내리는 것과 같다.
결국 불행은 스스로가 만든다는 뜻인것 같다.
p 436 "대인은 어린아이 때의 그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순수와 순진은 다르다.
색깔로 비유하자면 순수는 검정이고 순진은 흰색이다.
검정은 언제 어디서나 그 색의 변함이 없다.
그러나 순진은 언제 어디서나 그 색의 변함이 있다.
순수한 사람은 악인의 무리에 들어가서도 결코 물들지 않는다.
그것은 앎이 있기 때문이다.
순진한 사람은 악인의 무리에 들어가면 물이 든다.
그것은 앎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는 본능적으로 순수함과 순진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고 세상경험을 통해서 자신만의 순수를 만들어간다.
그러나 어른이 되서도 순진하면 곤란하다.
순수함이란 때묻지 않는 것, 확실한 절개와 의지를 말하는 것 같다.
정말 깨끗한 사람은 구정물에 발을 담가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일까?
아니면 애초에 구정물 근처에 가지 않은 사람일까?
구정물에 발을 담가도 무덤덤하다면 그가 정말 깨끗한 사람일 것이다.
p 590 "인간의 본성이 착한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은 착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물은 아래로 흐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맹자는 사람이 선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했다.
결국 환경에 의해 선과 악으로 나뉜다는 말 같다.
그런데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선인이 태어나는건 뭘까.
환경이 좋더라도 악인이 태어나는건 뭘까.
나는 성선설이나 성악설. 둘 모두를 믿지 않는 쪽이다.
그저 태어날때 이미 선과악의 성정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본다.
현재까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p 703
天將降大任於斯人也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에는)
必先勞其心志 苦其筋骨 餓其體膚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그 몸을 굶주리게 하고)
窮乏其身行 拂亂其所爲
(그 생활은 빈궁에 빠뜨려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하느니라.)
是故 動心忍性 增益其所不能
(이는 그의 마음을 두들겨서 참을성을 길러 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니라.)
맹자의 말 중에 이 말이 가장 으뜸이 아니겠는가.
내가 맹자를 알게 된 것도 이말이 처음이었다.
실로 위대하고 실로 대단하며 실로 경이롭다.
사람이 어떤 일을 해 감에 있어 하늘이 그를 위해 내려준 선물은 가혹하기 이를때 없다.
되는 일마다 실패라는 선물을 꼬박 꼬박 챙겨준다.
그 이유는 그의 참을성을 길러 주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란다.
결국 일의 승패는 재능이나 환경 따위가 아니라
끈기와 노력이다.
지구상의 인류가 살면서 성공한 사람들 중에 끈기와 노력을 게을리한 자는 보지 못했다.
천재는 99% 노력과 1%의 영감이라는 에디슨의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마라.
그것은 하늘이 너를 위해 내리는 선물이다.
그 선물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면
하늘은 그제서야 더 큰 일을 맡긴다.
p 844 "마음을 기르는 데는 욕심을 적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맹자의 핵심은 이 말이 아닐까.
정치를 하는 자가 사사로이 개인의 욕심에 물들면 백성이 괴로운 법.
또한 모든 사람들이 제 욕심에만 혈안이 된다면
나라 자체는 존망의 길로 들어선다.
맹자는 사람이 이(利)가 아닌 인의(仁義)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자본주의는 맹자를 바보로 만들었다.
우리가 사는 물질주의는 이(利)를 모두 따라야 한다고 은연중에 배웠다.
맹자가 자본주의를 본다면 쌍욕을 제대로 날려 줄 것 같다.
[출판사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저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서평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