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갱년기다
박수현 지음 / 바람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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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흔들림 속에서 다시 만나는 나>


이 책은 여전히 누군가의 오늘을 위한 책입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확신이 한 문단이라도 건네지길 바랍니다.

어떤 날은 눈물로, 어떤 날은 웃음으로, 어떤 날은 그저 숨으로 지나갑니다.

우리는 그 모든 날을 통과합니다.

당신의 체온을, 당신의 속도로, 당신의 언어로.

p.9


 '갱년기 엄마와 사춘기 자녀'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몸도 마음도 몹시 예민한 엄마와 치열한 성장 과정을 겪으며 격하게 까칠해진 자녀의 충돌. 아이가 어릴 땐 웃고 넘길 정도의 우스갯소리로만 들렸는데, 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나도 40대에 들어선 뒤론 왠지 심각하게 다가온다. 나는 아이의 사춘기도, 나의 갱년기도, 그 어떤 변화에도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당연한 수순처럼 우리 가족의 평화도 곧 끝나게 되는 걸까?


 나의 사춘기는 늘 불안하고 태풍 같았으며, 그때부터 수많은 세월을 예민하게 살아왔다. 태어날 때부터 예민했던 내 아이 또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낙관하지 않고 최악을 대비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자주 그렇게 생각한다.) 그럼 우리의 충돌은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몸이 떨리지만 현실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겠지.


 «나는 갱년기다»는 저자가 갱년기를 겪으며 시작한 삶과 글쓰기의 여정을 담은 에세이다. 갱년기를 단순한 신체 변화가 아닌, 자신의 삶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전환점으로 풀어낸다. 최근에 책이나 드라마를 통해 여성과 여성의 삶에 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난 것이 어떤 운명 같은 것처럼 느껴졌다. 여성으로서의 나와 나의 몸을 돌아볼 계기이자, 막연하고 불안했던 미래를 지혜롭게 맞이할 수 있는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과 노하우, 사유와 통찰, 변화의 기록들은 갱년기를 어두운 터널처럼 보내고 있거나 혹은 보내게 될지 모르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되고 다정한 보살핌이 되어 준다. 때론 멈추거나 흘려보내고, 질문하고, 다시 들여다보고, 끝내 나로 돌아와 회복하는, 인생을 아우르는 삶의 지혜를 전한다.






 돌아보면, 갱년기는 멀리서 온 불청객이 아니었다. 오래 함께 살아온 몸이 조용히 꺼내 놓는 이야기였다. 난 그 이야기를 듣고, 필요한 데서는 묻고, 때로는 멈추고, 때로는 통과한다. 오늘의 지형을 그리면 내일의 길이 조금 보인다. 끝은 아직 오지 않았고, 나는 이행 위에 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늘의 나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p.61


갱년기와 완경은 다르다.

갱년기는 완경 이행기라고도 하며, 완경으로 향하는 과도기를 이야기한다.

월경 주기 변경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시기이다.

완경은 연속 12개월 무월경에 도달한 시점을 말한다.


인터넷을 검색하다 완경이 다양한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굉장히 놀랐다.

단순한 호르몬의 변화로 치부하기엔 상당한 물리적 부담이다.



 예전의 나는 심한 생리전증후군을 버티며 "이건 호르몬 때문이야"라는 문장으로 나를 건져 올렸다. 그런데 갱년기 앞에서는 그 문장이 잘 붙지 않았다. "갱년기라 속이 좁아진 거네"라는 말은 특히 듣기 싫었다.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다가 아무 말이나 하고 싶어졌다. 누군가의 말에 기대지 않고 광고의 목소리에 휘청이지 않고 내 목소리로 말하고 싶었다. 그날 저녁, 나는 마음속에 한 가지 문을 열기로 했다.

병원을 찾자. (…)

 나는 이제 안다. 갱년기는 내 몸의 신호일 뿐, 내가 느끼는 모든 감정의 원인은 아니다. (…) 터널 앞에 아주 얇은 빛이 생기는 방식은 대개 그렇게 사소하다. 문이 닫혀 있을 때는, 마음을 조금 연다. 문이 열려 있을 때는, 발을 반 걸음 더 내민다.

p.44-49





오늘 나는 이렇게 몸의 변화를 정리했다. 이 모든 것을 나는 병명이 아니라 상태로 부른다. 상태로 불러야 다음 동작이 보인다. 물을 마시고, 호흡을 가다듬고, 옷을 바꾸고, 자리를 조정하고, 메모한다. 새롭고 갑작스럽거나 한쪽만 오래 아픈 증상은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묻고, 안심하기 위해 기록한다. 상태를 알아두면 그다음이 생긴다.

p.95


오늘은 여기까지.

네-일곱-여덟.


멈춘다. 숨을 고른다.

자신을 가다듬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지금, 작은 약속 하나를 남긴다. 목 뒤에 손을 얹고, 세 번의 호흡. 첫 호흡에는 지나간 것을 놓아주고, 두 번째에는 남아 있는 것을 들어주고, 세 번째에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맞이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오늘, 7분만 걸어보자. 휴대폰 없이, 설명 없이, 나만의 속도로. 돌아오는 길에 당신의 체온이 조금 달라져 있을 것이다. 그 변화면 충분하다. 완경은 끝의 이름이 아니라, 내 리듬을 되찾는 일이었다. 내일의 속도는 내일의 내가 고른다. 오늘의 체온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우리는 계속 간다. 끝이 아니라, 오늘의 속도로.

p.190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갱년기 증상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사람마다 양상과 정도는 다르지만 우울감, 불면, 감정 기복, 통증, 건망증 등을 경험한다고 한다.


내 몸이 맞이할 변화임에도 지금까지 무심했던 과거의 나, 매우 반성한다.

이제부터라도 조만간 찾아올 그날들에 몸도 마음도 대비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초판한정으로 제공되는 필사 노트.

내 마음에 들어온, 나를 지탱해 줄 문장들을 옮겨 담아 볼 수 있다.


저자의 남편도 본인이 갱년기임을 인식하시고 필사를 시작하셨는데,

누군가의 문장을 빌려 오늘의 자신을 정리하며

그렇게 고요히, 그리고 함께 갱년기를 통과하는 중이시라고 한다.




문장들이 채워지며 내 몸과 마음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길.

머무르지 않고 지나가며, 하지만 지나치지 않고 들여다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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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들 -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
수잰 스캔런 지음, 정지인 옮김 / 엘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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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대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마음의 고통과 읽기의 날들>


 나는 그 병원에서 몇 년을 살았다. 병원에서 만난 다른 여자들을 생각할 때면, 나는 광기나 정신이상을 생각하지 않고, 심지어 정신 질환에 관해서도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그건 그곳에 존재했고, 그것이 우리가 들은 이야기, 우리가 우리 자신에 관해 말하도록 배운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보다 나는 어머니들을 생각한다. 이 여자들 가운데 일부는 어머니였고, 일부에게는 어머니가 있었으며, 일부는 어머니를 잃었다. 나는 내게 없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는 갈망으로 이 여자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p.40



 이것은 한 여성의 일생, 그리고 책과 작가에 관한 이야기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고통받다 이르게 생을 마감할 거라고 스스로를 닫아버린 채 살아가던 어느 날, 자신이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사람. 자아의 경계가 허물어질 만큼 몰입했던 책들. 광기로 가득 찬 과거부터 현재에도 함께하고 있는 광기로 물든, 혹은 물들었던 여성들의 책.


 저자는 정신 병동에서 보낸 삼 년의 장기 입원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과 자신의 병에 대해 스스로 이해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한다.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도, 생산하기도 하는 의료 시스템에 대한 성찰과,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퇴원 후의 삶, 병원 밖 삶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 여정을 담았다. 유년기에 어머니가 유방암으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지켜보며 시작된 저자의 균열은 다양한 형태로 그를 찾아온다. 상실로 상처받은 마음을 이해받거나 돌아보지 못한 채 늘 죽음과의 경계에서 사는 듯한 느낌 속에서 그는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이해받고, 보호받는다. 책과 작가들의 삶은 그의 세상이 되었다. 어머니를 대신할 롤 모델이 되었다.



 독자와 책 사이 그 수용의 순간은 하나의 화학적 반응이며, 난 늘 그것이 마법이라고 생각해왔다. 때가 딱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 취약성, 자아와 텍스트 사이 흐릿해지는 경계는 계획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것은 그토록 강력하며, 당신이 허용하기만 한다면 당신을 만들기도 하고 다시 원래로 되돌리기도 할 것이다.

p.96



 '미쳤다', 혹은 '정신이 이상하다'는 것은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가. 병원에 입원해있지 않은 '보통의' 사람들 또한 병원에 있는 환자인 자신들과 달라 보일 게 없다는, 혹은 그들이 더 아파 보인다는 저자의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정신 질환 치료에 관한 기록이 있는, 미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힌 사람과 그런 기록이 없는 사람 중 누가 더 보통의 사람인가. '보통의 상태'라는 것은 무엇인가.


 보살핌을 받고 사랑받고 싶은 환자들은 의사가 원하는 대로 자신을 '연기'해가며 의사의 진단에 자신을 맞춰간다. 들은 대로의, 인식된 대로의 인간이 된다. 장기 입원 치료는 그들을 더욱 붕괴시키고, 병원 생활이 길어질수록 그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 이후의 삶을 상상할 수 없게 되고, 실제로 퇴원 후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정신 병동 입원 경험을 기록한 다른 작가들의 회고록에도 공통적으로 나오는 부분인데, 그 안에 있는 것만이 안전한 것이라고 착각하는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를, 병원을 사랑하게 되는 것. 사실은 그저 익숙해졌을 뿐인데. 오랜 입원은 결국 덫이 된다고 작가는 말한다.



 고프먼이 말한 도덕적 이력은 영원한 이력이다. 일단 정신병원 환자가 되고, 거기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그 상태가 자리를 잡으면, 그 상태를 떨쳐내기는 어렵다. 프레임은 자기가 그러고 싶을 때는 조현병을 걸쳐 입어야 했다고 썼다. 그는 이제 그 역할에 익숙해져 조현병을 걸쳐 입는 일에 능숙했다. 그것이 뭔가를 제공해 주었다. 그 상태가 너무 오래 계속되자 어느 시점에 나의 오빠가 수지는 병원에 있는 걸 좋아해라고 말했던 것처럼.

p.462


 책 속엔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수많은 여성 작가들이 거론된다. 상실의 아픔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슬픔을 간직한 채 스스로를 고통 속에 가두고 인생을 비극으로 몰아간 사람들과 사회적, 혹은 타의적 낙인 대신 자신의 상태를 자신이 정의하며 단단하게 딛고 일어난 사람들. 책과 작가들의 삶을 통해 저자는 과거의 자신이 믿어왔던 것과 현재의 자신이 믿는 것 사이의 괴리를 깨닫는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 그는 이제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상태인지, 과거의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현재의 자신은 과거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안다. 그는 이제 미래를 본다.


 이 책이 여성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은 단지 화자가 여성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부장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이등 시민으로서의 여성, 그리고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연결이 여성의 상황과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게 한다. 여성의 일생과 여성의 지위에 관해. 어머니와 딸의 연결과 붕괴, 탄생과 소멸에 관해.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상황 - 여성이라는 성별이 사회적으로 갖는 의미와 한 인간으로서의 여성이 갖는 개인적인 열망과 성취 사이의 갈등 - 은 여성의 삶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순종하거나, 반발하거나. 정신 질환에 관한 문제도 여성에게 유독 가혹하게 작용했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는데, 여성이 걸린다고 알려진 최초의 병이자 쓰레기통 진단인  '히스테리'가 정식 병명의 기록으로서 1980년까지 남아있었고, 이것이 삭제된 큰 이유 중 하나가 페미니즘 행동주의라고 한다. 수재나 케이슨이 정신 질환으로 병원에서 보냈던 18개월간의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 «처음 만나는 자유»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이자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이 혼돈의 실체를 잘 보여준다. 중산층 백인 여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여성의 전반적 권리에 경험, 정체성을 포괄하는 제3세대 페미니즘이 확산되던 시기였다. 



급진적 여성운동 이후 이십 년이 지난 뒤에도 여자들에 대한 기대는 1950년대에서 거의 진보하지 못한 터였다. 나의 어머니는 1939년에 태어났다. 실비아 플라스보다는 칠 년 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보다는 육 년 전에 태어난 셈이다. 어머니는 결혼하기 전까지 간호사로 일했고, 이후에는 남편의 경력, 더 중요한 의사의 경력을 따라갔다. 어머니는 당신의 이민자 어머니가 그랬듯, 주부이자 어머니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나는 어머니가 행복한 마음으로 그 결정을 내렸을 거라 생각하지만, 내가 어찌 알겠는가. 나의 아일랜드인 외할머니의 결혼 증명서에는 직업란에 "주부"라고 적혀 있다. 나의 어머니는 플라스가 받은 것과 같은 교육도, 엄격한 예술적 훈련도 받지 못했고, 파이어스톤 같은 반항적이고 독립적인 충동도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어머니가 자신이 모든 면에서 이등 시민이란 걸 알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p.390


마음의 고통은 치유되거나 혹은 치유될 수 없다. 개인의 고통에 관한 기록은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거나, 그 자신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광기에 휩싸여있고, 광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다만 그 광기가 자신과 주변을 붕괴시키는 파괴적인 행위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병원 밖의 삶을 찾아 나오기까지의 치열했던 저자의 과거와 현재가, 통찰과 사유가, 작가가 그랬듯 누군가에게 그 자신이 되었다가 어느 날엔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빛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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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생물학 - 김응빈의 과학 교양
김응빈 지음 / 창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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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호기심과 질문에서 출발하는 과학 여행>


과학은 질문하는 순간 가장 빛나며, 그때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떨림이 찾아옵니다.

서문 中


 지난 여름, 초등학생인 아이와 함께 들른 서점에서 «과학을 보다 3»이 눈에 띄었다. 흥미로운 주제들이 가득해 그 길로 «과학을 보다» 1~3권까지 모두 사서 아이와 함께 읽었다. 책은 일상 속 호기심에서 출발한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로 가득했다. 실제로 아이가 평소 궁금해하며 질문하던 주제들도 여럿 등장했다. 그동안은 궁금한 것을 인터넷에 검색해 봐도 단편적인 정보로만 흩어져 있고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지 않아 설명하기도 어렵고 답답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과학을 보다» 시리즈가 그 답답함을 해결해 주었다. 다양한 분야의 과학 지식을 연결해 새로운 시각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나보다 아이가 더 즐겁게 읽으며 흥미로워했다. 일상의 궁금증이 과학적 증명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은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도 매력적이었다.


 «과학을 보다 2»의 공저자이기도 한 김응빈 교수의 «응! 생물학»은 저자의 유튜브 채널 '응생물학'에서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영상들을 선별해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영상은 본질적으로 순간에 머물기에, 생생한 호기심을 기록하고 사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문장들로 우리 주변의 일상적 호기심을 풀어내는 과정은 마냥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과학의 허들을 낮춰 과학을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상상과 현실을 아우르는 다양한 주제의 질문들을 과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하여 이야기로 풀어내지만, 그것은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하고, 때로는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 주며, 독자가 스스로 사고하고 탐구하도록 독려한다.


«응! 생물학»은 학생이나 자녀와 함께 읽을 때 특히 가치 있는 책이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질문을 따라 과학적 탐구뿐 아니라 사회와 철학 등에 관한 사유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자기 주도적 학습과 사고력 향상을 돕는다. 일상과 연결된 주제를 다루어 학습과 삶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토론과 대화 속에서 논리적 사고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함께 기를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나 또한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탐구하고, 토론하고, 그것이 새로운 호기심과 질문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과학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1장: 모든 생명은 경이롭다>에서는 땅콩 한 알에서 코끼리에 이르기까지, 자연 속에서 샘솟는 물음표들을 탐험한다.



<2장: 인간, 가장 흥미로운 존재>에서는 우리 자신을 둘러싼 궁금증을 살펴본다.




<3장: 상상과 현실 사이, 선을 넘는 과학>에서는 미켈란젤로의 그림부터 피카츄까지, 과학과 상상이 교차하는 지점을 추적한다.




 이야기 끝마다 수시로 <응, 토론하자!> 코너가 나온다. 여기에서 던지는 질문들은 독자가 스스로 혹은 친구, 심지어 AI와 함께 토론하며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저자는 이 과정을 통해 미래의 키워드를 검토하고, 무엇보다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힘인 '생각의 힘'을 키워가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질문들 이외에도 사회적 요소나 철학적 사유 등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 책은 단순한 과학 교양서 이상의 역할을 한다.

생각하는 힘은 매우 중요하고, 그것이 질문에서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물 중독, 피카츄의 생체 배터리, 곰팡이 가죽에 관한 이야기들은 특히 흥미로웠다.


물 중독(저소듐혈증)은 단시간에 많은 물을 섭취하면서

혈중 수분과 소듐 균형이 깨지고,

체액의 농도가 급격히 낮아진 상태를 말한다.

신장이 시간당 1리터 정도의 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적당한 시간 동안 적절한 양의 물을 자주 섭취하기로 했다.



피카츄 편을 읽으며 아이는 직렬과 병렬연결에 대해 직접 인터넷 등을 찾아 알아보고,

나에게도 질문하며 AI와도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가 알고 있는 전기뱀장어 이야기로 주제가 확장되며

즐거운 탐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곰팡이를 이용한 소재 산업은 생각보다 더 대단한 수준까지 발전해있었다.

마이코-아키텍처(곰팡이 건축) 프로젝트에 관한 내용이 특히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더 집중되는 주제였다.



 과학은 호기심에서 출발해 자연과 우주, 생명의 법칙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지식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발견과 질문이 계속 이어지는 무한한 탐구의 영역이다. 호기심과 상상은 곧 질문이 되고, 질문에 답하기 위한 탐구가 더 많은 과학의 발전을 이룩한다.


 «응! 생물학»은 단순한 과학 교양서를 넘어 과학의 발전 과정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책이다.

질문을 던지고, 함께 생각하며, 사고의 폭을 넓히게 해 준다.


과학적 소양을 넓히고 싶은 사람,

과학이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사람,

상상이 어떻게 현실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한 사람,

아이와 함께 호기심과 사고를 확장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학생들과 토론하며 사고력을 키우는 수업을 원하는 교사들에게도 훌륭한 교재가 되어줄 것이다.


누군가의 아주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질문이

미래에 어떤 위대한 발자국이 되어 나타날지

생각만 해도 즐겁다.




#김응빈

#응생물학
#과학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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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해바라기
오윤희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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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사실 너머의 진실>


그때 나는 느꼈다. 형의 마음속엔 독이 있다는 걸. 독사가 죽을 때까지 제 독을 품고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형 안에 있는 독 역시 형과 한평생을 함께하리라는 걸. 그리고 언젠가는 그 독이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형 자신도 망쳐버리리라는 걸.

p.347


 최근에 '정숙한 세일즈'라는 드라마를 봤다. 드라마의 전반적 내용보다는 각자의 이유로 이기적인 선택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과 그 안에서 진실을 찾으려는 사람들, '가족'의 의미, 자식을 둔 '엄마'의 선택 같은 것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강요되었던 여러가지 제약들 ― 모성애를 포함한 가족에 대한 헌신, 순결함이나 정숙함 등으로 포장된 성권리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 구조적 차별 등 에서 기인한 여러 에피소드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을 보며,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으론 역시 그 너머의 진실을 알 수도 볼 수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검은 해바라기»를 읽는 내내 반복되었다.


 «검은 해바라기»는 소년 범죄라는 사회적 이슈를 통해 가족 내부의 균열과 인간 내면의 추악함 등을 치밀하게 다룬 소설이다. 도입부터 입에 올리기도 불편한 사건이 터져나오고, 사건을 파헤칠수록 더 많은 사건들, 더 큰 불편함이 느껴진다. 결국 모든 것은 심리적 학대로 이어져있고, 그 결과로 무너져가는 인간의 내면을 정면에서 바라본다. 가정과 사회에서 우리는 늘 크고 작은 폭력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서로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입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리고 사회는 그 사실을 외면한다. 검은 해바라기를 읽으며 시종일관 불편하다고 느꼈던 가장 큰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는 누군가에게 폭력이었던 적이, 가해자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사회 속에서, 가정 속에서, 우리는 모두 다른 가면을 쓴다. 어떤 이는 인정 욕구를, 어떤 이는 통제 욕망을, 또 어떤 이는 열등감을 숨긴다. 해바라기라는 상징은 그 가면의 실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 가면이 가장 자주 쓰이는 곳이 바로 가정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이 보호나 사랑이 아닌 폭력이 될 때, 그 관계는 가장 깊은 상처로 변한다.


 끊임없이 태양을 좇지만 햇빛을 채워 넣지 못해 시꺼멓게 말라가는 해바라기처럼, 자신의 유일한 증명인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만 빛나려 하는 형. 빛에는 항상 그림자가 따르듯 주변을 ― 특히 동생을 ― 끊임없이 그림자 속으로 몰아 넣어 괴롭히고, 무너뜨리고, 끝내 자기 자신마저 파괴한다.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통제, 조종, 거짓, 자기애적 폭력이 뒤섞인 진실은 어쩌면 우리 사회를 닮았다.





 작가는 자극적인 소재를 소비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대신, 그 뒤에 숨은 심리와 관계의 균열, 그리고 가해와 피해의 경계가 뒤섞이는 지점을 집요하게 탐색한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사회 미스터리가 아닌, 인간 심리의 해부 기록에 가깝다. 결국 독자는 '진실이란 무엇인가', '누가 피해자이며 누가 가해자인가'라는 질문 앞에 멈춰서게 된다.





부모로서 읽는 이 소설은 더욱 무겁다. 아이를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우리는 얼마나 많은 폭력을 정당화하며 살아가는가. '나는 어디까지 이기적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마지막 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남는다. 결국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법으로는 단죄할 수 없는 내면의 죄,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진실이다.





«검은 해바라기»는 읽는 내내 먹먹하고, 불편하고, 아프다. 그러나 바로 그 불편함 속에서 우리가 외면해온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 소설은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잔혹한 거울이며, 그 거울 속의 '나'를 끝내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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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필사로 시작하는 글쓰기 수업 - 매일 조금씩, 꾸준히 키우는 글 감각 쑥쑥 1
김명교 지음 / 언더라인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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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매일 따라 쓰며 글쓰기 자신감 키우기>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최고의 방법은 필사입니다.

p.7


 초등학생인 아이는 활자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 하루 종일 게임을 할래, 책을 읽을래 물으면 당연히 책을 고르는 아이. 하지만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쓰는 것도 좋아하고 잘 한다는 뜻은 아니다. 쓰는 것은 읽는 것보다 더 많은 훈련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 아이도 예외는 아니다. 쓰는 것을 정말 귀찮아하고 쓸 말이 없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매번 해댄다. 억지로 감사 일기 3줄 쓰기, 아주 짧은 일기 쓰기 등을 시켜봤지만 글씨를 쓰는 자체도 귀찮다고 하니 고민이 깊어져갔다. 글쓰기는 평생 해야 하는 것인데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싫어하지 않으면서 글도 잘 쓰게 만들 수 있을까?


 «한 줄 필사로 시작하는 글쓰기 수업» 아이들을 위한 필사 책이자, 글쓰기 책이다. 저자가 고심해서 고른 문장들을 읽고 필사하며 생각하게 한다. 꾸준한 필사를 통한 글쓰기 연습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직접 글을 써보는 활동까지 연결된다.


 필사는 정서 안정, 자기 성찰, 문해력 증진 등 여러 방면에서 좋다고 하는데, 어른인 나는 필사를 습관처럼 하면서 정작 아이에게는 권해볼 생각을 못 했다. 그래서 글을 쓰려고만 하면 막막해지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글쓰기의 자신감이 떨어질 때 필사로 극복했던 자신의 경험을 담아 이 책을 만들어 준 저자에게 참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 책을 통해 아이가 글쓰기 자체에 조금 더 흥미를 느끼고, 글쓰기는 귀찮거나 힘든 것이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거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길 기대한다.






이 책은 필사 → 감상 → 원리 → 표현 → 창작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통해 아이들의 글쓰기 힘을 단계적으로 키워준다.


동화, 소설, 시, 기사 등 국내외 다양한 작품과 기사 등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글의 종류에 따라 총 8장으로 구성했다. 각 장의 주제에 맞게 읽고, 쓰고, 생각하고, 배운 후 사실, 생각과 느낌, 의견, 시, 상상하는 글 등 다양한 글을 써 보는 활동으로 이어진다.






좋은 글을 따라 쓰며 문장의 리듬과 감각을 익힌다.

문장을 따라 쓰는 것만으로도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다.


부모님의 칭찬과 응원 또한 아이들에게 큰 용기를 주어 글쓰기에 시너지 효과를 준다.






필사한 문장을 읽고 떠오른 생각이나 느낌을 적어보는 '나만의 의미를 더하기'.

'나는 어떻게 느꼈는지'를 표현하는 과정이다.


각 장의 주제에 맞는 글쓰기 원리를 배울 수 있는 '개념 더하기'.

설명문, 논설문, 일기, 상상 글쓰기 등 다양한 글쓰기 방법을 예시로 이해할 수 있다.






소재 찾기 → 짧은 글쓰기 → 한 편 완성하기까지 네 가지 미션을 통해 실전 글쓰기를 연습한다.

짧은 문장에서 출발해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경험은 글쓰기 자신감을 심어준다.








글쓰기가 지겨워지거나 지치지 않도록

매일 한 장씩 필사하기!


필사하기 전 책이나 글에 대한 설명을 읽고

따라 쓰며 글쓰기의 감각을 익혀 나간다.


이전에 읽었던 책을 만나면 아는 내용이라 뭔가 신나는 기분이 되고

새로운 내용을 만나면 또 다른 책이나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어 더 좋다.


여러 형태의 글을 따라 쓰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다 보면

어느새 글쓰기 자신감도 쑥쑥!



내가 쓴 글이 마음에 쏙 들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기억하세요!

나의 이야기는 나만 쓸 수 있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쓰다 보면 잘 쓸 수 있다!

p.13



뭘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글쓰기가 두려운 어린이,

글쓰기가 귀찮고 생각하기가 어려운 어린이,

글을 더 잘 쓰고 싶은 어린이에게 추천하는 책.



매일매일 따라 쓰다 보면

'나도 쓸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겨나

어느새 자신감도 실력도 쑥쑥 커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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