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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사랑 이야기
마르탱 파주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0.
아마도 사랑이야기
프랑스 소설가 마르탱 파주의 소설이다.
제목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애매하다.
아마도~ 사랑 이야기라니.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해 달라는 말인가?
이 소설은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쓰여졌다.
그런데 읽는 도중 내가 느낀 것은 시점이
1인칭 주인공으로 해야 더 실감이 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주인공인 비르질의 시선으로 소설의 장면이 전개 되기 때문이다.
간혹 등장하는 그의 친구들인 포스틴, 아르멜은 그저 보조 수단이었다.
그들의 생각이나 심리를 소설에서는 거의 설명해 주지 않았다.
그렇다면 애당초 1인칭이 어울리지 않을까.
1.
비르질이란 남자가 어느 날 자동 응답기에서
클라라라는 여자에게 이별 통보를 받는다.
그런데
비르질은 클라라를 모른다.
여기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신도 모르는 여자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비르질은 이별을 당한 사람처럼 심신이 지쳐간다.
그는 심리 분석가인 제트킨 박사를 찾아가서 상담을 한다.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는 현대 사회의 모든 혜택을 끊어 버린다.
전기, 수도, 전화기 까지.
그리고 클라라를 찾아 나선다.
2.
제목처럼 아마도? 사랑이야기가 아닌것 같다.
단지 한 인물에 대한 탐구같다.
그래서 3인칭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1인칭이 더 어울린다고 본다.
이 소설의 큰 사건은 없다.
첫 부분에서 클라라의 이별 통보가 사건이다.
그리고 나서 벌어지는 일들은 비르질의 개인적인 일들이다.
그는 요구르트 광고를 짜는 기획안을 맡는다.
별별 광고안을 생각해 낸다.
그리고 사회에 대한 모순덩어리들을 은근 슬쩍
비즐리이 아닌 작가가 주입한다.
읽다 보면 비즐리의 생각이 아닌 작가의 생각이란게
너무 눈에 띄어 당혹스러웠다.
작가가 은밀히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고 싶었다면
다른 방법을 시도해도 좋지 않았나 싶다.
3.
이 소설의 매력은 솔직히 잘 찾지 못 하겠다.
마치 도시의 회색 빌딩을 멍하니 바라보는 심정이랄까?
막막하고 딱딱하고 유머는 사막에서 꽃이 피기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없고
인물에게 동화가 되려고 해도
비즐리란 인물이 워낙 괴짜라서, 그렇다면 호감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이 소설은 사랑이야기가 아닌다.
책 표지를 보면 재밌는 로맨스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비즐리란 인물을 통해서
우리가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우리는 왜 미치는가.
누가 우리를 미치게 하는가.
사회라는 환경이 그렇데 만들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소설은
철학적인 양념을 너무 많이 쳐서
소설의 재미가 조금은 반감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