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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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죄악과 저주를 품은 윤회의 수레바퀴>


"이런 밤이었지, 네가 날 죽인 건."

아이의 얼굴은 그날 밤 죽인 로쿠부의 얼굴과 똑같았다.
p.269





 책장을 열자마자 마주한 페이지. 시작부터 이렇게 본격 호러라고?!!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책장을 바로 다시 덮었다. 이전에 읽은 호러 소설들이 생각보다 무섭지 않게 느껴져 조금 용감해진 줄 알았으나 그럴 리가 없지. 아주 화창한 날, 햇살이 가득한 대낮에 책을 다시 펼쳤다.


 «더럽혀진 성지 순례에 관하여»는 심령 명소 탐방 유튜버인 이케다, 프리랜서 편집자 고바야시, 프리랜서 작가 호조 세 명이 모여 '공포'를 소재로 수익성 콘텐츠인 이케다의 팬 북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유령을 믿지 않는 유튜버, 유령이든 저주든 돈이 되면 그만인 편집자, 유령을 보는 작가. 셋의 조합이 신박하면서도 각자에게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되었다.


 이케다의 팬 북은 그동안 유튜브에서 인기가 많았던 콘텐츠 중 몇 가지를 소재로 만든다. 본문에 앞서 나온 위의 잡지 같은 페이지들에 나온 것처럼 변태 오두막, 천국 병원, 윤회 러브호텔을 소재로 한다. 각 장소에 대한 다양한 소문이나 실체를 확인하고, 그럴듯한 공포스러운 허구의 내용을 추가한 뒤 이야기로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셋은 각자의 과거와 죄업을 마주하게 된다. 그것은 저주처럼 그들을 따라다니고, 각자의 추한 욕망을 드러내 보인다.





 이케다 팬 북을 제안한 고바야시는 연예부 기자로 일했던 당시 직장과 돈의 압박에 신념을 버리고 2차 가해나 마찬가지인 기사를 썼던 적이 있다. 한 번 시작하니 그 뒤론 아주 쉬웠다. 계속해서 그렇게 살아왔다. 어느 날, 자신이 처음으로 썼던 가십성 날조 기사 때문에 고인의 유족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자신이 마지막으로 그를 봤던 곳에서 유령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뒤론 그 장소에 가지 않는다.


 호조는 신사 집안의 딸로 어릴 때부터 유령을 봐왔다. 중학교 때 그것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의도치 않게 자신을 도와주려던 교사를 유령에게 잡아먹히게 한다. 교사는 학교에서 자살을 하게 되고, 교사의 유령은 늘 호조의 근처에 머문다.


 이케다는 유령은 없다고 믿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미대 재학 시절 만난 여성에게 자신이 텅 비었다는 말을 듣고 학생들이 강령술이라며 장난삼아 하는 의식 중에 저주를 퍼붓는다. 그 뒤로 학교에서는 그 여성을 볼 수 없었고, 그녀가 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사고가 자신이 그녀를 저주한 그 시각에 일어났다는 것도.





 저주란 악의로 똘똘 뭉친 끈적한 기운 같은 느낌이다. 벗어나기도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다. 누군가를 저주한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의 악의를 상대방에게 전염시키는 것. 결국 자기 자신을 더 깊이 파괴하는 행위로도 보인다. 수많은 사진이 쌓인 변태 오두막은 사실 누군가를 저주하기 위해 온 사람들, 혹은 누군가의 저주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던져놓은 사진들이 쌓인 걸까? 쌓여있는 사진들 중 아는 얼굴을 발견한 고바야시가 들려준 이야기는 여러 사건이 얽혀 결과마저 상당히 참혹하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다른 이의 자리를 탐낸 여자. 자신이 낳은 아이의 행동을 보며 자신 때문에 죽은 이가 자신을 저주해 아이로 태어나 자신을 괴롭힌다는 공포에 사로잡힌다. 결국 여자는 자신의 아이를 방치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다.


 공포라는 것은 결국 인간의 내면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자신의 죄악이나 내면의 어떤 균열에서 시작하여 그것이 현실로 발현되는 것. 혹은 현실에서 자신을 비추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대면하며 비롯되는 것. 우리가 공포 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서늘함은 단순히 보이지 않는 대상에의 두려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추악한 모습이나 과거의 죄업, 하다못해 아주 작은 죄책감이라도 품고 있을 것이기에.





 이 책의 배경에는 로쿠부 살해 민담이 있다. 로쿠부란 로쿠주로쿠부(六十六部)라고도 불리는 수행승을 말한다. 예순여섯 군데 영험한 성지를 순례하며 예순여섯 번 필사한 법화경을 한 부씩 바치며 죽은 자가 극락에 갈 수 있도록 기도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대부분 도보로 이동했기 때문에 지쳐 쓰러지거나, 노상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목숨을 빼앗기는 일마저 있었다고 한다.


 보름달이 뜬 어느 날 밤, 나그네 로쿠부가 작은 마을의 어느 집에 찾아가 하룻밤 묵게 해달라고 청했다. 가난하지만 친절한 부부는 소박한 식사를 대접하고 로쿠부는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밤이 깊어졌을 무렵, 남편은 뒷간에 다녀오다 매듭이 풀린 로쿠부의 봇짐에 달빛이 비쳐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부부는 로쿠부를 죽이고 그 돈으로 장사를 시작해 재산을 모으고 아이도 두었다. 아이가 여섯 살을 맞이한 보름달이 뜬 밤, 남편은 소변이 마렵다는 아이를 데리고 뒷간으로 간다. 아이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자 이유를 묻는 남편에게 아이는 말한다. "이런 밤이었지, 네가 날 죽인 건." 아이의 얼굴은 그날 밤 죽인 로쿠부의 얼굴과 똑같았다.


 저자는 이 옛이야기 속 윤회 구조를 심령 명소에 얽힌 소문과 그것을 추적하는 세 명의 인물로 연결한다. 가해자가 자신의 과거와 새삼 마주하며 죄업을 깨닫게 하는 방식으로. 





 소설 끝에 고바야시가 호조를 부추겨 이케다의 불안과 공포를 자극한 경위가 나온다. 한 사람의 인생을 나락으로 몰고 가는 것에 대한 죄책감도 없이 죽음마저 그저 수단으로 삼는 추악함에 치가 떨린다. 이에 동조한 호조가 이케다에게 부적을 내미는 장면도 그저 위선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내면의 공포에 삼켜져 결국 유령의 존재를 인정하는 이케다. 다행히 그가 저주했던 여성은 잘 살아있었고 동명이인의 사고 소식을 보고 오해했다는 해프닝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죽게 만든 여자의 유령과 마주한 고바야시와, 영문을 알 수 없는 전화를 받은 이케다. 그가 마지막에 받았던 전화의 내용은 이들 또한 저주의 굴레에 들어와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죄악과 저주를 품은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있는 걸까. 풍선처럼 부푼 머리를 이끌고 다음 차례를 찾아 떠도는 저주 받은 순례자의 다음 희생양은 누굴까. 모든 것은 돌고 돌아 결국 인간의 문제. 탐욕과 악의로 더럽혀진 순례길의 여정을 함께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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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 환영의 집
유재영 지음 / 반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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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당신은 여기 있어요. 떠나지 말아요. 아이들과 같이 계속 여기 머무르면 좋겠어요."

p.230



 환영받지 못한 환영들이 모이는 집, 환영의 집. 이 책은 청림에 지어진 적산가옥을 배경으로 1945년의 나오, 1995년의 규호, 2025년의 수현과 규호의 이야기를 넘나들며 무형의 공포와 실체적 공포를 선사하는 하우스 호러 장르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닌 인간의 욕망과 상처, 기억과 죄를 전승하는 매개체로 개인 내면의 공포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집을 지켜라." 규호는 큰아버지로부터 여섯 글자의 편지와 함께 1995년에 기이하고 끔찍한 일을 겪었던 집을 상속받게 되며 가족과 함께 그곳으로 향한다. 큰아버지에게도 아들이 둘이나 있지만 조카인 규호에게 그 집을 넘긴다는 건 이것이 단순한 유산이 아님을 명시한다. 이사 후에 이어지는 소름 끼치는 현상들은 규호의 과거와 죄를 상기시킨다.


 규호의 부인인 수현은 처음 그 집에 들어가면서부터 어떤 이질적인 기운을 느낀다. 처음에는 좀 소름 끼치고 섬뜩한 형태로 다가왔지만, 점점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는다. 집 안에서 나오의 오래된 편지와 실험 일지 등을 발견하며 과거의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분명 사람이 아닌 듯한 명숙의 존재를 받아들인다. 그러는 사이 규호는 점점 공포에 사로잡혀 집 여기저기를 들쑤신다. 그들의 쌍둥이 자녀 중 지병이 있던 언니 실비는 병세가 깊어진다. 수현과 나오가 가까워질수록 수현은 집과 명숙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명숙이 말한 대로 실비는 죽음을 맞이한 후 6시간 뒤에 깨어난다.


 일제 강점기 교토에서 조선-일본 혼혈로 태어나 오사카와 경성을 거쳐 식민지 조선의 청림에 정착한 의사 나오. 결혼을 하고 살게 된 집에서 이질적인 존재를 느끼고, 사랑하는 아이를 잃은 후 방황의 시간을 보낸다. 아랫마을에 사는 명숙과 만나게 된 후 나오는 명숙을 자신의 딸처럼 애틋하게 여긴다. 함께 의대를 다녔던 과거의 연인 고타로는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실험을 하며 그 실험 일지를 나오에게 편지로 부친다. 실제로 되살아난 사람을 만났다는 이야기와 함께. 일련의 사고로 명숙을 잃게 된 나오는 고타로의 편지에 나온 실험 일지를 떠올리며 명숙을 되살리려 한다. 그 후, 나오는 편지와 실험 일지 등을 남기고 사라진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누가 현실의 존재이고 누가 환영인지, 어떤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것인지 아닌지 매우 혼란스러워졌고, 이것이 이야기를 더 공포스럽게 느끼게 했다. 이 적산가옥의 존재 자체가 삶과 죽음에 걸쳐있는 장소로 묘사되어 더 그랬던 듯하다. 다행이랄까 어느 순간부터는 이 모든 것들이 그렇게까지 공포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수현이 환영을 대하는 태도와, 어쩐지 그들이 익숙한 느낌이 든다는 수현의 생각 때문일지도.  의사로서 그곳에서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던 나오와 상담사로서 다시 일하고 싶어 했던 수현의 비슷한 바람. 환영을 싫어했다던 '주인'들이 사라지고 집, 혹은 환영들이 진정한 주인으로 인정한 사람들과 환영들이 서로 환영하는 모습.


 환영의 집은 80년의 세월을 넘어 따뜻한 휴식처가 된 걸까.

 환영받는 환영들이 모인 환영의 집이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하지만 여전히 남는 의문들이 있다.

 누가 죽인 걸까? 현실에 남은 '사람'은 누구일까? 이 집의 진짜 주인은 누구일까?

 답을 아는 것 같긴 한데 정답이라는 확신이 없다.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읽어 본 공포 소설이 공포로만 다가오지 않아서 좋았다. 되살아나는 과거의 상흔과 희생, 상황에 따라 피해자도 가해자도 될 수 있는 모순과 불안정함, 내면의 균열과 공포가 어떤 현상이 되어 실제로 나타나는 모습들은 사실 현실 그 자체를 문학을 통해 비춰낸 듯 보인다. 그 집을 거쳐간, 혹은 그 집에 깃든 사연에 한 인간으로서,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으로서 공감하는 바가 있기에 책장을 덮은 후에도 진득한 여운이 남는다. 몰입감 가득한 한국형 하우스 호러를 만나보고 싶은 분들께 특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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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 - 고요히 나를 회복하는 필사의 시간
김종원 지음 / 큰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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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고요히 나를 회복하는 필사의 시간

- 괴테, 니체, 비트겐슈타인의 말에서 길어 올린 삶의 지혜



나는 내가 스스로 구해야 하며, 그래서 더욱 세 명의 철학자가 알려주는 성장의 도구, 마인드셋, 수준 높은 언어를 내 삶의 언어로 만들어야 한다.

프롤로그 中



 한때 유행으로 그칠 줄 알았던 필사의 인기가 여전히 뜨겁다.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 스트레스 완화, 글쓰기 실력 향상 등 셀 수 없이 많은 필사의 장점을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특히 철학자들의 말에서 이끌어낸 지혜를 담은 문장 필사는, 우리 삶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우며 내면을 회복하고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필사 멘토 김종원의 첫 번째 철학 필사집 «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는 철학자들의 문장에서 길어낸 삶의 지혜로 방황하며 흔들리는 사람들의 인생이 단단해지도록 돕는다. 괴테의 말에서 성장의 도구를, 니체의 말에서 마인드셋을, 비트겐슈타인의 말에서 수준 높은 언어를 전수받을 수 있다.


 이 책은 3단계의 필사 과정을 거친다. 필사한 내용을 가장 빠르고 완벽하게 삶의 언어로 만들기 위함이다.

먼저 '철학자의 말'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음으로 사색을 내 마음에 담을 수 있게 해주는 문장으로 '오늘의 필사'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질문'에 간단히 답해보며 최종적으로 철학을 삶의 언어로 새긴다.





1부는 괴테의 말들이다.

괴테가 사는 내내 성장을 갈망하며 더 나은 인간이 되려고 분투했던 것처럼, 그가 남긴 글을 읽고 저자가 덧붙여 전하는 조언인 오늘의 필사 문장을 써보며 멋진 성장의 도구를 자기 안에 담는 하루를 시작해 볼 수 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필사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2부는 니체의 말들이다.

니체를 대표하는 말, "네 운명을 사랑하라"에는 다양한 시각이 녹아 있다. 이 말을 성장의 관점에서 보면 "네게 주어진 운명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의미가 아닌 "네가 그토록 바라던 모습으로 변해가는 성장의 나날을 사랑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니체의 말을 '마인드셋'의 관점에서 읽으며 필사한다면 기회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고, 가차없고 차가운 느낌 대신 사랑과 희망을 볼 수 있게 된다.

진짜 나를 찾아 삶의 의미를 회복하고 싶다면 익숙한 길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작은 바로 지금이다.





3부는 비트겐슈타인의 말들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들과 지금까지 공들여 만든 생각을 세상에 전하려면 반드시 언어라는 도구가 필요하다. 언어의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수준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의 "나 자신이 그렇게 글을 읽는 것처럼, 내가 쓴 글이 천천히 읽히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처럼 '치열하게 천천히' 읽어야 몰랐던 사실에 대해서 스스로 깨칠 수 있다고 말한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은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그의 말을 읽은 후 그에 대한 생각을 담은 오늘의 필사 문장을 필사하다 보면, 어느새 언어 수준이 높아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인생은 한 페이지로만 구성되어 있는 게 아니다. 지금 내게 고통을 주는 이 페이지도 결국에는 넘어가고 기쁨과 행복만 가득한 페이지가 펼쳐질 것이다.

p.6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고 싶다면,

흔들리는 삶을 단단히 붙잡고 온전히 서고 싶다면,

매일을 충실하게 보내며 성장하고 싶다면

«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를 추천한다.


철학자들의 말에서 길어 올린 삶의 지혜를 읽고 쓰고 생각하다 보면,

단단해진 내면과 성장하는 내일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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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 소문 말고 진실 다산어린이문학
황지영 지음, 송효정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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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오직 톡으로만 구성된 '톡 동화'


너는 윤아 말에 휘둘려서 정의로운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했어. 근거도 없이. 추측으로. 이게 얼마나 큰 괴롭힘인지 몰랐어?

P.169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톡 하나로 한다고 한다. 안부를 묻거나 약속을 잡을 때도,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거나 새로운 소식을 전할 때도, 심지어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톡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근거 없는 소문이나 이야기가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폭력과 범죄의 선을 넘기도 한다. 문제가 생기면 일단 발뺌하고 도망친다. 가해자가 되는 것도, 피해자가 되는 것도 순식간이다. SNS의 이런 성질을 이용 의도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당연히 잘못되었지만, 모르고 가담하거나 방관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그 어느 때보다 디지털 예절과 사이버 범죄 예방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책은 민지라는 아이가 독후감 대회에서 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시작된다. 민지와 친해지고 싶은 로희는 민지에게 조금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이야기는 같은 시간대의 민지와 로희 각자의 폰 화면을 오가며 이어진다. 6-1반 단톡방, 민지와 하랑, 민지와 엄마, 로희와 친구들 등 마치 다른 사람의 폰과 대화창을 들여다보는듯한 느낌으로 감정에 더 깊이 이입하며 읽어나가게 된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민지 엄마에게는 학폭과 관련된 숨기고 싶은 과거와 책이 있다. 6-1 친구들은 민지 엄마가 작가이기 때문에 민지가 상을 받은 독후감을 쓸 때 엄마가 도와줬을 거라며 몰아붙인다. 민지를 오해한 로희는 주변의 부추김으로 점점 선을 넘어 민지를 괴롭힌다. 민지 엄마와 관련된 과거의 기사를 단톡방에 올린다든지, 민지와 함께 찍은 사진에서 편집 기능을 이용해 민지의 사진만 지운다든지 하는 식이다. 단톡방의 아이들은 논란이 생길 때마다 그저 즐길 거리처럼 웃고 넘기거나, 방관하거나, 적극적으로 함께 공격하려 들기도 한다. 그 누구도 제대로 된 근거는 없지만 동조하는 모양새다.





 민지는 결국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말도 없이 집을 나가 엄마가 쓴 책을 읽고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때가 떠올라 힘들었다는 학폭 피해자를 찾아간다. 엄마는 가해자는 아니었지만 굳이 따지자면 방관자의 입장이었고, 책 때문에 논란이 되었던 때에도 피해자에게 사과했고, 민지를 데리러 가서도 재차 사과의 뜻을 전한다. 6-1반 단톡방에 들어온 민지는 자신의 독후감과 엄마의 학폭 논란에 관해 증거를 제시하며 잘못한 것은 없다고 반박한다. 그리고 모두에게 개인적으로 사과를 요구하며 응하지 않으면 학교 폭력으로 신고할 거라고 말한다. 로희는 증거를 본 뒤에도 계속해서 민지의 말을 믿지 않지만, 결국 민지와 만나서 이야기하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한다.


 책을 읽는 내내 아이들의 대화나 상황 등이 너무나도 현실적이라고 느껴져서 소름이 돋았지만, 마지막 에필로그는 정말 무서울 정도였다. 한통속이 되어 민지를 괴롭히는데 동조하던 아이들이 새로운 타깃을 찾아 주동인물로 내세우고, 자신들은 잘못이 없으며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 바로 전까지는 친하게 지냈던 아이들이 서로 믿지 못하며 오히려 탓하고, 자신들의 잘못과 실수를 인정하지 않은 채 또 다른 뒷담화와 근거 없는 이야기를 퍼뜨린다.





 대화창과 앱 화면들로 이루어진 이 책에는 특별한 점들이 많다.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소문이 누구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퍼지게 되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또한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대상에 따라 톡에 답장을 하는 시간과 말투가 다르고, 대화의 내용도 다르다. 여럿이 모여있는 곳과 소수가 모인 곳에서는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단톡방에서 했던 말과는 다른 내용의 대화들이 오간다. 프로필 화면, 음악 플레이리스트, 인터넷 검색 기록, SNS 화면, AI와의 대화창 등의 비언어적 요소들이 긴 설명 없이도 인물의 심리 상태나 사건의 진실을 직관적으로 알아차리게 한다.


아래는 현재 초등학생인 아이가 이 책을 읽고 쓴 감상의 일부이다.

 친구들이 민지 엄마가 민지 대신 글을 써줘서 상을 받게 된 거라며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과정에서 민지는 상처받았다. 대필 논란으로 민지가 받기로 한 상이 취소될 뻔하고 민지에 대한 평판도 나빠지는 게 무섭고 마음이 아팠다. 사진 편집 기능으로 사진에서 민지와 꽃다발만 의도적으로 지운 로희의 행동에 민지가 매우 기분 나빴을 것 같고 그럴 의도가 없었다며 오리발을 내미는 것도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학교 도덕 시간에 배운 디지털 예절은, 친구가 기분 나쁘지 않게 이야기하고 글을 쓸 때 사실인지를 확인하고 써야 한다고 했는데 내가 배운 것과 정 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져서 내가 민지가 된 것처럼 기분이 나빠지고 창피했다. 어떤 소문이 사실인지 아닌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근거 없는 말을 무조건 믿고 퍼뜨리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해 준 책이었다. 나도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초등학생 아들의 감상문 일부


 친구와 친해지고 싶거나 사과를 하고 싶을 때조차 온라인에서 답을 찾는 요즘 아이들. 현장에서 서로 대면하며 갈등을 겪기도, 그것을 풀어나가기도 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 간의 관계가 현실이라는 것을, 진심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좋겠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방관만 하는 것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가볍게 한 말이나 행동이 어떤 파장을 몰고 오게 될지를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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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한 줄 여행 일본어 오늘부터 한 줄 시리즈
최유리 지음 / ECKBOOKS(이씨케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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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문장!

부담 없이 배워보는 여행 일본어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지속성'입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매일 한 문장씩 쌓인 표현들은 여행지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에 놀라운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머리말 中


 지난여름 아버님께서 독학으로 일본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오랜만에 서점에 가서 아버님과 함께 교재를 골랐다. 일본어를 학습 목적으로 접한 지가 꽤 오래전이라 오랜만에 일본어 교재 코너에 갔는데 정말 다양한 종류의 재미있어 보이는 책이 많아서 놀랐다.


 구성이 깔끔하면서도 아버님 취향에 맞는 책을 골라드렸는데, 매일 꾸준히 공부하시더니 어휘나 문법 등 다른 책들도 추천해달라고 하셨다. 당신 일로도 매일 바쁘게 지내시는 분인데 일본 여행 가서 한 마디라도 알아듣고 말해보면 좋겠다고 웃으시는 모습에 내가 보관하던 책들도 좀 드리고, 또 어떤 책을 더 추천드려야 할까 고민을 좀 했다.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된 «오늘부터 한 줄 여행 일본어»는 정말 아버님의 니즈에 딱 들어맞는 책이었다.


 일상 여행 상황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책은 실제 상황을 기반으로 100개의 표현을 엄선해 만들었다. 짧지만 핵심적인 문장으로 구성해 의도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원어민이 녹음한 mp3 음원으로 정확한 발음도 익힐 수 있다. 일본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한글 발음이 표기되어 있고, 일본 문화나 여행 관련 팁으로 더 풍부한 소통이 가능하다.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일본어 공부가 처음인 왕초보라면,

실용적인 일본어 표현만 쏙쏙 골라 배우고 싶다면,

«오늘부터 한 줄 여행 일본어»

부담 없이 하루에 단 한 문장,

일본 여행에 꼭 필요한 핵심 표현들을 자연스럽게 익혀 보자.





<Intro.>

본격적으로 문장을 공부하기에 앞서 일본어 문자와 기초 문법, 지역별 특징, 대표 음식, 화폐, 인사말 등 일본어의 기본과 여행 정보를 알아본다.




<본문 구성>

본문은 공항 및 기내, 호텔, 식사, 쇼핑, 교통 및 길 찾기, 관광지를 주제로 6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 표현을 중심으로 대화, 응용 표현, 일본 상식까지 배워볼 수 있다.


QR코드를 통해 원어민 음성으로 제공되는 무료 mp3 파일로 정확한 발음까지 익힐 수 있어서 좋다.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레이아웃도 깔끔해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아직 일본어가 익숙하지 않은 왕초보들도 mp3를 들으며 한국어로 표기된 발음을 보고 쉽게 따라 읽을 수 있다.





먼저 여행지에서 마주치게 되는 실제 상황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각 상황별 대표 핵심 표현을 배워본다. 이 표현들만 익혀도 여행 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바로 아래 제공되는 대화를 통해 현지에서 대화를 나누는 듯 생생한 실전 감각까지 익혀볼 수 있다.


핵심 표현에 대체 가능한 단어들까지 대입시켜 연습하다 보면 문장 활용도가 훨씬 높아진다.





핵심 표현과 대화로 실전 감각을 익혔다면, 각 상황별로 가장 자주 쓰이는 다양한 필수 응용 표현을 배워볼 수 있다. 팁박스를 통해 해당 표현의 뉘앙스 및 주의점 등도 함께 익힐 수 있다.

문장을 듣고, 읽고, 따라 쓰며 공부하다 보면 쉽고 자연스럽게 문장에 익숙해지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각 과마다 '알고 가면 더 재미있는 일본 상식' 코너가 있어서 여행을 떠나기 전 일본 문화, 지역 정보, 생활 정보 등을 배워볼 수 있다. 일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일본 여행을 더 즐겁고 의미 있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매 챕터가 끝나면 각각의 주제에 맞는 필수 단어들이 나온다. 여행 필수 표현에 들어가는 단어들이기 때문에 읽고 따라 쓰며 단어에 익숙해지자!




<부록>


마지막 부록에는 골프, 테니스, 스키 등 스포츠를 즐기러 가는 경우에 쓸 수 있는 표현들을 정리했다.


12월경부터 스키 시즌에 들어서는 일본은 한국보다 스키장이 월등히 많고 설질이 좋은 데다 온천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인기가 많다. 상황에 딱 맞는 표현들을 미리 익혀간다면 더 편안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모든 언어 공부의 기본은 반복!


반복해서 읽고, 듣고, 소리 내어 말하고,

실제 여행을 상상하며 문장을 입에 익히다 보면

더욱 풍요롭고 즐거운 일본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부담 없이 하루 한 문장,

100개의 일본 여행 필수 표현으로

일본어 공부와 일본 여행의 즐거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이 글은 ECK교육으로부터 교재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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